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과 육성 / 한 호철
최근에는 각 기업에서 소요인력을 충원하는 시기가 어느 특정기간에 편중되지 않고, 년 중 이루어지는 경향이 있다. 그만큼 유연하게 필요한 시기에, 필요한 만큼을 채용한다는 의미도 있겠고, 많은 기업들의 채용이 몰리는 시기에 같이 실시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피해를 줄이려는 노력도 엿보인다. 그러나 그것도 나름대로는 단점이 있다. 년 중 어느 때든지 손쉬운 기업에 취업을 한 후, 많은 기업들이 취업문을 여는 이른바 취업시즌까지 근무를 한다. 그리하여 차분한 마음으로, 나름대로 충분한 자료를 가지고 도전하면 유리한 입장에 설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기업은 반대로 그 과정에서 손실을 입게 된다. 아직 제대로 된 기술을 가르치기도 전에 퇴사하게 되므로서, 계속 인재를 육성하는 교육기관이 되어 버리는 셈이고, 취업자로서는 돈 받고 교육받으며, 경력도 쌓고, 정보도 얻는 이상한 현상이 빚어지고 만다. 그래도 그것을 제도적으로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으며, 다만 각자의 기업윤리, 직장인 윤리에 맡길 뿐이다.
이렇게 어렵게 사원들을 선발한 기업의 입장에서는 초기 이탈을 방지하는데 적잖이 고심하고 있으며 그 대책들도 다양하다. 학생들이 졸업하기도 전에 학교에 찾아가서 홍보도 하고, 기업의 특성에 맞게 수리에 밝은 사람 또는 사고력, 논리, 창의력을 중시하는 등 특색 있는 전략도 동원한다. 어느 경우에는 장학금을 걸고 미리 예약하는 경우까지도 있다. 이렇게 입사를 하고 나면, 각자는 기업체에서 수습기간을 거쳐 업무 적응능력을 검증 받게 되며, 그 과정을 통과하면 정식으로 발령 받게 된다.
그런데 어느 기업에서는, 처음으로 입사해 단체로 연수원에 들어간 신입사원들의 부모님들에게, 존경과 감사의 표시로 꽃다발과 포도주를 선물하고 편지를 보내서 주목을 끌었다. 자식을 키워 사회의 일꾼으로 성장한, 장래가 촉망되는 댁의 자녀를 우리 회사에 보내 주신데 대한 감사이며, 앞으로 회사는 그 재목을 사회의 큰 일꾼이 되도록 배려를 아끼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하였다. 사실 그 회사가 계속하여 사원들을 얼마나 지원하고, 육성해 나갈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그 때의 마음은 그러했을 거라고 생각된다.
이런 편지를 받은 신입사원의 부모들은, 반대로 회사에 대한 고마움의 전화, 편지 등을 보냈다고 전해졌다. 우리 아들을 취직시켜줘서 고맙다고 인사해야 옳을 사람한테서 오히려 칭찬을 들으니 그 기쁨이야 오죽했으랴. 세상에 살다 보니 이런 일도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을 법도 하다. 그러나 이렇게 확정한 신입 사원들이라고 해서 사원들의 회사 생활이 편하게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회사에서는 그 사람들을 하나의 전문가가 되도록 채찍도 가하고 당근도 부여한다. 현재 많은 기업들이 승진에 필요한 조건들을 제시하고 있는데, 기업의 문화와 특성에 맞게 독후감, 논문 등으로 쉴새없이 담금질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년 간 일정 학점을 따야 되는 사내 학점 이수제라든지, 승진 시험에 지정 독후감과 논문을 제출하여 심사하는 것이라든지, 일 년 동안 정해진 분량의 독서를 기본으로 하는 등, 그 방법은 복잡하고 다양하다.
이 방법들은 사원들이 좋아해서 먼저 제정한 것은 아닐 것이며, 좋아하든지 싫어하든지에 상관없이, 회사 내의 경쟁에서 살아 남고, 기업 간 경쟁에서 살아 남기 위하여 공감하고 찬성하며 따르고 있다. 그러나 인재 육성은 본인 혼자서 열심히 노력하고 책을 선정하여 본다고만 이룩될 수 없으며, 회사차원에서의 과감한 투자도 필요하다. 1999년에 208억 원을 사원 교육비에 투자하고, 2000년에는 279억 원, 2001년에는 368억 원을 사용한 기업도 있다. 그리고 2002년도에는 역대 최다 1,214억 원을 교육비로 배정하기도 했다. 물론 기업의 규모나 경영 실적, 기업 문화에 따른 영향을 받겠지만, 어렵게 선발한 인력을 우수한 인재로 육성하는 것은 역시 당연한 일이고, 그 수단에 교육이 포함될 것이다. 이러한 교육투자는 안식년제와 같이 상당 기간 동안 업무를 떠나서 교육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MBA, CEO 과정 등 교육기관에 입교하는 형태로까지 발전하고 있다. 이렇게 양성된 사원들은 회사에서 즐겁게 일하며, 가진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여 기업 발전에 이바지하여야 할 것이다. 따라서 각 기업은 업무 성과가 우수하거나 모범이 되는 사원을 골라 포상하고, 사기를 복 돋우며 타인을 자극하여 분발하도록 하는 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연말 연시 또는 창립기념일에 포상하거나, 필요시 어느 과제가 완료되었을 때, 또는 긴장의 도를 늦추지 않도록 하는 여러 가지 행사를 실시한다. 그 때 포상 대상자를 선발하는 방법도 사원들의 추천에 의하기도 하며, 경영자의 확인 발굴 과정에서 선정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것 역시 각 기업의 형편에 따라 보상의 차이가 있기 마련이다. 적게는 식사권, 상품권부터 많게는 부부동반 단체 외국 여행 등 종류도 다양하다. 어느 회사는 전 직원과 협력업체의 직원 가족들 모두에게 대표자 사비로 3박 4일 해외여행을 제공한 경우도 있다.
종업원이 마음 편히 일할 수 있고, 일 처리하는데 능력의 부족함이 없으며, 성심껏 일할 수 있는 직장을 만드는 것은 종업원 혼자만이 할 일이 아니다. 자신을 길러준 직장을 떠나 다른 곳에서 그 기술을 활용하는 것은, 그 사원의 기본적인 양심의 문제이기는 하지만, 그러한 여건을 만들어 준 직장 또한 책임이 있는 것이다. 그러기에 잘 교육받은 사원을 채용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지만, 그 사원을 육성하여 충분한 능력을 갖춘 인재로 계속 보유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각 기업들은 경쟁적으로 교육을 강화하고 사원복지에 힘쓰며, 기술 유출을 막고, 가용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여 최대의 성과를 창출해내기 위하여 노력하는 것이다. 2002. 09.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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