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것들/산문, 수필, 칼럼

먹는 맛의 참맛

꿈꾸는 세상살이 2020. 10. 6. 13:53

먹는 맛의 참맛

 

중소도시의 소규모 호텔에서 행사를 마쳤다. 100명 남짓 참석하였고, 목적은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는 절차로 치렀다. 수혜 대상자는 유치원생 4명과 초중학생 4명이며, 각자 50만 원 수준으로 진행하였다.

식전에 초기부터 한약방을 꾸려왔으며 학생 교육을 목적으로 학원 재단을 운영하시는 분이 건강 관련 특강도 해주셨다. 본론에 들어가서 개회식이 있었고, 이어서 장학금 수여 순서로 진행되었다. 그리고 축사, 그 다음은 폐회. 물론 저녁 식사 시간이 되었으니 모인 김에 같이 먹고 가라는 음식도 대접하였다.

수혜자가 8명인데 객은 92명으로 구성된 식사라니, 어쩌면 내 잔치에 숟가락을 얹혀놓고 불러낸 장학금인가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복잡하다. 학교가 개학 되기 전에 이루어졌어야 하는데 코로나19 때문에 지연되고 늦어지고 미뤄지고 등등 어수선한 시기였다. 유치원은 학생보다 보호자가 더 많았고, 초중생은 축하해주는 동료도 있었다.

거기에 장학금 재원을 조달하는 주최자는 모두 회원이었다. 회원들은 정기 총회에서 결정하는 장학금 지급 문제로 토론과 식사, 그리고 행사장을 돕는 일도 겸해서 인원에 대한 이론이 없다고 본다. 그 회는 관의 개입이 없는 일반 회원 단체로 구성되었기 때문에 반론이 없다.

지정석으로 안내하는 도우미는 기본이며, 코로나19 때문에 마스크 착용에 대한 지원과 체온을 측정하는 특별한 행사라서 세심한 행사로 여긴다.

그런데 음식을 먹는 사람들은 온통 맛있다는 반응 일색이었다. 내가 먹어봐도 맛은 있었다. 달짝지근했고 씹는 맛은 없이 부드러웠다. 삼키기도 전에 저절로 넘어갈 정도라고도 했다. 나는 이런 것이 먹는 맛인가 생각되었다.

그러나 나는 먹는 맛이라는 것이 좀 특이하다. 씹어야 하는 것은 씹는 맛, 술술 넘어가는 것은 그저 넘기는 맛, 혓바닥 맛을 보고 음미하다가 씹어먹어야 하는 것은 그런 맛도 있다. 오로지 내 입맛으로는

그런데도 내가 맛있다고 말한 이유는 별도 있었다. 내가 축사로 나서면서 거론한 것은 독립운동과 일본이 국제규정을 무시한 수출금지를 딛고 탈일본에 성공했다는 것,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복되고 풍요로운 나라라는 것, 거기에 보존하고 후손에게 물려주자는 내용을 담았다.

행사의 축사는 다 그렇고 그럴 것이다. 그래서 내가 웅변조로 관심을 모아내 호응을 유도하였고, 감사와 배려, 위로와 칭찬으로 마무리하였다. 듣는 청취자도 모두 공감했고, 바로 폐회가 되자 그 분위기가 식사로 연장되었다고 여겨진다. 그러니 먹어야 느낄 맛이 먹기 전부터 맛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정상 아닌가?

시장이 반찬이라는 진리와 분위기가 맛이라는 정답이 어우러지면 금상첨화 아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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