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것들/산문, 수필, 칼럼

쌀 가격 정책

꿈꾸는 세상살이 2006. 6. 4. 14:05
 

쌀 가격 정책 / 한 호철


 우리가 WTO에 가입한지도 몇 년이 지났다.

 이제 농산물 시장이 개방되고 쌀마저도 수입 된지 오래되었다. 해마다 쌀 수입량을 조금씩 늘리는 등 조절을 해왔지만, 이제는 거의 개방하다시피 되었다. 남은 것은 수입관세를 조정하는 정도이다. 지금 우리의 쌀값은 80Kg 1가마에 140,000 ~ 150,000원씩 하는데 열 건조기로 건조한 것이 싸고 자연광으로 건조한 것은 조금 비싼 편이다.

  국제 시장의 쌀 가격은 우리의 20% 수준이라고 한다. 그러니 수입품은 관세를 400%이상 붙여야 국내산 쌀과 경쟁이 될 것이다. 물론 신토불이로 맛이나 영양면에서는 차이가 나겠지만, 그래도 지금처럼 가격차가 심하면 소비자들은 저렴한 제품을 구입하게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더욱 중요한 것은 우리의 식단에서 쌀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줄어든다는 것이다. 이런 추세라면 수년 내에 주식 1위 자리마저도 위태로운 상황이다.

 그런데도 농민들이 쌀값 보장, 추곡수매가 보장 등을 요구하게되면 정부는 2중 곡가제를 써야 되는데, 결국은 세금으로 그 재원을 마련할 수밖에 없다. 그러면 다른 국민들이 낸 세금으로 농업 하는 사람들을 지원하는 결과가 되는 것이니, 이것은 전 산업군에서 형편에 어긋나는 일일 것이다.

  가을에 추수한 이엉으로 지붕을 덮고, 쌀은 두 가마쯤하고, 연탄 3백장과 김장김치 100포기만 있으면 한겨울을 날수 있을 것 같았던 시절도 있었다. 이제는 쌀의 위상이 달라지고 김치 먹기를 싫어하는 세대가 되고 보니, 우리의 식생활 문화가 달라진 것을 실감한다. 쌀 소비가 적어져서 상대적으로 쌀이 남아도는데도 쌀 가격은 높이고 농가를 보호하여야 한다면, 그 정책은 정말로 어려운 일임에 틀림없다. 반대로 수요공급 법칙에 따라 쌀 생산은 변함이 없으나 소비가 적어져서 쌀이 남으면 당연히 쌀값이 내려가야 되는데, 우리가 느끼기에는 절대적인 금액면에서 아직도 비싼 값이니 불합리한 것 같다.  게다가 농민들은 생존을 위하여 여기저기서 시위를 하고 있으나,  농림 정책자들은 자기 업무담당 국민보다도 더 많은 다른 산업의 국민들을 감안하면 정책을 쉽게 결정할 수도 없어 어려울 듯싶다.  문제는 쌀 생산농가가 생산성을 높이고, 원가를 낮추는 작업들로 대책을 수립하여야만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농업이 1차 산업인 관계로 조건이 변하지 않는 한 쉽게 달성 될 수만도 없는 것이니 안타까울 뿐이다.   2001. 1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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