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것들/산문, 수필, 칼럼

졸업은 취업의 1차 관문

꿈꾸는 세상살이 2006. 6. 4. 17:52
 

졸업은 취업의 1차 관문 / 한 호철


  이 번 2002학년도 대학 정시 모집 입시에서 여러 가지 기록이 발생하였다. 수학능력시험 직후부터, 예년대비 적게는 20점 정도와 많게는 100점 정도까지 낮은 점수가 예상됐다. 그 이유는 수능시험을 난이도 상에서 변별력을 가르기 위하여 어렵게 냈다고 했다. 아무리 목적이 있다고 해도 전년대비 너무나 많은 점수차이가 났던 것이다. 그러다 보니 우리나라의 가장 인기있는 대학교에서도 미달사태가 발생하여 추가모집을 실시하게 되었다. 그런가 하면 어느 학과에서 합격자중 최고 점수와 최저 점수 차가, 수능기준 100점도 더 나는 곳이 있었다. 그런데 각 학교마다 공통된 현상은 졸업 후 취업이 잘 되는 학과에는 집중 현상이 있고, 취업이 어려운 학과는 대체로 지원자 부족현상이 심하게 나타났다. 이제는 수능시험이 어렵든 쉽든 상관없이, 대학 졸업 후에 취업이 잘 되는 것에 더 신경을 쓰는 시대가 되었다.

 지금 시대는 보통학과를 졸업한 후 취업이 어려워지자, 취업이 잘 되는 학과를 택하여 재 입학하거나 편입을 하고, 그것도 아니면 재교육, 보충교육 등을 받고자 희망하는 취업 준비생들이 많아졌다.   아예 처음부터 취업 우선을 고려하여 학과를 선택하는 영악함 마저 보인다.

 그러나 이것은 국가를 이끌어 가야할 젊은이들의 자세로는 바람직하지 못한 것이다.  순수문학이나 기초과학 분야, 사회 간접시설 등 골고루 모든 분야에 걸쳐 학문을 연구하는 전문가들이 나와야 하는데, 직업을 갖고 밥벌이를 위한 취업의 조건으로 대학을 택한다면, 개인의 장래는 쉬워질지 모르나 국가의 장래가 자못 걱정된다.

 그러나 일면 긍정적인 면도 없지는 않다. 지금까지는 금기시하던 여성 전문직이나 남성 전문직, 그리고 힘들고 어려운 직종이더라도 직업으로서의 가치를 부여하고, 과감히 지원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더 비약하면 직업의 귀천이 없어졌다고 까지 말할 수 있겠다. 남성 의상디자이너와 미용사는 이제 보편화된 정도다. 피부미용사, 간호사, 유아교육 분야까지도 남성들의 개척대상 분야를 넘어섰다. 이렇게 건강한 사고로 일을 갖기 위하여 노력한다면 각자 맡은 분야에서 큰 발전이 있으리라 기대된다.  다만  법을 만들고 그것을 집행하며 군림하는 기득권자와, 수능시험을 어렵게 내고 변별력을 찾는 사람들까지도 사회현상을 이해하고 변화한다면, 우리의 노동 가치는 점차 인정받을 것이라 생각된다. 이제는 졸업 후 취업을 걱정하는 세대가 된 만큼 건전한 사회에 건전한 근로를 정착시켜야 하겠다. 그리고 졸업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세계로의 시작이라는 말이 실감나는 때이다.  2002. 0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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