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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사람을 만들고 사람이 세상을 만든다

꿈꾸는 세상살이 2016. 7. 10. 15:36

 

 

세상이 사람을 만들고 사람이 세상을 만든다

 

유홍렬/ 하나특수인쇄/ 2011.11.23/ 288쪽

 

유홍렬 : 전북 부안 출생으로 고향 덕암을 추억하면서 덕암학원을 설립하였다.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공부에 열성을 보이며 교육계 그리고 교육 관련 산업으로 경제적 부를 얻었다. 전북도 교육위원을 거쳐 한나라당 중앙당 부설기관과 대선 관련 직책을 맡기도 하였다. 자천타천으로 총선에 나섰지만 뜻을 이루지는 못했다.

 

저자는 어릴 적에 고생하면 공부한 기억을 되살리고 있다. 당시 정규 교육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교원자격시험을 치러 합격하고, 서울에서 고액 과외교사로 근무하면서 사회 활동을 본격화한다. 이후 돈이 모이자 학교 매입으로 교육 사업에 뛰어들었고, 정치권에서 부름도 받았다. 아직 정치적 활동이 없을 때에 교육계를 고집하다보니 선거에 직접 참여하기보다는 참모로 혹은 민중을 모으고 규합하는 역할을 하게 되었다. 훗날 직접 참여하기도 하였지만 한계에 부딪치고 만다. 그러나 아직도 미련은 남아있어 보인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끼는 감정이다.

 

이 책은 2011년에 나왔다. 그것도 자전적 에세이로 말이다. 그것은 2012년의 총선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어쩌면 아닐 수도 있지만 최소한 독자의 입장에서는 그렇게 비치기에 충분하다. 2014년에는 교육감후보로 나서기도 하였다.

 

제1장 걸어온 세상에서는 어린 시절, 꿈의 나래를 펴다, 새로운 도전, 주도적 교육 활동, 배우고 또 배우고, 열정 태운 지역 공동체, 나를 세운 나의 믿음, 소용돌이 정치판에서를 실었고, 제2장 살아갈 세상에서는 무한히 넓은 세상, 버거운 좁은 세상, 미래를 여는 교육, 나라와 세상 걱정, 전북 살림 우리 세상, 아쉬운 마무리를 실었다. 또 제3장에서는 언급한 내용을 돌아보고 좀 더 명확한 자료로 내세우는 논문이나 기고문을 올렸다.

그런데 이 책을 보면 처음 1장에서는 자신의 자전적 에세이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2장에 가보면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하는데, 그것은 자신의 삶을 합리화하는 대목으로 들린다. 내용이 주변 상황이나 여건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의 의견만 옳다고 주장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에 의하면 자신만 올바르게 살아왔고 남은 그렇지 않다고 해석되어진다. 물론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책을 읽는 독자가 그렇게 느껴야 하는데 정작 저자가 그렇게 말한다면 그것은 읽는 사람이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일 것이다. 하기야 초록은 동색이니 그와 같이 생각하는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그래서 나는 일부 지극히 일부 지도층이나 기득권자들에 대한 인식에서 부정적인 면이 있다. 그들은 입만 열면 자기의 합리성과 어쩔 수 없이 해야 했던 당위성을 설명한다. 그러나 남들이 하는 일에 대해서는 어쩌면 그럴 수가 있는지 묻고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역설한다.

 

저자는 노무현정부 때에 미국과의 FTA를 찬성하던 것은 어디가고 이명박 때에는 왜 미국과의 FTA를 쌍심지 켜고 반대하느냐고 묻는다. 정치권의 표만 의식하는 정책 예를 들면 무상 급식, 무상 의료, 반값 등록금 등은 보편적 복지의 복지 포플리즘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배고파보지 않은 사람이 어떻게 배고픈 사람의 설움을 알겠느냐고 한다. 자신은 배고파보아서 잘 안다는 이야기다. 말하자면 말만 번드르하게 하면 그것이 옳은 말이 되는 것이다. 입에서 나오는 말은 항상 원칙에 입각한 전체적인 원리만 이야기해도 진실로 옳은 것만 이야기한다는 것이다. 우리 당은 국민 모두가 잘 사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나 한 몸 불살라 국가와 민족을 위해 일하겠으니 표를 달라고 하면 맞는 말이 되는 것이다. 자신은 항상 원칙에 입각한 말을 하였으니 어느 누가 이 보다 더 현명하고 애국자가 어디 있느냐는 것이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뒤로 가서는 항상 호박씨를 까는 이중적 잣대로 아전인수하는 사람들이 많음을 느낀다.

 

저자는 민주자유당 즉 민자당 부안지구당위원장을 지냈고, 신한국당 중앙정치연수원 부원장을 지냈고, 한나라당 전북도당 상임고문을 지냈고, 이명박정책지원을 하였으며, 한나라당 전북도당위원장을 지냈다. 그리고 말은 거창한 민주평화통일자문위원이면서 새전북희망포럼의 대표로 있다. 말만 들으면 단체의 이름만 들으면 정말 옳은 일을 하고 좋은 일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문제는 그 속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성향이 문제가 아닐까.

 

새누리당의 말의 극치는 노무현때 김선일씨가 여행 자제국에 무단으로 입국하여 무장세력에게 납치되면서 일어난다. 이때 박근혜는 한 나라의 국민의 생명을 지키지 못하는 대통령은 대통령의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말하자면 노무현이 나서서 무장세력으로부터 김선일 선교사를 구해오라는 것이었다.

이때 노무현대통령은 국가가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을 하는 것은 옳지 못하며, 왜 가지 마라는 곳에 가서 이런 일을 만드느냐는 형국이었다. 물론 괴한들과 협상을 할 의사가 없었던 우리나라는 김선일씨의 피살로 종결되었다.

그런데 2014년 4월 16일에는 박근혜가 대통령이 된 후에 진도에서 수학여행을 가던 여객선이 침몰하는 사고가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그것도 수학여행을 가던 여객선이 사고로 침몰하였는데, 그 속에 탄 생명을 구하지 못한 것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앞서 말한 김선일씨는 국가 간 넘지 못할 장벽도 있었고, 돈을 얻기 위한 인질이었기에 선례를 남기지 않기 위해 협상을 거부할 상황이었고, 무장 세력들이 이미 경고를 한 지역이며, 국가가 여행을 자제하도록 권고한 사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임의로 들어간 경우였다.

그러나 진도의 세월호 침몰은 그야말로 자국에서 그것도 무장 세력도 없는 평화로운 항행 중에 일어난 총체적 부실이었다. 정원도 초과하였고, 화물도 초과하였고, 일기가 불순하여 도저히 출항할 수 없는 상황이었으나 임의로 출항하였고, 해경이나 민간 잠수사들이 모여 들어 명령만 내려지면 일사분란하게 구출작전을 펼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어찌된 일인지 모두를 구경만 하고 있었다. 위에서 어떤 지시가 내려오지 않아 그 어느 누구도 신속한 구출작전을 펼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2년이 지난 뒤, 그 선박에는 정부가 주도하여 싣고 간 철근이 400톤 이상 실려 있었고, 그것은 이미 적량을 초과하여 출발 때부터 이미 위험을 감지한 수준이었으며, 비가 오고 바람이 부는 중에도 무리하게 출항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 즉 철근의 소요가 국가가 주도하는 제주도 해군기지 건설용 자재로 공기를 맞추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운송이었다는 추론이 나왔다.

그래서일까 모든 구출 작전은 위의 눈치를 보면서 차일피일 미루다 여객선이 서서히 가라앉았고, 생떼 같은 학생들이 수장되는 것을 텔레비전으로 생중계를 보아야 했다. 이런 때에 대통령은 무엇이라고 했을까. 나중에 전하는 말에 의하면 구명조끼를 입었다면서 왜 한 명도 구출하지 못했느냐고 물었다고 한다. 여러 경로를 통하여 수집된 정보와 기초적인 상식이 있어야 뭐라고 할 것인데 아무 것도 아는 게 없으니 그냥 아주 원초적인 어린애 같은 말만 하였던 것이다. 그러면 자국의 해상에서 일어난 일에 대하여 자국의 공무원 통치권이 있는 사람으로서 단 한 사람의 생명도 구하지 못하고 학생들을 일거에 수장시킨 사람은 대통령의 자격이 있는 것인가. 과연 자신이 했던 말은 자신에게는 해당되지 않고 상대방 즉 정적에게만 적용되는 것인가.

 

세월호 사건은 진도 앞바다에서 배가 침몰하는 도중에 선장의 선실 대기 명령을 듣지 않고 자의로 탈출한 사람들을 살아났고, 그대로 선실에서 기다리던 305명 전원이 수장되는 사고를 당했던 것을 말한다. 이때도 선실에 있던 학생들은 선생님과 선장이 움직이지 말고 그대로 있으라고 했다면서 그 말을 잘 따랐던 순진한 아이들이었고, 선장과 선원들은 선내 방송 후에 모두 탈출하여 목숨을 잃지 않았다.

 

나는 이 책을 보면서 좌파라는 단어를 몇 번이나 읽었다. 아무리 자전적 에세이라 하더라도 어떻게 상대방에 대하여 좌파 혹은 좌파 정부라는 말을 할 수 있는지, 그것도 후학을 가르치는 학교의 설립자로서 말이다. 자신과 다른 의견이면 좌파라고 말해도 되고 자신과 다른 생각이면 틀렸다고 해도 되는가 말이다. 아무리 전교조가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어떻게 빨갱이와 관련된 집단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말이다. 단지 어느 한 구절 신문에 난 기사 혹은 판결문의 한 구석에서 모아 짜깁기 한 글자 몇 마디로 매도할 수 있는가 말이다.

하긴 저자는 나중에 교육감 후보로 나섰으며 보수진영 후보 연합 대표 주자로 단일화 되었으니 그 정도는 당연한 것이었으리라. 그 정도의 자신감, 그 정도의 패기가 없었으면 어디 될 법한 일이었겠는가.

 

이런 저자의 내면들은 앞서 언급한 자신의 입지전적인 노력과 성공?을 일거에 불식시키기에 충분하다. 돈이 없어 공부를 잘 못하던 시절이었으니 어찌 자신만 그랬겠는가. 그러나 저자는 서울에서 잘 나가는 고액 과외 교사로 이름을 날리고, 거기서 돈을 벌고, 정치권과 연줄이 닿고, 지구당 위원장을 하고, 총선이나 교육감 선거에 나서고, 후학을 위해 학원을 설립하고, 대선후보의 지원을 하면서 나름대로 성공의 기쁨을 만끽하였었던 같다. 그래서 자신은 이미 성공한 사람이라고 자평하고 있었다. 또 앞으로도 더 성공할 사람이라고 믿고 있었다.

 

물론 그렇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하면 성공했다고 말한다. 모든 사람들이 돈을 많이 번 사람을 보면서 자수성가하였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런 사람은 자신을 앞세우는 방법으로 자신의 청렴함과 열정, 노력과 배려, 새로운 도전과 창의적 사고를 든다. 그러나 일부는 타인에 대한 배려나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일깨움 등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이미 그렇게 길들여진 사람들은 아무리 생각해도 그 범주를 벗어날 수가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이명박을 보면서 성공한 대통령이라고 말한다. 물론 그도 잘한 부분도 있다. 그러나 전반적인 평가를 한 마디로 한다면 성공하지 못한 대통령에 이명박이 포함된다. 그렇지만 일만 잘하고 그렇게 훌륭한 대통령을 알아보지 못하고 어떻게 그렇게 매도할 수 있느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이런 사람들은 그와 연관된 사람들 즉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저자 역시 노태우, 김영삼, 이명박의 대선에 나름 한 가닥 도움을 주면서 참여한 사람이었다는 것을 자신이 자랑스럽게 언급하고 있다. 그러나 김대중과 노무현 시절에는 잃어버린 좌파 10년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공인으로서 자전적 에세이를 쓰면서 어떻게 그런 표현을 사용했는지 의문이 가는 대목이지 않을 수 없다. 나는 저자의 1장에서 언급된 자신의 노력이 한 방에 훅 가는 그런 느낌을 받았다. 물론 전적으로 나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말이다.

 

요즘 유행하는 말에 부러워하면 진다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는 이미 나는 저자에게 진 사람일 수도 있다. 그의 결과는 내가 부러워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러나 그런 저자의 사상은 내가 닮고 싶지 않다.

어제 2016.07.09 뉴스에서 교육부의 고위직 공무원 나향욱은 자신이 행정고시에 합격하여 이미 기득권이 되었고 남을 선도하는 사람이니 그렇지 못한 사람 즉 대부분의 국민들은 개나 돼지처럼 생각한다는 말을 하여 나라가 시끄럽다. 자기 가족은 이미 금수저 집안으로 자리매김하였으니 흙수저는 조용히 찌그러져 있으라는 말이다.

이 사람 역시 이명박 때에 친서민교육정책을 홍보하던 사람이다. 말은 그냥 하고 싶은 때에 여러 형편을 보아 원칙적인 말만 하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속으로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을 골라하면 그만이다. 이것이 바로 기득권자들의 모습이며, 금수저들의 기본적 사고방식이다. 이런 의식이 강한 집단이 있으니 그것이 바로 권력을 쥔 보수세력들 즉 기득권세력인 것이다. 그들은 그런 권력의 맛을 알기에 다른 사람에게 권력을 넘겨주면 이미 패배한 것으로 간주하고 안달이 나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갖은 감언이설로 꼬여 오로지 권력 찬탈에 열을 올린다. 이것이 진정한 보수의 사고다. 그래서 보수는 변하는 것을 싫어한다. 아예 좋아하지 않는다. 그냥 그대로 누릴 수 있는 권력이 내 손에 있는 것만이 좋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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