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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강국의 운전자

꿈꾸는 세상살이 2006. 6. 3. 15:41
 

자동차 강국의 운전자 / 한 호철


  우리나라는 자동차 강국이다.  세계적으로 남의 나라의 기술을 도입해서라도 자동차를 조립 생산해 본 경험이 있는 나라는 49개국뿐이고, 그중 우리의 총 생산 능력은 440만대로 세계 4위에 속한다. 2001년의 생산대수는 294만대였고, 인구 3.7명당 1대의 자동차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전체적인 자동차 문화에서는 여러 면에서 뒤진다.  국토가 좁으니 도로연장도 작고, 짧은 기간에 자동차가 급속도로 늘어나니 교통문화가 잘 전파되지 못 했을 게 뻔하다.  고도의 산업화 과정에서 부의 상징이 되고, 과시의 표현 방법이던 자동차가 이제는 생활의 한 부분이 된 것이다.

직업상 업무용, 생계용, 그리고 출퇴근 교통수단으로서의 운송수단, 여가를 즐기기 위한 레저용 등 아주 다양한 용도로 나뉘어진다.

이제 1가구 1차량 시대가 된 지금 교통 혼잡이나 환경오염, 도시 주차난과 차고지 부족으로 인한 주차는 가히 심각한 상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량 숫자는 계속 늘어나고,  소유자의 기호에 맞춰 차량의 종류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차량 문화 체계가 아직 덜 잡혀진 우리나라에서 자가용 10년 타기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  영업용이 아니고 사업용이 아닌 차량으로서, 비교적 운행거리가 짧은 자가용은 10년 정도를 타야 차량에 대한 감가상각도 하고, 자원의 활용 면에서도 좋다는 얘기다.  물론 그것으로 인한 역기능도 있다.  차량 노후화로 인한 매연 등 환경오염도 있고, 속도가 낮아 교통 혼잡을 유발한다거나, 일그러진 모습으로 도시미관을 해친다거나, 낮은 연비로 고가의 수입연료를 많이 소비한다는 등의 비난을 받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계속하여 자가용 10년 타기 운동이 꾸준히 번지고 있다.  그것은 그 나름대로도 좋은 점이 더 많이 있는 것이기 때문이리라 생각된다.  개인이 소형차를 출퇴근 위주로 10년 간 탔을 때 차량 구입관련 비용을 제외하고 드는 비용은,  차량 구입비의 4배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는 김제시청의 한 공무원이 소형차를 구입한 1993.11.17부터 9년 간 적어 놓은 차계부에서 알 수 있다. 차량 구입비는 5백 60만원이었고, 운용비용은 2,156만 원이며, 21만 km를 약간 넘게 타고 다녔다.

  국내의 한 자동차 제조회사에서 2001년도에 조사한 결과가 나왔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5년 4개월을 주기로 자동차를 바꾼다고 했다.  이 수치는 2000년도는 4년 11개월, 1999년도는 4년 6개월,  1998년도는 4년 3개월, 1997년도는 3년 9개월, 1996년도는 3년 8개월로 계속적으로 연장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한가지 수치만 보더라도 이제 자동차는 과시용이 아니고, 필수품으로 그냥 운송수단일 뿐이라는 생각이 자리 잡아가고 있는 것 같다.  그러면서도 도로망이 좋아져 장거리 운행이 더 늘어나고 휴가시 주요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형차가 월간1,408㎞, 경차 1,483㎞, 준 중형 1,536㎞, 중형 1,644㎞, 대형 1,772㎞, 미니 밴 1,898㎞, 스포츠카 1,937㎞로 한달 주행거리가 길어지는 것은 대형차는 주로 장거리를 운행하고, 소형차는 출퇴근 등 일상 근거리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장거리 운행시 대형차는 안락함과 안전함으로 편리성을 주는 것으로 추측된다.  그리고 오토 캠핑이나 비포장 도로 등 험로 주행과 속도감을 즐기는 차량이 레저용으로 자리 메김 하는 것이라고 보여진다.  이것은 차량을 제조하는 회사의 의도대로 주 용도에 맞게 제대로 활용하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이제 우리나라도 차량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자동차 문화가 한 단계 성숙된 단계로 진입했음이 분명해졌다. 

이제 남은 것은 도로 위에서의 교통문화이다.  주차금지 구역에 주차하는 것과 이면도로에서 대 도로로의 진입방법,  양보 운전 등 모든 면에서 꾸준히 나아지고는 있다, 그러나 매년 신규로 운전면허를 취득하는 초보자들이 처음부터 올바른 습관을 들이도록, 선배운전자 모두가 모범이 되어야 할 것이다. 초보운전이라는 표지를 달고 가면 무시당하기 때문에 그냥 간다는 초보 운전자의 생각은 잘못되었다. 나는 초보고 너는 능숙 운전자니까, 당신이 알아서 비껴가라는 식의 자기본위 운전은 사고를 유발하기 쉽다. 초보운전이라는 표지를 부착하면, 이를 본 후미 차량의 운전자는 순간 조심을 하게된다.  만약 초보운전자가 난폭 운전을 하거나, 긴급 상황이 발생하면 능숙 운전자에 비하여 대처능력이 훨씬 떨어지게 된다. 그러니 능숙 운전자가 난폭 운전을 하더라도 초보운전자는 얌전 운전만을 하라는 것도 아니다.  초보 운전자는 능숙 운전자에 비하여 사고 발생을 방어할 능력이 부족하므로, 제2, 제3의 연쇄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자는 뜻이다. 도로 주행은 오락실에서 컴퓨터로 혼자 운전게임을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거기에다가 직업의 특성상 어쩔 수 없다고 말을 하는, 택시나 노선버스 등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이때, 우리 모두 선진 교통질서를 정착시키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2002. 6. 17


구 분

경차

소형차

준중형

중형

대형

월간주행거리

1,483

1,408

1,536

1,644

1,772


구 분

미니밴

스포츠카

월간주행거리

1,898

1,937


조사년도

1996년

1997년

1998년

1999년

2000년

2001년

자동차교체주기

3.8년

3.9년

4.3년

4.6년

4,11년

5.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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