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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아 보고 싶다

꿈꾸는 세상살이 2020. 10. 6. 14:03

행운아 보고 싶다

 

행운이 어디 숨어 있을까? 행운을 찾는 것은 보물찾기에 속하고, 보물을 훔치는 것에 준한다. 사람들이 나를 나무랄 수도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행운의 네 잎 클로버를 찾으면 쉽지 않다. 어떤 때는 하루종일 헤매도 찾지 못하고, 어떤 때는 1분 만에 찾기도 한다.

행운의 네 잎 클로버를 운 좋게 찾으면 기쁘고 반갑다. 그러나 이런 운을 누가 빼앗아갈까 봐 겁이 나서 반드시 뽑아, 내 품에 고이고이 간직한다. 그렇지만 그런 행운의 네 잎 클로버도 효력이 없다. 단지 시력을 테스트하거나 그냥 심심해서 찾아본 풀에 지나지 않는다.

행운의 클로버는 그저 심리에 대한 플라세보 효과로 그친다.

한 지인이 최근 뉴스에 떴다. 내용은 이렇다. 출근하는 길에 상대편 도로에서 전복된 차량을 발견했다. 인적이 드문 새벽녘이라 유심히 보니 차에서 연기가 올라왔다. 곧 불이 붙을 것이라고 직감하자, 차를 우측에 세우고 건너가서 창을 깬 뒤 두 모녀를 구해냈다. 다가오는 사람에게 소방 119 연락을 부탁하였고, 먼저 환자에게 안심을 시켜주고 응급구조 자격증을 활용하여 빠른 조치를 할 수 있었다. 도착한 구급대에게는 상황 설명과 함께 인계하였다. 그리고 다시 정해진 출근길로 떠났다. 상황 끝이다.

그러나 이런 상황은 비일비재다. 숱한 사고가 있고 도움을 자청하는 사람들도 많다. 누구라도 인정상 할만한 배려도 많다. 그러나 15일이 지나도 자랑삼아 보고하지도 않았고, 오늘 일어난 사고조차 알리지 않았다. 뉴스를 기다리던 민간인은 부대에 왜 이렇게 늦느냐고 따지는 발언성을 냈고, 상급자가 직접 국방뉴스 선행란에 올렸다. 본인도 그런 사실 검증용 조사를 받다가 보고하였다.

이때 얻은 행운은 무엇일까? 보나 마나 뻔하다. 대대장 표창, 연대장 표창, 사단장 표창 등. 자기가 먼저 실토하였다면 그랬구나! 알았다. 잘했다!’ 하고 끝났을 것이다. 그런데 대대장이 앞장서서 국방부 선행란에 띄웠으니 체면상이라도 적정한 상은 줄 것이다. 해당한 상을 받은 사람은 내 아들이다. 내가 줄 만한 행운도 없다.

이때 행운은 누구에게는 흔한 상 하나도 주지 않고 누구에게만 주어도 평등이냐? 네 잎 클로버라는 행운이 직접 따지겠냐? 사람의 말도 못하는 주제에

행운은 내가 찾는다고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그래서 유행하는 단어가 행운은 갑자기 다가오는 운일 뿐이다. 그러니 행운을 찾는 노력에 과도한 낭비하지 말라는 말이다.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한 결과 어렵듯이 행운을 찾아다 하더라도, 그 행운을 사용할 시간이 기다려주는 법은 없다. 다시 말하면 시간과 적절한 행운의 크기가 맞아야 행운이 된다는 뜻이다.

행운의 네 잎을 찾아내서 기뻐 춤을 춘 너머지 기회를 독점하려고 뽑아낸다. 1년 후 그 자리를 기억하고 찾아와도 다시 볼 기회도 없어진다. 내 손으로 행운 종자를 말려버린 셈이다. 행운은 공유하고 공생하며 공존해야만 찾을만한 행운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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