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괭이부리말 아이들

꿈꾸는 세상살이 2017. 10. 31. 17:59




괭이부리말 아이들

 

김중미 지음/ 송진헌 그림/ 창비/ 2010.05.20./ 274

 

김중미 : 1962년생, 인천에서 자랐고 한국방송통신대학교의 교육학과를 졸업하였다. 책의 제목인 인천 만석동의 괭이부리말에서 살아왔으며, 그곳에서 공부방을 하고 있다. 출판사인 창비 제4좋은 어린이 책원고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았다.

송진헌 : 1962년 전북 군산태생으로 홍익대학에서 서양화를 공부하였다. 어린이 책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여 따뜻하고 정감 어린 책에 많은 삽화를 그렸다.

 

괭이부리말의 괭이부리는 고양이가 사는 마을이라는 의미도 있다. 또 말이라는 뜻은 그런 마을이라는 것인데, 괭이부리말은 중복된 고유명사다. 그런데 괭이가 인천에서 비릿내나는 마을에 살았던 것은 바닷가의 갈매기가 물고기를 먹는 것과 유사한 것이리라. 저자가 고향인 지역에 대한 하고 싶은 말이 매우 많았을 것이다.

말하자면 저자가 살았던 시절, 즉 보고 느낀 것을 그리고 생생한 사실성을 담아낸 것이다. 많은 소설들이 많은 호응을 받은 책이라면 이처럼 많은 사실과 증언을 토대로 이끌어낸 소설일 것이다. 그것은 역사가 아니고 소설이지만, 역사를 능가하는 사실을 근거로 엮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정사(正史)가 아니지만 야사(野史)이면서 역사보다 더 생생한 진실이기도 하다.

그러나 나이가 훨씬 많은 사람들이 볼 때는 이 책을 실감있게 느끼지 못할 것이며, 그보다 더 중요한 부분 한 사건을 기억하여 낸 사람이라면 동감에 동의하지 못할 것이다. 정말 책은 특히 시나 소설이라면 시대적 감성과 역동적인 호흥을 흔드는 동질성이 주요 주제로 등장하기도 한다.

 

내가 오래전부터 보고 싶었던 책이었다. 그런데 이것을 우연히 소개한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책에 관심이 매우 적었던 사람이다. 그가 어떻게 나에게 책을 소개하였을까.

이것도 내가 간절히 원하고 기대하며 희망을 한다면 때가 되어 소개할 사람이 나타난다는 말이 사실로 다가온 것이다. 무엇이든지 간절히 원하고 기대한다면 그런 것이 타당성이 있고, 나 혼자만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두로 좋아진다는 것이라면 불현 듯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을 증명한 사건이다.

 

책의 내용 역시 내가 짐작하던 것과 같은 책이다. 물론 세세한 진행 사항이 모두 일치하는 것은 없다. 만약 내가 생각한 것과 일치한다면 그것은 지난 사실 즉 기사 뉴스의 묶음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니 내가 생각한 것과 유사하다고 하지만, 그것은 단 한가지 내가 생각하고 말하고 싶었던 말이 있다는 것과 같은 말이다. 이 단어 하나로도 나는 저자와 통하는 사람이라고 말할 것이다.

 

인천이라는 대도시이면서, 처음부터 살기 좋은 도로와 지역민의 정서가 부족한 곳이라면 분위기가 달라진다. 또한 우리가 겪었던 IMF시절을 고스란히 받아야했던 민초들이 감당해야 하는 아픔이다. 힘으로 버텨낸 것은 바로 그들의 뼈이며 근육 완력뿐이다.

 

그러나 배려하고 양보하다가 밀려나는 것이 바로 성자이지만, 경제 원리 앞에서는 멸시받고 힘든 고통과 역경에 무릎을 꿇고 만다. 괭이부리말에서 즉 새터에서 살아가면 버둥버둥 노력하였다가 결국은 경제 틈바구니에서 밀려나고 만다. 남을 딛고 짓밟으며 넘어가는 것이 경제논리다.

이런 틈에서 성장하는 주인공들이 책에서는 결국 끝을 맺지 못하고 있다. 부모 그리고 형제자매가 뿔뿔히 흩어지고 생과 사의 전투 사이에 빠져버린다. 그러나 단 한 가지 희망은 그저 행복을 위하여 물질을 접어두면서, 입에 발린 사랑과 배려가 필요하다는 말로 매듭짓는다.

 

저자가 당부한 것은 그럼에도 이 과정을 넘어 견디는 것이 바로 사랑이며, 진심으로 원하는 것이 바로 사람들 간에 통한다는 것을 주장하였다. 이것은 비록 부족하더라도 행복하다는 것을 역설한 것이다. 맞는 말이다. 내가 쓴 책이 행복을 짓는 사랑이라는 책이라면 통하는 말이다. 설사 힘들고 어렵더라도 사람이 행복하게 살 것이 바로 돈 뿐만은 아니라는 말이다.

나를 인정하고 나를 돕는 사람이 있다면 바로 내가 행복하다는 것이다. 그러기 전에 내가 진실된 사람이기에 내 말을 믿어주어도 좋겠다는 사람, 그래서 나는 너를 위해 작은 몸짓 한 번이라도 도와주고 이끌어내는 사람이라는 것을 느끼고 있다면 바로 행복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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