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것들/독후감, 독서

디스이즈 오키나와

꿈꾸는 세상살이 2016. 9. 5. 07:33

디스이즈 오키나와

 

박설희/ 테라/ 2016.07.20 2쇄/ 404쪽

 

박설희 : 라디오 리포터로 일하면서 다양한 현장과 수많은 사람을 만났다. 2001년 오키나와를 처음 방문한 이후 일본이라는 나라와 사뭇 다른 광경을 보고 매력에 빠졌다. 그리고 15년이 지나 현지인처럼 행동하게 되었다. 이 책은 오키나와의 구석 구석을 빼놓지 않고 적어 처음 여행자들에게 안내서 역할을 하도록 하였다.

 

내가 100만 원으로 해외여행을 생각하다가 우연히 신간 코너에 들러 보았던 책이다. 오키나와는 우리에게 그리 가깝지 않은 거리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 보통이다. 먼 옛날에 미군의 기지가 있었고 뭐 그 정도밖에 모르는 것이 대부분이다. 현재는 일본 땅인데 어찌하여 미군의 기지가 있었을까. 확실히 모르는 것이 더 많은 오키나와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일본 속의 오키나와는 그야말로 일본 외의 일본이라는 단어가 어울릴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마치 우리가 한 때 일본의 지배를 받았던 것처럼 오키나와 역시 그런 역사를 가진 땅이기 때문이었다. 아주 먼 옛날에는 원주민끼리 고구마 등을 농사지으며 그냥 오순도순 재미있게 살던 곳이었다. 그러면서도 남쪽에 위치한 오키나와는 일본과는 또 다른 이국적인 냄새를 풍긴다.

그러나 어느 날 외지인이 들어와서 조금 앞선 철기문명으로 그들을 억압하였고, 일본은 오키나와를 강제로 일본령으로 편입시켜버렸다. 이어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 과정에서 일본을 공격하기 위하여 오키나와에 공군기지를 설치하여 전쟁을 성공으로 이끌었다. 그러다가 1972년 다시 일본으로 반환하게 된다. 그 이후에도 미군기지는 그대로 존속하여 아시아태평양의 전초기지로 활용하고 있는 형편이다.

 

사실 오키나와는 우리에게 아주 먼 느낌을 주는 곳이다. 그만큼 우리 환경과 다르다고 해야 맞을 곳이다. 마치 대만인듯 하면서 일본인 것처럼 생경하다. 그러나 조금만 눈을 돌리면 아주 가까운 곳에 있는 인구 13만 명 정도의 작은 섬인 것을 알 수 있다. 겨우 2시간 30분 정도면 갈 수 있는 곳이기 때문에 부담도 적다.

 

이 책을 보면 굳이 오키나와를 방문하지 않아도 모든 곳을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아니 가서 사진을 찍어 실시간으로 중계를 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다가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지나칠 그런 곳까지 세세하게 알려주는 팁도 제공한다. 차라리 그곳보다는 이곳이 더 좋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것은 현지에서 오랜 경험을 통하지 않고는 알아낼 수 없는 그런 것들이다. 그만큼 오키나와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다는 증거다.

 

나는 그런 작가가 부럽다.

그러나 나도 그렇게 하고 싶다면 그렇게 하면 될 것이다. 비용이나 시간적으로 그렇게 두 눈 딱 감을 정도의 부담은 아니기 때문이다. 요즘 100만 원으로 해외 여행가기가 유행이라고 한다. 국내 물가가 올라서 마음 놓고 여행하기도 쉽지만은 않다. 그런 것에 비하면 차라리 오키나와나 대만 같은 곳은 나을 수도 있다. 물론 해외 그것도 국외라는 부담감이 전혀 없는 것이야 아니겠지만, 그렇다고 특별히 비자를 받아야 하고 테러나 치안에 대하여 위험을 느낄 정도의 지역이 아니기 때문에 기를 쓰고 방어부터 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이렇게 해외여행을 떠나면 외화의 낭비가 이어지겠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내가 그렇게 나가면 다른 나라 사람들도 우리나라에 여행 올 수도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될 것이니 그리 염려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엄청 비싼 경비에 특별한 여행을 하는 것도 아니고, 도박이나 골프 등 순수 소비성 목적의 여행도 아니니 말이다.

 

이 책은 처음 접할 때에는 이 책을 통달한 후 오키나와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다 읽고 나니 굳이 갈 필요도 없다는 생각이 드는 한편, 이렇게 자세하게 놓고 보니 오키나와 여행이 약간은 두렵다는 생각도 들었다. 어디서 어디로 가 보아야 할 것이며, 어떤 것은 보고 어떤 것은 안 보아도 될지 판단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처음 가는 사람에게 권하고 싶은 곳을 강조하여 적었다면 그나마 여행을 떠나고 싶었을 것인데, 자세히 알고 나니 딱히 보고 싶다는 생각이 줄어든 것도 사실이다. 그만그만한 것이 특별할 것도 없고, 어느 것이 더 좋은 것인지 판단하기 어려워졌다는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천하는 곳을 여행루트로 적었더라면 하는 생각을 해본다. 물론 적어놓은 것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거기에 군살을 더 붙여 판단하기 어렵게 한 것이 흠이라는 말이다.

 

그렇지만 시간이 허락한다면 한번쯤은 가보고 싶은 곳이다. 우리가 제주도를 마치 한국 속의 외국처럼 느낀다고 한다면, 오키나와를 꼭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더한다. 제주도가 우리 땅이면서도 한 번 가기가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그만큼 시간이나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말이다. 국내 여행을 쉽게 하는 그런 방법이 아쉽다. 그것은 상대적으로 오키나와 혹은 대만 같은 곳의 해외여행이 더 실속있다는 말과도 통할 것이다. 아무튼 이 책 오키나와에 대한 설명은 어디 가서 더 정확하게 들을 수 없을 정도로 명확하고 상세하였다. 누구에게나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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