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의 시작 / 한 호철
세계의 상권이 아직까지는 북중미와 유럽에 편중되어 있으나, 곧 아시아로 이동하리라 생각된다. 그것은 세계 60억 인구가운데 1/3이 모여 있는 아시아는 거대한 잠재 고객이기 때문이다. 그 중 인구1억이 넘는 일본은 이미 포화상태에 있다고 하더라도, 중국과 인도 등 아직도 저개발 국가이거나, 개발 중도국인 것을 감안하면 그 수요는 무궁무진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래서 중국에 가면 모두가 잠재고객이거나 예비고객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한 중국이 최근 WTO에 가입하고, 2008년 하계올림픽을 치르기로 되어 있으니, 그의 국력도 가히 경쟁국가라고 하여야 옳을 듯하다. 그러한 잠자던 중국이 자유중국 타이완의 독립을 절대 허용하지 않으면서도, 무력으로 흡수통일을 시키지도 않는 것은 필요에 의하여 그대로 두는 것이 더욱 좋겠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그 결과 지금은 상호평화가 지속되기는 하지만 경제에서는 탈 타이완, 중국행이 벌어지고 있다. 타이완 중소기업의 세계 제1경쟁력이 서서히 빛을 잃어가고, 젊은 MBO들이 중국의 기업에 몸담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과연 중국은 이런 현상을 5년 전 홍콩 독립 당시에 예측하고 있었던 것일까?
아무튼 이제 거대한 중국의 땅덩이는 전 세계의 공급기지로 변하고 있다. 세계의 모든 야심 기업들이 다국적 형태로 진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우리의 60년대 모습과는 다른, 시대는 60년대이지만 경제흐름은 80년대인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 우리의 모든 공업제품은 한국산 모델이지만, 어김없이 MADE IN CHINA가 적혀 있을 정도다. 여기에서 우리가 하나 더 주목해야 할 것은 외국기업이 우리나라에 와서 기업을 하면 토지, 건물, 물자, 사람까지를 모두 관장하지만 중국에서는 토지를 기업 임의로 관장할 수가 없다는 점이다. 언뜻 보면 임대기간이 길어서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우리와는 확연히 다르고, 모든 동종의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일시에 진입한다는 것이 우리 때와 다르다 하겠다.
이제 중국제는 초저가의 불량품이나 땡처리하는 1회용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세계 기업들이 기존에 가지고 있던 도면과 생산기술 설비가, 그대로 전수된 생산기지로 변한 것이다. 우리도 중국을 잠자는 곰이 아니라, 뛰는 호랑이로 보는 시각이 필요하다. 상대를 제대로 인정하고 그에 맞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뜻이다. 거기에는 중국을 이용해 먹으려는 얄팍한 상혼으로는 다가설 수 없다. 이제 중국과 더불어 살아간다는 생각으로 접근해야 한다. 우리회사의 중국 프로젝트팀이 확실한 성공을 거둘 수 있도록 우리 모두 성원해주자.
화교들이 세계 각처에서 상당한 경제력을 가지고 있듯이, 이제는 우리 한국민들의 경제력을 보여 주어야 할 때이다. 우리 교민들이 각국에 터를 잡고 생활하면서 보여준 근면정신과 단결력으로, 무시할 수 없는 입지를 세워가고 있다. 코리아타운은 그냥 물건만 사고 파는 곳이 아니라, 우리의 문화를 유지하기도 하고, 그들 속에서 보이지 않는 손으로 우리를 대변하기도 한다. 따라서 각 개인은 바로 경제외교관인 것이다. 어렵게 뿌려놓은 한국인의 기개를 잘 펴서, 이제부터 한상(韓商)의 시대를 이루어보자. 2002. 0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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