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둔산 축제 / 한 호철
한국의 명산 중에 대둔산도 포함되어 있다.
대둔산은 남한의 8경중 하나라고 하며, 혹은 호남의 소금강이라고도 한다. 충남과 전북의 경계지이면서 각기 도립공원으로 지정해 놓을 정도로 중요한 산이다. 전북에서는 완주군 운주면을 중심으로 1977년에 도립공원으로 지정했으며, 그 옆에는 충남의 논산시와 금산군이 있다.
금산은 전국 최대의 인삼 집산지로 유명한 지역이다. 예전에는 전북에 속해 있었는데 근래에 충남으로 소속을 변경한 곳이다. 전북 진안에서 금산보다도 더 많은 인삼이 생산된다지만, 거래량으로 보면 금산이 훨씬 많다. 아마도 생산 따로, 거래 따로 인가 보다. 인삼은 BC 50년경부터 전해 오는 약용 식물로 4~6년 생을 수확하는데, 중간에 이식 할 때의 토양, 수분, 영양분 등에 따라 잔뿌리, 곁뿌리가 달라진다. 매년 한 개의 줄기 기둥이 나오므로, 인삼의 머리를 보고 몇 년 근인지를 판가름한다고 하지만 그 것 역시 어려운 형편이다.
금산군의 한 시골은 군청에 가려면, 반대방향으로 멀어져 가는 전북 무주행 버스를 타고 왔다가, 다시 목적지 금산방면으로 가는 버스를 타야되는 행정구역상의 불편함도 함께 가지고 있는 그러한 곳이다. 익산에서는 대둔산을 거쳐 금산을 가는 직통버스가 하루에 3번 있을 정도로 열악하다. 그러나 전주에서는 한시간에 한 번씩 다닐 정도로 중요한 고장이기도 하다.
우리는 약 1시간 20분 거리의 그곳을 소중히 여긴다. 산세도 좋거니와 적당한 등산로, 노약자를 위한 케이블카까지 갖추고 있어 휴식처로 손색이 없다. 높이 81m, 폭 1m의 금강 구름다리는 일품이며, 또 능선을 따라 삼선바위, 임금바위, 입석대, 마왕문, 장군봉, 동심바위, 형제봉, 금강봉, 칠성대, 낙조대 등 기암 절벽은 금강산 못지 않다는 평이다. 이런 곳이 인근에 있어 좋다. 그 산을 가려면 구불구불 시골길로 한 참을 가야하고, 가면서 논과 밭은 볼 수 있으나 중간에 쉴 만한 곳은 별로 없어도 그래도 좋다. 물론 더 가깝고, 더 편리한 곳이 많이 있어도 좋겠지만 이 정도만 해도 훌륭한 곳에 속한다. 항상 가까이서 가치를 모르고 지내는 것보다는, 적당한 간격을 두고 고맙게 여기는 것이 더욱 값질 수도 있다.
이 가을이 다 가기 전에 약간의 시간적 무리를 해서라도 둘러 봄 직한 곳이다. 거기다가 10월 19일부터 21일까지는 대둔산축제가 열리는 기간이다. 성질 급한 사람은 먹을 생각하지 말라는 맑은 물의 붕어찜이나, 산채 비빔밥, 도토리 묵 등의 먹거리와, 지역 특산물과 임시 장터, 각 종 생필품을 깊은 산 속 옹달샘까지 운반해 온 볼거리 등등 거기에는 사람 사는 정이 있는 곳이다.
약간은 부족하더라도 나의 주변에 있는 것을 풍족히 생각하고, 고맙게 생각하며 감사 할 줄 알자. 풍족한 삶은 그런 마음가짐에서 비롯될 것이다. 2001. 10.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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