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것들/독후감, 독서

금수회의록

꿈꾸는 세상살이 2017. 11. 27. 19:44


금수회의록

 

안국선 : 호는 천강이며 경기도 안성시 고삼면 봉산리의 옛 지명에서 출생하였다. 1895년 관비 유학생으로 결정되어 일본 게이오기주쿠 대학에 다녔고, 와세다대학의 전신인 도쿄전문학교에서 정치학을 졸업하였다. 독립협회에 가담하면서 국민계몽운동에도 참여하였다. 박영효와 관련된 역모사건으로 종신유형을 받고 진도로 유배당했다.

일본이 점령한 후에 복권되어 여러 지도부에 근무하였으며, 퇴직 후 각종 돈이 보이는 일들에 적극적이었으나 결국 실패한 거물이었다. 이런 과정에서 겪은 일들이 바로 사람의 일이라는 것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느낀 나머지 금수회의록을 쓰기도 하였다.

 

 

금수 즉 짐승과 새들이 모여 회의를 하다가 본 작가가 그를 모아 기록하였으니 바로 금수회의록이다.

까마귀, 여우, 개구리, , , 파리, 호랑이, 원앙의 여덟 마리 발제가 등장하였다. 안국선이 보는 현실은 안타깝고 기가 막히는 사태다. 그러나 그 상대가 내가 상대할 사람이 아니니 시시꼴꼴 지적하면서 훈계를 할 형편도 아니다. 거기다가 대놓고 직설하면 분위기를 깨면서 외레 나를 훈계할 것이라는 짐작이다. 그래서 동물을 등장시켜서 내가 하고 싶은 말들을 실랄하게 꼬집는다는 것이 주 목적이다.

 

까마귀처럼 효도할 줄도 모르고, 개구리처럼 분수를 지킬 줄도 모르고, 여우보다도 간사하고, 호랑이보다도 포악하고, 벌과 같이 정직하지도 못하고, 파리같이 동포 사랑할 줄도 모르고, 창자 없는 것은 게보다 심하고, 부정한 행실은 원앙새 보기가 부끄럽답다는 표현을 하였다.

글자 그대로 옮겨놓은 내용인데, 당시 1908년의 시대상과 지금 현실 시대상이 그리 달라진 것도 없다. 그래서 생각해보니 옛 선인들이 각성했다면 지금 지성이라고 자부하는 사람들이 두고두고 새겨들어야 한다는 말이 맞는 것이다.

 

옛 작가들이 지금의 작가들보다 훨씬 적은 사람인데, 지금 생각해보니 좋았던 작품들이 많이 있었다는 것을 안다. 물론 사람 사는 목적이 달라질 수 있지만, 사람의 도리와 더불어 살아야 하는 의리 그리고 본분은 변함이 없는 것이 진리다.

 

지금 2017년의 우리 한국의 사태를 돌아보면 1908년 금수들이 회의를 하면서 사람을 훈계한 것이 어불성설이며 얼토당치도 않은 헛소리인가? 진실하고 양심으로 살아왔다는 금수들이 오히려 사람보다 나은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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