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것들/산문, 수필, 칼럼

어버이날 생각

꿈꾸는 세상살이 2006. 5. 8. 11:13

오늘이 어버이날이라고 합니다.

어제 고향의 어머님께 다녀 왔습니다. 물론 거리는 멀지 않아 가깝습니다.

미역국을 끓이고, 며칠 전부터 물김치를 담가서 모르긴 하지만 적당히 익었을 것입니다. 오렌지도 몇개 사서 들고 갔었습니다. 낼모레가 8순인데 꽃을 달아드리니 그것으로 달지 말고 이것으로 달아달라고 하시니 마음만은 자신을 위한 날로 생각하시는 듯 하였습니다. 같이 앉아서 놀고 계시던 이웃사촌들은 사골국을 끓여 왔느냐고 하였습니다.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들 생각하고 있나 봅니다.

해마다 가는 날이지만 내심 늙으신 어머님이 속으로는 기다리고 계셨을 것입니다. 또 그래야 겠지요.

다른 자식들은 멀리서 살고 있지만 저는 가까이서 살고 있으니까요. 한데 다른 자식들은 한 번도 어버이날에 찾아 오지 않았습니다. 어머님을 대신 해서 제가 서운합니다. 어쩌면 제가 잘 하고 있으려니 하고 그럴 것입니다. 그렇다면 제가 그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그것도 안되겠지요.

오늘이 다 가기전에 한번 더 주변을 둘러보는 마음을 가집시다. 만약 오늘 다 못하면 내일은 어떻습니까. 모레도 상관없습니다. 아무때라고, 항상이라도 생각하고 보살펴드리면 좋겠습니다.

 

아침에 가방속에 물건을 챙기면서 보니, 딸아이가 돈을 넣어 놓았습니다. 어제밤 내가 12시에 잠자리에 들때까지 PC만 하고 있길래, 일찍 자고 일찍일어나는 착한 아이가 (대학3학년)되라고 하였는데 몰래 작전을 꾸민다고 머리깨나 쓴 모양입니다. 봉투에는 맛있는것 사 먹고 필요한 물건을 사 쓰라는 것이었습니다. 며칠 전 딸아이가 잉어를 먹을 줄 아느냐고 물었을 때 무슨 말인지 몰라 얼버무리고 말았는데 제 딴에는 잉어즙이 좋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었나 봅니다. 그래서 겨우 눈치를 챈 그저께는 아무것도 사지말고 아무것도 준비하지 말라고 하였습니다. 그랬더니 직접 현금으로 준 것입니다. 그 돈으 매주 실시하는 아르바이트로 모은 것이니 제딴에는 아주 큰 돈이지요. 오늘 저녁에 같이 저녁밥을 먹고 나서 절반을 뚝 떼어내 오 만원은 용돈으로 줄 생각입니다. 아이들은 아이답게 키워야 하는 것인데 그렇게 못했습니다. 올해들어 용돈을 전혀 안 주었거든요. 자기가 아르바이트를 하니 돈 귀한 줄 알라고 일부러 그랬는데 아주 많이 미안한 생각이 듭니다. 이것이 서로 생각하는 가족의 마음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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