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통건축과 동양사상
임석재/ 북하우스/ 2005.02.14./ 325쪽
임석재 : 서울대 건축과를 졸업하고 공학석사를 받았다. 미국 미시간대학교 건축학과 대학원에서 건축학석사를 받았고, 펜실베니아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는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재직 중이며『서양 근현대 건축사』 시리즈 33권과,『1990년대 한국 현대 건축사』 시리즈 8권,『서양건축사』 시리즈5권 등의 저서가 있다. 기타 단행본도 다수가 있다.
이 책은 한국의 전통 가옥 즉 한옥이 가지는 특징에 대하여 언급하였다. 사실 한국에서 나고 자란 우리는 한국을 잘 안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막상 한국에 대하여 정립하다보면 어디서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잘 모를 때가 더 많은 것을 느낀다. 가까이 있어 막상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말이다. 그냥 있으니 있는 것으로 아는 정도이다.
그러나 이 책은 우리 한옥이 가지는 특징, 그 중에서도 왜 그렇게 지어야 했는지 혹은 왜 그렇게 변천해왔는지를 알려주는 책이라 할 것이다. 사실 이러한 내용은 아무리 한국적인 사람이라 하더라도 명확하게 알기란 쉽지 않은 것이다. 나 역시 이 책을 읽으면서 어렵다는 생각을 하였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내용을 글로 적어놓은 것뿐인데 왜 이렇게 어려운지 모를 정도다.
우리가 살아온 만큼 우리를 지배해온 사상이 있으며, 우리를 안아준 환경이 있다. 그런 주변 여건 속에서 한옥이 간직해온 전통은 무엇인가. 즉 한옥이 고대 사상에 얼마나 적응하면서 발전해왔는가 하는 문제가 바로 한옥의 변천사요 한옥의 결정체인 것이다.
여기에는 우리의 도교사상, 불교사상, 최근에는 유교사상까지 생활 깊숙이 관여한 것을 알 수 있으며, 그런 사고들이 주변 환경에까지 영향을 미친 것이라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한옥을 그런 사상에 비추어보면 어렵기만 한 것이다. 그것은 그런 사상에 빠져들지 않고는 이해할 수 없어서, 그냥 그런 것이었어? 하면서 넘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고 말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도교사상에서는 이치에 밝은 것을 추구하였다면 불교에서는 자비로 타인과의 관계를 중시하였든지 유교에서 학문과 개체의 존재를 따지는 것 등이 서로 다르게 작용하였다는 말이다. 그러면서도 서로 공통적으로 한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것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분석 역시 우리가 그 당시에 살아오면서 기록에 의한 전달이 아니라 이제 생각해보니 그렇더라는 것의 해석에 따른 것이다. 따라서 이런 분석에는 다른 사람의 의견이 이와 다를 수 있다는 점도 인정해주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저자는 그간 한옥에 대한 연구 혹은 다른 나라의 건축에 대한 연구를 많이 한 전문가이기에 저자가 분석한 것에 대하여 다른 토를 달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그것을 정석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따라서 이 책에 나오는 한옥의 구성 원리는 바로 철학적인 오묘함이 배어있다는 것을 인정하게 된다.
사실 동양철학에 대한 문외한인 나는 이 책을 읽는 동안 심취하지 못하고 그냥 가볍게 읽는 수준에 그치고 말았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저자는 책의 서문에서 지호락을 생각한다고 하였다. 아는 자는 좋아하는 자만 못하며, 좋아하는 자는 즐겨하는 자만 못하다는 말이다. 물론 이 말은 저자가 처음 사용한 것은 아니며, 그 유명한 공자가 한 말이다. 지금도 우리는 이런 말을 자주 인용한다. 무슨 일을 하든지 그냥 해야 된다는 명제를 알고 하는 것은 스스로 좋아서 하는 것만 못하며, 그 또한 일을 즐기는 자만 못하다는 말이다. 한옥을 설명하면서 왜 이런 말을 하였을까. 그것은 본인이 스스로 한옥에 대한 연구가 즐거워서 하는 말일 수도 있으며, 독자 역시 한옥에 대하여 스스로 즐거운 마음으로 읽으면 좋겠다는 말일 수도 있다. 모든 일에 즐겁게 다가서면 자연히 알게 되며, 그것을 내 것으로 승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한옥이 한국 사람들에게 가장 이상적인 가옥으로 다가올 때에 비로소 세계 사람들에게도 아름다운 건축으로 남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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