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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에서 발견한 전북의 음식문화

꿈꾸는 세상살이 2022. 10. 3. 13:05

콩에서 발견한 전북의 음식문화

 

조숙정

국립민속박물관, 전라북도/ 2008.09.12./ 182

 

콩을 음식이라고 하면 될까? 안 될까? 몰라도 된다. 그냥 먹으면 되고 안 먹고 싶은 사람은 안 먹으면 된다.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콩을 조금이라도 먹어야 할 것이다. 쌀과 보리, , 옥수수를 주식으로 먹고 사는 사람들은 어느 정도는 콩을 먹어야 한다. 대신 육류를 충분히 먹어준다면 예외로 치고. 그 이유는 단백질 함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콩으로 보완시켜주면 되는데, 우리 주변에 쉽고 저렴한 식품이 콩이라서 그렇다는 말이다.

전래 음식의 본 고장이라면 서울, 전주, 개성을 쳐준다. 서울은 관리와 부자가 살아서 그렇고 사람이 많아서 그렇다. 전주는 향토 음식이지만 독특하고 서민의 입맛을 즐길 수 있는 음식이 많아서 그렇다. 개성도 마찬가지이다. 전주가 가진 음식은 무엇일까?

전주는 비빔밥과 콩나물국밥으로 유명세를 탔다. 개성은 황해도 음식으로 특정을 내미는 음식은 없다. 그 이유는 북한지역으로써 자세한 조사가 부족하고 인구도 적어서 간과해졌을 것이다.

전주 비빔밥은 예전부터 골동반으로 출발하였으며, 독특한 맛을 개선해가면서 유명해졌다. 순창의 고추장과 된장 맛으로 기본으로 하고 여러 가지 부재료를 첨가하였을 것이다. 기본인 쌀은 전라북도의 쌀을 활용했을 것이고, 고추장과 된장 역시 인근 지역의 콩을 활용했다고 여긴다. 쌀은 농도 전북의 맛이며, 고추장과 된장 역시 지역 콩을 기초로 하였음이 분명하다. 그 전에는 교통이 불편하면서 빈번한 거래가 없어서 그랬을 것이다.

 

우리나라에 보릿고개가 있을 때에는 부재료인 콩을 선호했다. 농토가 적어서 쌀이 부족한 것이며 보리와 밀의 생산이 적어서 그렇다는 말이다. 콩은 손바닥만 한 빈 땅이 있다면 바로 재배가 가능한 식물이라서 쉽고 소득량도 만족스럽다. 그러다가 1930년 즈음에는 중국을 뒤이어 세계 제2의 산출량으로 올라갔다. 1960년대에는 우리나라 자급 생산량을 100% 충족시켰다가, 2003년에는 국내 소요량인 167만 톤에 못 미쳐 105천 톤에 머물러 아쉽다.

2006년 조사 해보니 전남에서 39천 톤 가량 생산하였으며 경북에서는 31천 톤, 전북에서는 1400톤을 산출해냈다. 점유율은 23%18%, 6%에 해당된다.

 

우리가 말하는 콩은 땅콩을 포함하지 않으며, 일반 콩과 팥으로 크게 나누기도 한다. 일반 콩은 메주콩, 콩나물콩, 서리태, 완두콩, 강낭콩을 이르며, 팥은 팥, 녹두, 돈부를 주종으로 하며 일부는 완두콩과 강낭콩을 포함하기도 한다. 팥에 들어가는 경우는 이른콩이라는 올콩에 속할 경우에는 일반콩에서 빠져 팥으로 쳐주기도 한다는 말이다. 그러나 현재까지는 완벽하게 정해진 구분이 없다.

굳이 따진다면 일반콩은 일용하는 밥에 먹는 경우와 메주를 쑤어 부산물로 만드는 부재료를 포함하며 콩나물로 길러 먹는 경우가 해당된다. 팥은 일상 밥 대신 떡과 오곡밥, 찰밥, 죽으로 먹는 경우에 해당된다. 그러니 주식용과 별식용의 차이라고 보면 된다. 이것도 완벽하지는 않지만 대체적인 구분법이다. 일반콩 중에서 별종 즉 돌연변이나 미숙콩, 늦은 콩의 대표인 속이 다른 청태와 흑태는 떡에 놓아먹는 별미의 요소가 되기도 한다. 인절미의 맛을 판단하는 콩가루와 쇠머리떡의 식감의 진가를 판가름 짓는 기준이다. 그러니 그것도 불변의 법칙은 없다고 해석된다.

다른 기준으로는 밥에 먹는 밥밀콩과 메주콩, 콩나물콩을 일반 콩이라고 부르며, 나머지는 팥이라고 부른다. 형태상 기준을 구슬처럼 동그라며 맛은 고소하면서 바근바근하는 콩을 밥에 먹는 콩이며 메주를 쑤는 콩이며 콩나물콩을 기르는 콩을 그냥 콩이라고 부른다. 한편, 형태는 공처럼 동글지는 않으며 약간 긴 형태를 가져 잘쑥한 것이며, 맛은 달면서도 식감은 푸근푸근한 콩으로 떡과 죽에 주로 활용하는 경우를 팥이라고 부른다.

정말 콩으로 메주를 쑤는지 팥으로 메주를 쑤는지 모르겠다는 정도일 것이다. 사실 팥으로 메주를 쑤는 것인데, 콩으로 쓰는 메주보다는 훨씬 복잡하고 어려워서 잊혀지게 되었다. 근대부터는 반드시 콩으로 메주를 쑨다는 불문율만 남고 말았다.

 

현대인은 콩을 그리 좋아하지는 않는다. 그저 식감이 딱딱하다는 것이고 쌀 보다는 거칠다는 이유일 것이다. 그래서 콩나물만이라도 먹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본다. 콩이 가진 단백질을 무시하고는 살아가려면 반드시 다른 대체물을 찾아야 한다. 이른바 육류를. 그런데 콩밥 대신콩나물콩을 길러 먹으면? 콩기름을 들어는 보았을 것이다, 콩이 가진 지방은 콩나물콩이 되면서 현격히 떨어지는 대신 섬유질이 대폭 상승한다. 이러니 주거니 받거니. 또 마른 시래기에 비타민이 대폭 향상되었다는 보고서처럼 콩나물콩은 원래 없었던 비타민C 가 생기면서 비타민A도 현저하게 상승한다. 항상 변하니 필요하면 선택하라는 말이다.

 

밥콩으로 먹어도 좋다. 그러나 콩의 소화 흡수율은 60% 정도라서 꼭꼭 씹어 먹어야 된다. 2차 가공품인 된장은 85%, 청국장은 90%, 두부로 만들어 먹으면 95% 이상의 흡수율이라고 조사되었다. 우리가 먹는 완벽한 식품은 우유와 계란, 두부라고 불러왔다는 증거를 댄 셈이다. 두부를 먹고 체했다는 말도 들은 적은 없다. 전라북도의 콩이 진리라는 말이 아니라, 이 책을 전북에서 주관하면서 펴낸 책이라서 그렇다는 말이다. 그런데 지역적인 편파는 보이지 않았다. 그저 전주콩나물밥이 좋고 전주비빔밥이 좋다는 이유가 전북 쌀과 전북 콩이 품질 측면에서 좋았다는 결론을 내는 책이라고 여겨도 무난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