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것들/산문, 수필, 칼럼

바보 신호등

꿈꾸는 세상살이 2006. 6. 3. 15:38
 

 바보신호등 / 한 호철


  한밤중에 도로의 신호등이 정상 작동하는 경우도 있고, 차량통행이 적은 도로에서는 주의 신호등으로 바뀌는 경우도 있다.

  보통사람들은 정상 신호가 작동중이더라도, 한밤중에 차량통행이 적고, 인적이 드물면 그냥 임의로 지나가는 경우가 많다. 사실 어떻게 보면 차량이 뜸 할 때 신호를 지키면 시간낭비, 돈 낭비이고. 융통성이 없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래서 이러한 경우 어느 나라에서는 통행여부를 운전자 자율에 맡기는 경우도 있다. 그 대신 사고가 발생하면 그 자율은 법규에 의한 보호를 받지 못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법규준수를 자율의사에 따르지 않고 강제 준수에 의존하고 있다. 따라서 한 밤중에 인적이 뜸해도 교통법규를 잘 지켜야할 의무가 있다.

 교통법규 위반이 가장 심한 것이 버스와 택시인 대중교통 수단이라고도 알려져 있다. 최근 서울시에서 택시기사들이 한밤중에 정지선 잘 지키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그들이 자신들의 명예 회복을 꾀하고, 안전의식을 함양시키기 위하여 보이지 않는 곳에서부터 잘 하자는 내용은, 지금까지의 부정적 이미지에 대한 신선한 충격이다.   우리도 교통선진국이 되기 위하여는, 어리석고 바보스러울 만큼 법규를 잘 지켜야 이루어 질 것이라고 생각된다. 신호대기 중이거나 소통이 원활하지 못해서 차례를 지키고 있을 때, 슬금슬금 옆으로 다가와 눈치를 살피다가 휭하고 지나가는 차량을 보면 없던 짜증이 생기고, 괜히 손해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나도 바쁘긴 하지만 나보다 대중을 위하여 규칙을 지키고 노력하는 마음이 잘하고 있는 것인지 하는 생각마저 들 때도 있다. 이런 때는 교통이 한가해져도 꼼짝 않고 부동자세로 서있는 신호등이 얄미워지기도 한다. 이렇게 신호를 잘 지킨다는 것은 융통성이 없는 것하고는 다른 것이다. 스스로 교통신호를 잘 지켜야 차에서 내린 나의 안전도 보장되는 것이다. 교통신호는 잘 지키라고 만들어져 있는 것이다.

 우리 모두 교통질서를 잘 지키는 바보가 되어 보자!   2001.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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