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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라이어

꿈꾸는 세상살이 2016. 6. 29. 07:43

 

 

아웃라이어

 

말콤 글래드웰/ 노정태 역/ 김영사/ 2010.03.27/ 332쪽

 

말콤 글래드웰 : 영국에서 태어나고 캐나다 온타리오에서 자랐다. 토론토대학을 1984년 졸업하고 워싱턴포스트의 경제부와 과학부 기자를 거쳐 뉴욕지부장을 지냈다. 뉴요커로 자리를 옮겨 명료하면서도 비범한 필력으로 차별화된 이슈를 다르는 감각이 뛰어나 2005년 타임이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선정되고, 2008년 월스트리트저널의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경영사상가 10인에 들었다. 저서로『티핑포인트』,『블링크 - 첫 2초의 힘』등이 있다.

 

노정태 : 고려대법학과를 졸업하고 서강대학교 대학원에서 철학을 공부하였다. 딴지일보의 에디터를 거쳐 경향신문에 칼럼을 쓰고 있다.

 

이 책은 몇 년 전에 가져다 놓고 이제야 읽은 책 중의 하나다. 집에 있는 아니 내 손에 든 책은 급한 것부터 읽고 나중에 읽는 버릇이 있나보다. 하긴 읽고 싶은 책이 있으면 빌려서라도 먼저 읽는 것이 우선일 것이다. 그것에 기회가 다시 올지 안 올지 모르니, 흘러가는 세월을 먼저 잡으라는 말처럼 말이다.

 

거기다가 예전에 한 번 집어 들었다가 내용이 너무 딱딱하여 몇 장 읽고 덮었던 책이라서 내심 두려움이 없었던 것도 아니다. 그러나 마음먹고 읽다보니 술술 넘어가는 것이 여느 책과 마찬가지였다. 아니 어쩌면 다른 책보다 더 재미있게 읽었다고 해야 맞을지도 모르겠다.

 

책의 제목은 성공의 기회를 발견한 사람들이라는 부제가 붙었다. 그리고 제목인 아웃라이어는 본체에서 분리된 혹은 따로 분류되어 있는 물건을 의미한다. 다른 의미로는 표본 중에 다른 대상들과 확연히 구분되는 통계적 관측치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말하자면 지금까지 보아 온 것과 다르다는 의미이며, 예상을 뒤엎는 그 어떤 것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뒤집으면 지금까지의 상식을 버리고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생각해보자는 것이라고 할 수도 있다.

 

이 책에서 얘기하는 것은 성공한 사람들은 한결 같이 노력을 한 사람들이며, 일정한 수준에 오르기까지 노력하고 또 노력한 사람이라는 말이다. 그냥 대충 노력해서는 그렇게 성공할 수가 없는 것이며, 탁월한 수준에 오를 수가 없다는 말이다. 그래서 누구든지 성공을 하려면 즉 다른 사람과 비교하여 확실한 우위에 서려면 최소한 1만 시간의 법칙을 준수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 1만 시간이란 어느 종목 어느 항목을 비교하더라도 한 분야에서 1만 시간 동안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프로야구 선구가 아니면 프로농구 선수라도 남보다 월등한 기량을 보이려면 1만 시간 동안의 연습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런 1만 시간은 대략 하루 3시간씩 10년이라는 세월을 포함한다.

일상생활을 하면서 하루 3시간을 내서 연습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이렇게 10년을 계속하기란 더욱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이렇게 10년을 연습한 사람은 반드시 다른 사람보다 더 훌륭한 선수가 되어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가 보아온 유명한 선수들이 모두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것이다. 물론 타고날 때부터 재능이 있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연습을 하지 않고도 유명한 선수가 될 수는 없다. 세상에는 비슷한 재능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이 여러 명 있기에 그 중에서 더 많이 연습한 사람만이 더 유명한 선수로 살아남는 것이다.

 

그러면 운동선수가 아닌 다른 분야에서는 어떨까. 마찬가지로 1만 시간의 법칙은 적용된다. 그런데 우리는 이런 성공의 사례를 분석하면서 자칫 잘못 된 데이터를 가지고 분석을 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운동선수들은 대체로 1월이나 2월에 태어난 사람이 더 유명해지고 더 잘한다는 관념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어느 선수들을 대상으로 태어난 달을 분석해보면 1월 혹은 2월에 태어난 사람들이 훨씬 많고 더 잘하는 것을 실례로 들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데이터는 분석하기에 조금은 부적합한 자료라고 볼 수 있다. 왜냐면 어느 선수들이건 1월 혹은 2월에 태어난 사람들은 12월이나 11월에 태어난 사람은 비교 집단에서 몸집도 크고 말도 빨리 배우며 행동 발달도 빠른 것은 당연한 일이다. 따라서 초등학교나 유소년 시절에 유능한 재질을 가진 선수로 발탁될 시점에서는 1월이나 2월에 태어난 아이들이 선발될 확률이 훨씬 더 높은 것이다. 따라서 이렇게 선발된 아이들은 집중적이고 체계적인 훈련을 받으면서 점차 실력차가 발생하고 프로에 들어서면서는 따라 잡을 수 없을 정도의 차이가 발생하게 된다. 그것은 아예 프로에 입단하느냐마느냐를 판가름하는 정도까지도 발생한다. 그러니 같은 나이에서 비교 당하는 아이 입장에서는 생월이 늦은 아이가 불리하고 그것은 평생 그 사람의 핸디캡으로 작용하게 되는 것이다. 반대로 말하면 년 초에 태어난 아이는 평생을 우월적 위치에서 출발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운동선수의 실력차는 타고난 재능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열심히 노력했느냐가 중요하다는 말이다. 그냥 주어진 재능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면 안 된다는 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더군다나 어느 해에 태어난 사람은 우수하고 어느 달에 태어난 사람은 더 우수하다는 말은 통하지 않는 것이다.

 

저자는 이런 연습의 예로 빌 게이츠를 들고 있다. 빌 게이츠는 55년 10월 28일 생이다. 말하자면 특정 달에 비추어 조금은 서운한 달에 태어났다. 그러나 게이츠가 대학에 다닐 때에는 미국에서도 컴퓨터가 상용화되어있지 않아서 대학에서조차 컴퓨터 활용이 마음대로 되지 않았었다. 빌 게이츠는 어렵사리 대학의 컴퓨터를 사용해도 되는 허락을 받았으나 그것은 새벽 시간대에 다른 사람들이 업무를 하지 않는 시간으로 국한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빌 게이츠는 그 새벽시간에 매우 그리고 알차게 연습을 하였다. 오히려 새벽시간은 다른 사람의 방해를 받지 않아 좋다는 식으로 해석하고 열심히 프로그래밍 연습을 하였다. 그 결과 동종 분야에서 최고의 권위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우리는 이처럼 타고난 재능과 자신의 열정 그리고 무한한 노력을 기울였을 때에만 성공의 문이 열린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우리는 타고난 천재 크리스 랭건을 알고 있다. 그러나 이 사람은 인류에 크게 업적을 남기지 못했다. IQ 195인 크리스는 가난한 지역 그리고 가난한 부모 밑에서 자랐다. 타고난 재능으로 6개월 되면서 말을 배웠고, 3살 때에 글을 읽었다. 10살에 수학과 이론물리학을 배웠고, 16살에 '수학의 원리'라는 아주 어려운 책을 이해하게 되었다. 그리고 SAT에서 만점을 받았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공부를 잘하여 2개의 대학에서 전액장학금을 약속받았으나, 세상물정을 모르는 어머니 덕에 장학금을 신청하지 않아 바로 이어진 다음 학기에서 장학금을 받지 못했고, 이를 항의하였으나 냉랭하던 직원은 수혜자가 서류를 갖춰 신청하지 않았기에 법적으로 지급할 수 없다는 답을 들어야했다. 돈이 없는 크리스는 학교를 그만두고 산림청 소방관으로 일하다가 다시 대학에 들어갔는데 오전 수업시간에 맞춰 학교에 갈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그래서 직장에서 오후에 시내로 나가는 사람의 차량을 이용하여 학교에 가려고 마음 먹고, 학교측에 오후의 수업시간으로 변경해달라고 하였으나 직원은 이를 거절하였다.

왜 안 되냐고 따져 물었으나 학교 직원을 누구 한 사람의 요청으로 그렇게 쉽게 바꿀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였다. 크리스는 결국 대학을 다시 포기하게 되었고, 그런 와중에도 틈틈이 남들이 보아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그러나 귀중한 책을 썼다. 그러나 학회에 가입되지 않은 그는 학회지에 발표할 수도 없었으며 돈이 들어가는 출판은 더욱 신경 쓰지도 못했다.

대학조차 졸업하지 못한 그를 위하여 누가 돈을 대고 누가 추천할 것인지 망설이다가 그런 후원자를 찾는 일조차 하지 않고 내버려 두었다. 크리스는 결국 공장에서 일을 하거나 어떤 때는 공공근로를 하면서 살아가는 평범한 아니 어쩌면 조금은 불행한 삶을 살았다.

 

이때 크리스가 왜 성공하지 못했을까를 분석해보면 그가 1월이나 2월에 태어나지 못해서가 아니라, 그가 연습을 게을리해서가 아니라, 그가 무엇인가를 이루기 위하여 열정을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 어릴 적 아버지가 술주정을 부리면 그냥 피하거나 바라보기만 했었다. 그런 성격이 자라서도 크리스를 그렇게 우유부단하고 망설이며 적극적이지 못하고 결단성이 없게 만들었던 것이다. 저자는 이런 것을 그 사람의 문화에서 비롯되었다고 말한다. 우리가 생각하는 생활태도이며 습관이라고 할 것이다.

 

반대로 이와 비슷한 천재가 사회적으로 참여하고 자신을 선전할 수 있는 문화에 접한 경우라면 성공한다는 말이다. 그런 예로 J. 로버트 오펜하이머를 들 수 있다.

오펜하이머 역시 초등학교 3학년 때에 벌써 실험실에서 실험에 참가하였고, 5학년 때에는 물리학과 화학공부를 하였다. 9살이 되면서는 라틴어로 물어보면 그리스어로 대답할 정도로 명석하였으나, 대학에서 가장 싫어하는 실험물리학을 강요받으면서 지도교수를 독살하려다 발각된다. 그러나 오펜하이머는 대학에서 단순하게 정학 처분을 받는 수준에서 그친다. 거기에는 부친의 영향력이 작용하였다.

 

오펜하이며는 부유한 집안에서 자라면서 어릴 때에 암석을 수집하였고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다. 아버지는 그가 12살이 되었을 때에 암석 전문가들을 모아놓고 강연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었다. 이처럼 자신 있는 아이로 키워진 것은 순전히 부유한 환경의 부모 탓이었다. 어른들과 대화하는 방법, 자신을 잘 포장하여 설명하는 방법, 대화 그리고 토론에서 자신의 의견을 전달하는 방법 등 모든 것을 배우고 터득하였던 것이다. 훗날 오펜하이머는 핵폭탄을 제조하는데 일등공신이 되었고, 제2차 세계대전을 종식시키는 역할을 하였다.

 

이처럼 같은 천재라 하더라도 어떤 환경에서 어떻게 자랐느냐에 따라 그 결과가 달라진다는 것을 말한다. 이것이 바로 처해진 문화의 차이다.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데 지금 그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잘 모르는 것도 과거 내가 배운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내가 잘 배워놓았으면 그때그때 적시적절하게 대응을 잘 할 터인데 그것을 배우지 못했다면 적절한 행동을 하지 못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보고 자란 문화라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이런 것들도 미리 연습을 해서 몸에 배도록 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런 것은 우리의 교육 방법에 대해서도 적용된다. 우리가 말하는 유태인식 교육방법과 우리의 주입식 암기위주의 차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암기를 한 아이는 조금 변형시킨 유형의 문제가 나오면 잘 풀지 못한다. 그러나 같은 문제가 나오면 기가 막히게 잘 푼다. 하지만 유태식 교육을 받은 아이들은 조금 다르지만 같은 유형의 문제가 나오면 곧잘 푼다. 세상에는 똑같은 문제로 출제되는 경우는 거의 없기에 학창 시절을 마친 성인이 되었을 때에는 그들이 우리보다 유리하게 작용하는 것이다. 말콤 글래드웰이 지적하는 한국식 교육의 차이요 한국 교육의 문화라 할 수 있다.

 

저자는 말한다. 이렇게 한국식 교육에 의하면 당장 지금의 현안을 푸는 데는 효과적일 수도 있지만 먼 미래를 놓고 아직 일어나지 않은 사안에 대하여 유추하고 해석하는 데는 불리하다고, 그래서 노벨상이라든지 다른 나라와 비교하여 독보적으로 치고 나가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사실 맞는 말 같기도 하다.

우리는 남이 하면 그것을 보고 금방 따라한다. 그리고 그들을 무서우리만큼 추격하여 결국은 앞지르고 만다. 만약 앞지르지 못하면 뒤엎어버리기라도 한다. 그래서 판을 다시 짜고 내가 일등을 하도록 만든다. 그러나 모든 일을 이렇게 엎어놓고 다시 판을 짤 수는 없는 것이다. 세상의 질서 속에서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여 앞서가고 일등을 하는 방법으로는 지금의 한국식 교육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런 것을 한국식 교육 문화라고 부른다.

 

이제 우리도 교육에 대하여 좀 더 효과적인 방법을 선택할 시기가 되었다. 예전의 헐벗고 굶주릴 때에야 그렇다 치더라도 이제는 세계 경제 대국으로서 문화 민족으로써 남보다 앞서갈 방법을 찾아야하지 않겠는가. 다른 나라 사람들이 우리의 문화를 보고 그대로 배우고자 노력하는 표본이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지금은 우리 문화를 개혁하고 다듬을 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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