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것들/산문, 수필, 칼럼

여성 총리의 기대

꿈꾸는 세상살이 2006. 6. 3. 15:49
 

여성 총리의 기대 / 한 호철


2002년 7월 31일(수요일)에 장 상 국무총리 지명자가, 국회 공직자 인사 청문회를 거친 후 임명 동의안을 통과하지 못하고 부결되었다.  찬성 100표에 반대 142, 기권 1, 무효 1표로 부결된 것이다.  이번 청문회에서 장 상 총리서리는 여러 가지 문제점을 들어내기는 했지만, 그래도  서운한 면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그것과 아울러 답변 과정에서 무성의하고 자신과는 관계없는 일이며, 나는 잘못한 것이 없다는 식의 답변이 거부감을 심하게 불러 일으켰다는 내용도 전해졌다. 이로써 우리나라 헌정사상 첫 여성총리의 탄생은 무산됐다.  또한 총리 임명 동의안의 부결은 우리 역사상 7번째다.

이 사건으로 가장 큰 회의를 가지게 된 곳은 장 상씨를 임명한 대통령과 정부 조직이라고 보겠다. 다시 말하면 자격 미달의 인사를 총리로 임명했다는 평을 들을 수도 있고,  레임덕현상으로 대통령이 총리 임명시 국회의 다수당 편의 의원들에게 물어보고 임명해야 된다는 길들이기식 행태가 될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여당도 자기당의 의원 수보다도 적은 수의 찬성표가 나온 것에 대해, 당내 이탈표가 있었음을 인식하고 내분 갈등을 안게 되었다.  그러나 반대로 거대 야당 역시 수에 의한 힘의 논리로 일 처리를 했다는 비난을 받을 것에 대해 걱정들을 했다.

이런 내용들을 종합해보면, 장 상 총리서리의 국회 임명 동의 안이 가결되어 총리직을 수행하기를 바랬으며, 청문회 과정에서 교육적 차원이거나 길들이기식 차원의 겁주기 한판을 보여주는데 그치려 했었는데, 멈추는 시점을 지나쳐 신호대기 중인 앞차를 들이받은 격이 되고 말았다. 게다가 어느 야당의 대통령 후보로 나선 사람과 장 상씨의 문제를 비교해 볼 때, 그 정도가 차이는 있겠지만 만약 거대 야당의 힘의 논리에 따라 부결되었다면, 총리보다 권한이 더 많은 대통령의 조건으로는 도덕적으로 더 완벽해야 되므로 곤혹스러운 지경에 이르렀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거기다 유권자의 절반이나 되는 여성의 목소리를 진정시키기에 부담감이 있어, 각자 자기들 책임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이제 국민들은 비록 말을 안 할 뿐이지 내용은 어느 정도 알고 있다.  더 나아가 유추해석도 할 줄 안다.  매일 매일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고, 꿩 머리 처박는 것만으로 꿩이 아니라고 말할 수는 없는 것이다.

 2002년에는 창군이래 첫 여성장군이 탄생했고, 그것도 간호사관학교 출신이 아닌 일반 대학 간호학과의 간부후보생 출신이 발탁되어 신선감을 주기도 했었다.  이번에도 우리나라의 새로운 장을 여는 한 면이 되기를 바랐던 많은 국민들이 실망하게도 되었다.  이제 우리도 다른 나라처럼 여성의 정치 참여에 문호를 열어야 할 것이다.   2002. 08. 01


'내 것들 > 산문, 수필, 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선물의 크기  (0) 2006.06.03
남이 보는 시각  (0) 2006.06.03
내 덕 네 탓  (0) 2006.06.03
사람다운 사람  (0) 2006.06.03
예의바른 국민  (0) 2006.0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