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것들/산문, 수필, 칼럼

고창예찬

꿈꾸는 세상살이 2006. 6. 4. 18:10
 

고창예찬 / 한 호철

  

  고창군은 농도 전북에서도 서남지방에 치우친 고장이다.

1914년에 고창과 무장이 병합되었고, 1955년에 고창읍이 생겼으며, 13개 면이 존재하게 되었다. 총 인구는 75,000명 정도이고, 고창읍의 인구는 23,000명 정도의 작은 도시이다. 요즈음은 도로망이 좋고 교통수단도 좋아서 쉽게 오갈 수 있는 곳이지만, 10년 전까지만 해도 산골 소도읍을 연상하는 그런 곳이었다. 그런 고창군이 올해 전북 도민체전을 실시한다.

  최근 몇 년간은 최우수 자치 행정지역으로 선정되기도 했으며, 이제는 인근 도시들과 시원한 도로망도 가지고 있다. 논에서는 벼 외의 다른 작물을 심지 못하도록 하는 강한 정책으로 벼를 권장하여 소득 증대를 이루었고, 약간의 인공적인 주변 환경 정비도 있었지만, 고인돌 군을 세계 문화 유산으로 유네스코에 등록시키기도 했었다. 군이 내세우는 축제로는 모양성제, 수산물 축제, 오거리 당산제, 동백 연꽃제, 해풍 고추축제 등이 있다.

  고창 수박은 당도가 높아 이미 전국적으로 유명 특산물이 되어 있고, 수박을 재배하는 면적은 낮은 구릉지대의 황토밭에 많게는 10,000평, 20,000평씩의 단일 경작으로도 유명하다. 또한 지역 특산물로는 고창 복분자주를 개발하고 대량 생산하는 공장을 세우기도 했다. 이것 역시 산딸기나무 밭에서 대단위로 경작하여 거두어들인 산딸기는 공동 생산, 공동 제조의 성격을 띤 공장에서 생산하는데, 지역 특산물의 차원을 넘어 지역명품으로 자리 메김하고 있다. 또 어느 곳이나 포구에는 있게 마련인 풍천 장어를 널리 알려 소득 증대의 일환으로 삼기도 하였다.

  관광으로는 유명한 선운사를 정점으로 봄에는 동백꽃을 특화시키고, 가을에는 상사화를 특화시켜 관광객을 맞고 있다. 물론 효과도 없는 농업사 박물관이나 해수탕 등도 있기는 하지만, 전체적인 평은 나름대로 성공적이라고 생각된다. 이러한 고창군은 주변환경이 가지고 있는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여, 약점을 강점으로 변화시킨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도 않지만 한 번에 이룩할 수도 없다. 체적인 몇 개년 계획에 의하여 차근차근 실행한 결과라 생각된다. 잘되고 못되고는 지나보아야 알겠지만, 장기계획에 의하여 하나 씩 하나 씩 달성해 간다면, 어느 시점에서는 살기 좋은 고장이 될 것이다. 전체 인구가 시내의 과밀동 1개 지역의 인구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주어진 환경을 자원화 하는 모습은 발전적이고, 진취적인 생각이라 여겨진다. 우리는 그들의 계획성 있는 삶에 찬사를 보낸다. 다음은 고창관내의 오염되지 않은 마지막 해수욕장이, 서해안의 대표적인 해수욕장으로 거듭난다면 맑은 물과 푸른 숲, 조용한 마을의 자랑거리가 될 것이라고 생각된다.

 거기다가 고창은 전국 유일의 개방된 민간 비행장으로 등록되어 있는 동양기전의 고창비행장도 가지고 있다. 이곳은 앞으로 펼쳐질 항공시대의 시발점이고, 해외 원정 교육비도 절감하여 외화절약도 하고, 국내 항공인력의 산실이 되며, 레저 항공국가의 면모도 세워 줄 천혜의 조건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제 교통도 편리해졌고, 인구도 적고, 사육 가축수도 적고, 주변 접근성, 관광지 중심 역할 공항기능 등 활용 할 가치는 얼마든지 있다고 본다. 지금 이 정도의 비행장 건설을 위하여 전남 고흥에서는 600억 원의 계획 예산을 산출해 놓고 있다. 이제 고창 주민들이 해결하여야 할 숙제는 이러한 자원들을 하루 속히 정상가동 시키는 것이다. 이것이 고창의 지명도를 높이는 것임과 동시에, 주민들의 숙원사업인 소득 증대에도 보탬이 된다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잘 닦여진 비행장에서 비행기는 격납고에 들어있고, 학교를 짓거나 공장을 지어서 주민 소득 증대를 위하라고 한다면 무리한 요구일 수밖에 없다. 적절한 비유인지 모르지만 다 같이 배고프면서도 어떤 이는 밥 얻으러 다니는데, 어떤 이는 가만히 앉아 있어도 차려다 주는 밥이 식었다고 새 밥을 원하면, 앞뒤가 맞지 않는 행위이다. 이제 고창 비행장이 원래의 목적대로 제 구실을 하여 주민들의 숙원사업도 해결하고, 항공레저의 중심이 될 수 있었으면 더욱 좋겠다.  2002. 09.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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