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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상처받지 않기로 했다

꿈꾸는 세상살이 2016. 6. 23. 07:44

 

 

나는 상처받지 않기로 했다.

 

에이미 모린/ 유혜인 역/ 비즈니스북스/ 2015.04.15/ 298쪽

 

에이미 모린 : 임상사회복지사이면서 심리치료사인 저자는 케니백 밸리 커뮤니티 대학의 겸임교수로 있다. 우울증 치료에 종사한 적이 있으며, 정서불안, 행동장애연구에도 참여하였다. 타임, 포브스, FOX, NBC, ABC 등에서 활동하며 비즈니스를 심리학으로 접근하는 칼럼과 자녀교육에 관한 칼럼도 쓰고 있다. 심리학에서 멘탈을 다루는 유일한 여성으로 알려졌다.

 

이 책의 원래 이름은멘탈이 강한 사람은 하지 않는 13가지라는 글이었다. 저자가 기고한 글이 인터넷상에서 급속히 퍼지면서 유명세를 탔고, 책으로 나오게 되었다. 이 글은 포브스 웹사이트에서 1천만 번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하였다. 미국은 땅이 넓기도 하지만 우리보다 인구도 많아서 우리가 상상하지 못하는 이런저런 일들이 많이 일어나는 곳이다. 다시 말하면 미국인들에게 심리적인 면이 많이 작용한다는 말이다. 이 말은 그들은 마음의 상처를 받으면 그것을 표출하면서 사회적인 병폐로 이어지게 한다. 우리 같으면 그런 일쯤은 그냥 넘겨버릴 것이라는 말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에는 이런 문화가 생성되기 시작하였다. 자신이 힘들면 힘들다고 말하고, 남은 잘 모르겠고. 이런 일들은 사회적인 현상으로 아마 우리 옛적의 대가족제도에서는 생각할 수 없었던 일들이다. 이처럼 어느 한 가지를 일방적으로 좋다 나쁘다고 말할 수는 없는 것이 이 세상 살아가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책의 내용은 1장 자기 연민에 빠져 시간을 낭비하지 마라, 2장 타인에게 휘둘리지 마라, 3장 변화를 두려워하지 마라, 4장 통제할 수 없는 일에 매달리지 마라, 5장 모두를 만족시키려 애쓰지 마라, 6장 예측 가능한 위험은 피하지 마라, 7장 과거에 연연하지 마라, 8장 시수를 되풀이하지 마라, 9장 다른 사람의 성공을 시기하지 마라, 10장 한 번의 실패로 포기하지 마라, 11장 홀로 있는 시간을 두려워하지 마라, 12장 세상이 불공평하다고 말하지 마라, 그리고 마지막으로 13장에 즉각적인 결과를 기대하지 마라로 이어진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다른 심리학 책에 비하여 예제와 해답을 아쉬워하였다. 다른 책에서는 좀 더 강렬한 예를 들고 그에 대한 해결책으로 어떤 답을 제시하였는데, 물론 이 대안은 순전히 미국인에 의한 미국식이었지만, 이 책에서는 그런 시원한 예제와 답을 얻지는 못했다. 그런데 다른 측면에서 보면 이 책이 주는 장점은 다른 책에 비하여 자신이 혼자 생각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는 것이다. 다른 책에서는 주어진 문제에 풀어진 정답을 보고 읽었지만 이 책에서는 주어진 문제에 답은 없으니 내가 스스로 생각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럴 때에 나는 이렇게 하면 정답일지 아니면 저렇게 해야 정답일지 망설이게 되지만 그것 역시 나를 한 단계 성숙시키는 심리학적 의도일지도 모르겠다. 이 또한 저자가 이런 것까지 상상하면서 답을 제시하지 않았는지 아니면 어떻게 쓰다 보니 이렇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우리는 논쟁을 하거나 토론을 하면서 내 의견을 상대방에게 전달하고 관철시키기 위하여 노력한다. 이때 내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화를 내면서 상대방에게 그런 감정을 전가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렇게 한다고 하여 내 의견이 관철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더 많은 반감으로 거리가 더 멀어지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다시 말하면 토론이나 논쟁에서 혹은 일상생활에서 내 의견을 전달하려면 화를 내거나 억지를 부려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거기에는 내 진심이 담기면서 내 기분을 전달할 수 있으면 충분하다. 토론에 참석한 나 외의 다른 사람들도 모두 이런 마음 혹은 이런 환경일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하여 논쟁을 하거나 그 상대방을 미워하게 되면 그 시간은 나로서는 필요 없는 시간이 되고 만다. 다시 말하면 그 동안은 내가 아무 것도 할 수 없게 된다는 말이다. 그를 비난하거나 변명을 대야 하고, 또 그런 예시를 찾아야 하니 얼마나 많은 시간적 정신적 낭비가 될 것인가. 어느 며느리가 시어머니를 미워하다 못해 무시한다고 해도 그런 시어머니를 대할 때마다 인상이 찌그러들고 마음이 편치 않으면 바로 이런 현상이 되는 것이다. 시어머니를 생각만 해도 치가 떨리고 잠이 안 온다고 하는 말도 그렇다. 그렇다고 해도 상황이 달라질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오히려 그런 마음이 갈수록 심각해져서 점점 더 이상해질 뿐이다.

그러나 만약에 내가 마음을 고쳐먹으면 모든 것이 해결될 수 있다. 내가 시어머니에 대해 못마땅해 하고 미워하듯이 시어머니 역시 나를 못마땅해 하고 나를 미워한다고 생각해보자. 사실 그럴 수도 있고, 오히려 그보다 더 심하게 질책을 하고 있을 수도 있다. 이때 만약 내가 시어머니 입장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위치가 뒤바뀌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며느리가 시어머니를 그냥 그대로 받아들이고 인정한다면 어떻게 될까. 이 책의 최종 목적은 여기에 있다. 내가 더 이상 시어머니로부터 상처받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되는지 말이다. 나는 내 인생이 있어서 시어머니를 무시하고 미워하지만, 시어머니 역시 시어머니 인생이 있어서 지금까지 살아온 생활방식을 하루아침에 바꿀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면 그것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기만 하면 될 것이다.

 

나도 이 책을 읽으면서 아들에 대하여 며느리에 대해서 생각을 바꾸기로 했다. 아직까지 며느리를 순수이 받아들이지 못했지만, 이 책을 읽는 순간에 며느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결심한 것이다. 이것도 못마땅하고 저것도 못마땅한 며느리라서 결혼 후 아직까지 시원하게 며느리 대접을 해 준적이 없지만 그로 인해 여러 사람이 힘들고, 나 또한 그렇다고 해서 내 의견대로 이루어지거나 내가 영원히 이끌고 살 수도 없는 것이기에 과감히 변하기로 한 것이다. 오히려 내가 양보하거나 내가 인정하거나 내가 이해하면 더 이상 그런 일로 신경 쓸 필요도 없으며 그로 인해 서로 갈등을 느낄 필요도 없어지게 된다. 이것이 이 책의 핵심 내용이다.

 

과거를 생각하더라도 매일 추억만 먹고 살 수는 없는 것이다. 과거를 생각하다보니 지금 현재 상황을 받아들일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현 상황을 그래도 인정한다면 지금부터 새롭게 시작하는 것이며, 미래를 어떻게 살 것인가 생각하면 되는 것이다. 자꾸만 뒤를 돌아본다면 그 사람은 이미 죽은 사람이며, 죽기 직전에 닿은 사람이다. 자동차를 운전하면서 앞을 쳐다봐야지 왜 자꾸만 뒤를 돌아보는가 말이다. 이런 사람은 전방주시가 불안하여 결국은 사고를 내고 만다. 지난 일은 다음 사람에게 넘겨주고 나는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하여 연구하고 노력하면 되는 것이다. 밭을 가는 사람은 뒤를 돌아보면 어떻게 갈아졌는지 확인해야 한다. 그러나 너무 자주 뒤를 돌아본다면 목 디스크가 발생하고 오히려 더 잘못 갈게 된다. 앞을 제대로 보면서 똑바로 간다면 굳이 뒤를 돌아볼 필요가 없지만, 어딘지 불안하고 서운하기에 자꾸 뒤만 돌아보게 되는 것이다.

현실을 감사하게 수용하고 남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면 좋은 세상이 된다. 거기에는 내 마음이 편해지고 상대방을 바라보는 시각이 편해지기 때문이다. 남을 용서하면 내 마음이 더 좋아진다. 자원봉사를 하는 사람은 남을 돕지만 오히려 자신이 더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생각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돈은 많으면 좋겠지만 돈이 인생의 전부는 아닌 것을 우리 모두가 알고 있다. 그러면서도 돈에 대한 애착을 버리지 못한다. 그것은 아직도 돈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 것이며, 이웃과 불우한 사람에 대하여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인정하기를 꺼리는 사람에게서 더욱 심하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한편, 남이 성공하면 그것 역시 그대로 받아들이면 된다. 그것에 대한 부러움이 강하여 시기하고 질투를 하면 오히려 자신에게 불행이 더할 뿐이다. 남이 성공한 경우는 그저 행운이 있어 우연히 이루어진 일이 아니다. 거기에는 피나는 연습과 노력이 숨어져있음을 알아야 한다. 미국 육상 선수에 윌마 루돌프라는 사람이 있다. 그녀는 1956년 미국대표로 출전한 올림픽 400미터 계주에서 동메달을 땄다. 당시 대표팀 최연소라는 영예도 얻었다. 그리고 다음 올림픽에서도 금메달 3개를 획득하는 미국 역사상 최초의 여성이 되었다. 이때 혹은 지금도 이런 소식을 접하면 우리는 윌마 루돌프를 부러워한다. 그러나 이렇게 화려한 루돌프의 인생에는 쓰디 쓴 인내가 있었음을 알아야 한다. 그녀와 인생을 바꾸겠다는 사람이 있을까하여 소개하고자 한다.

윌마 루돌프는 1940년 생으로 800그램의 미숙아로 태어났다. 때문에 어릴 때부터 잔병치레가 많았고, 네 살이 되던 해에 소아마비에 걸렸다. 그래서 아홉 살이 될 때까지 다리에 보조기구를 달고 살아야했다. 그리고도 모라자라서 2년간은 교정용 신발을 신어야만 했다. 그는 항상 놀림감의 대상이 되었고, 힘겨운 물리치료를 거쳐 겨우 걸을 수 있는 정도가 되었을 때에는 벌써 열두 살이 되어 있었다. 그러나 학교에 간 루돌프는 운동부에 가입하고 싶었다. 남들보다 못하기는 하지만 그녀의 열정과 재능을 발견한 지도자 덕분에 운동부에 들어 열심히 노력하였다. 그녀의 나이 16세 즉 겨우 걸을 수 있게 된 후로 4년 후에 그녀는 미국의 육상 선수 대표로 올림픽에 출전하게 되었다. 그만큼 피나는 노력에 훈련을 거듭하였다는 증거다. 말이 그렇지 겨우 걷기 시작한 4년 만에 올림픽 선수로 출전하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보통 사람 같으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에 불과한 것이다. 따라서 남의 성공을 나와 빗대어 그냥 얻어진 행운의 결과일 뿐이라고 치부하거나 무시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남은 남대로 인정을 하되, 나는 나대로 인정을 하여 내가 나의 인생을 살아가면 되는 것이다. 쓸데없이 남을 험담하고 무시하며 부정하고 깎아내린다고 하여 내가 올라가는 것도 아니며, 그로 인해 나의 인생에 필요한 더 많은 노력을 할 기회를 잃어버리게 되는 것이다. 결국은 남을 험담하고 시기하며 질투하다가 정작 내 일은 하지 못하는 꼴이 되고 만다.

 

열심히 살아도 부족한 나의 인생을 하찮은 험담만 하다가 말 것인가. 그러기에는 너무 아까운 시간이 아니겠는가 말이다. 이 책의 주요 내용도 이런 것이다. 내가 내 인생을 주도적으로 살기 위하여 생각을 해야 한다는 말이다. 남이 나에게 조금 잘못 한 것을 두고 비관하거나 실망하거나 좌절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나는 나대로 나의 인생을 살아가면 되니까 말이다. 남의 눈치를 보면서 남의 비위를 맞추기 위하여 노력하는 시간에 나의 진정한 목표를 설정하고 노력하는 것이 훨씬 좋은 것이다. 나의 인생은 남이 살아주는 것이 아니다. 남은 나를 한 번 비판하고 비난하고 지나가면 끝이지만 그것 때문에 많은 시간을 허비하고 난 후에 남는 것은 나의 인생에서 허무뿐이다. 그래서 나는 남의 의견에 너무 목매일 필요가 없는 것이다. 남이 생각 없이 한 한 마디 말에 너무 신경 쓰고 연연해하지 말라는 말이다. 세상은 그럴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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