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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자꽃 향기

꿈꾸는 세상살이 2018. 1. 22. 19:47




치자꽃 향기

 

진효임/ 아이테르/ 2012.08.15./ 116

 

진효임 : 1943년생 남원출생, 가난한 형편 때문에 초등학교 4학년 때 공부를 중단하였다. 7남매 중 둘째로 태어났으며, 열여덟에 결혼하여 6남매를 두었다. 70에 복지관 공부를 다시 시작하였고, 73세에 첫 시집을 냈다. 그리고 80이 넘지 않아 세 번 째 시집을 내는 꿈을 꾸었다.

 

진효임씨는 얼굴이 넉넉하다. 첫 시집을 읽어보니 살아온 삶을 한 마디로 함축하였다. 본인의 과거를 솔직 그리고, 가슴 속에 뒤집어 보여주기도 하였다. 시어머니와 시아버지의 속내, 남편에 다하지 못한 말을 풀어냈던 것이다. 그러나 한숨과 한을 맺히고 푸념하는 것이 아니라, 지난 과거를 행복으로 승화하는 예술이었다.

치자꽃향기라는 책 제목은 드문 제목이다. 보기 힘든 꽃이며 보기 힘든 나무이다. 그러나 그 향기가 자기가 품었던 한을 삭혀내는 치료제라니 그 것만으로도 행복의 전초전일 것이다.

 

당시 남원은 장엄한 준령이 있고 피아골이 있는 두메산골이었다. 신라와 백제의 경계를 긋는 머나먼 타향이었다. 그래서 당시 농사일이 어떤가를 자세히 설명하는 면도 있었다. 힘든 농사라고 가르치는 농사 교육기관이 아니라, 지난 훗일 즉 지난 과거의 생활사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그때 부르는 농요와 생활상을 재연하는 활동사진이다. 직접 호랑이가 나타난 산골의 삶을 살아온 증인이었다.

옛날에 자신이 겪었던 시집살이를 다 설명하려면 대하소설로 써야 하는데, 한두 권으로 매듭지을 수 없으며 그 책도 벌써 가마니에 담아도 차고 넘는다는 것이라는 것이 모든 사람들의 주장이었다.

한 권의 시집을 보아 지레 짐작하고 남는다. 저자의 소망처럼 3권의 시집을 낸다면 모든 말을 담아낼 것이다. 요즘 컴퓨터에서도 등장하는 JIP 압축과 해제가 등장하는 현실을 넘나드는 시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