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보호 / 한 호철
익산에도 명예 환경 감시관이 있는데, 사실 별 관심이 없던 나로서는 그런 것이 있는 지를 잘 몰랐다. 10월 5일은 환경보호헌장이 채택된 지 23년이 지났고, 익산시 지부의 현 김회장은 16년째 이 일을 맡아오고 있다고 한다.
아무리 환경을 사랑하고 아끼며 감시활동을 편다고 하더라도, 직업이 아닌 부수의 일 인만큼 본의 아니게 실행하지 못 한때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의 행동을 칭찬하는 사람들의 말을 빌리면, 매주 일요일이면 한 번도 거르지 않고 환경보호 운동에 앞장서 왔다고 한다. 몇 번을 생략했는지가 문제가 되지 않으며, 오로지 16년이란 긴 시간동안 묵묵히 봉사의 길을 걸어왔다는데 감탄해마지 않는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16년의 일주일에 한번이 문제가 아니고, 160년 동안 매일 매일 실천해도 부족한 것이 환경보호이고, 자연 지키기이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가 이번에 국민훈장 석류장을 받았다. 자체가 크기도 하지만, 돌아보면 그의 행적이 높아 보이기도 한다. 내가 아는 김회장은 평소 나서기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자신을 내세워 돋보이게 하려고는 하지 않는 성격이다. 그런 면에서 이번의 상은 더 값져 보인다. 분명 여러 사람들이 그의 나서서 일하기 좋아하는 일관된 행동에 고마워하고 감사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우리도 모든 일에 나서서 적극적으로 행해 보자. 나를 내세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일 처리를 잘하기 위해서 행해보면 좋을 듯 싶다. 그러다가 내 능력이 부족하든지, 아니면 여건이 안 맞아서 큰 일은 못하더라도 상관없다. 그렇게 되면 내가 완성까지는 몰라도, 최소한 다른 사람들이 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분위기 메이커 역할은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그 일은 나의 입신양명을 위한 것보다 남을 돕는 일이거나, 교육부문이거나, 환경부문이면 더욱 값져 보일 것이다. 나 자신은 낮추면서도 일은 잘되고, 그러면서 남을 높여주는 그런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거기에 무슨 대가를 바라면 안 된다. 그러다가 상대방이 내 기대에 못 미쳤을 때 실망하게되고, 내가 한 일에 대해 후회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 그 일은 계속 이어질 수 없고, 밝은 사회, 건전한 사회는 기대하기가 어렵다.
내가 행한 사소한 행동의 결과는 내 자식들에게 되돌아오는 것이다. 야산에 버린 텔레비전이나 폐냉장고는 토양이 제대로 숨쉬지 못하도록 하며, 거기서는 풀이나 나무, 곡식 등 식물이 자랄 수 없다. 이러한 것들이 몇 개만 모이면 다람쥐 등 동물들도 살지 않고 떠나 버린다. 식물과 동물이 살지 못하는 환경에서는 인간도 살지 못한다, 이러한 곳을 자식들에게 물려주고 싶단 말인가. 병충해 때문에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는 도저히 농사를 지을 수 없다는 환경이 되었지만, 그러한 죽어 가는 환경을 만든 것은 그렇게 절박한 불가항력의 조건도 아니었다. 규격봉투를 사용하고, 재활용품을 가려내며, 정해진 곳에다 정해진 시간에 배출하는 작은 것부터 실천하여야 한다.
내가 앞의 김회장처럼 커다란 봉사는 못하더라도, 그 봉사활동을 하도록 만드는 원인을 발생시키지 않는 것 또한 커다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조금씩이라도 남과 더불어 사는 사회임을 인식해 갔으면 좋겠다. 2002. 10.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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