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 받기 /한 호철
우리 주변에서 요즈음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이 친절운동이다.
전에는 항공사나 고급 호텔에서만 실시되고 있는 것 인줄 알았는데, 이제는 모든 분야에 유행병처럼 번져 일상 생활 속에 자리잡고 있다.
어서 오세요.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고맙습니다. 안녕히 가십시오 는 기본이고, 맛이 어떻습니까. 혹시 불편하신 점은 없습니까. 좋은 하루 되십시오... 그러나 이러한 친절이 소비자와 제조, 혹은 판매자의 관계에 있어 항상 소비자가 우위에 서고 있는 것 같은 점을 부정할 수 없다. 특히 해피콜 제도와 같은 것까지 동원하여 친철을 베풀지만, 그 이면에는 그것이 사업상 경쟁 우위를 향한 전략이기도 하다. 그러나, 사실 따지고 보면 친절이 일방적일 수만은 없으며, 친절을 베풀면 그 친절을 받는 사람이 있게 마련이므로, 항상 상대적인 것이라고 생각된다. 베푸는 쪽은 비굴하리만큼 저자세로 대하지만, 받는 쪽은 거드름을 피운다면 좋은 현상이 아니다. 다만 받는 쪽이 숙달되지 못하여 제대로 받지 못한다면 그것은 생각해 볼 문제다. 최근에 각 업소, 기관마다 친절 강사를 모셔다가 베푸는 쪽에 대한 교육을 계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받는 쪽의 교육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저럴 때는 어떻게 받아야 되는지, 친절을 베풀지 않는 사람에게는 어떻게 친절을 유도해 내어야 하는지 등의 교육이 필요하다. 친절은 일방적이 아니고 상호 평등한 관계에서, 양쪽 모두를 편리하게, 편하게 해주기 위한 배려인 것이다. 그러한 배려를 받고도 응답이 없다면 문화수준이 낮은 것의 증명이다. 친절을 받는 것에 익숙지 못한 경우는 재치 있는 위트도 긴요한 응답이 될 것이다.
이제 우리는 받는 자세에서 베푸는 자세로 바뀌어야 하고, 받았을 때는 감사할 줄 아는 시민의식이 필요하다. 2001.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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