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령화시대의 시작 / 한 호철
문물이 선진화 될수록 생활이 편리하여지고, 그로 인하여 육체적인 에너지소비가 줄어든다. 그러면 체세포의 노화가 늦어져서 사람의 수명이 길어지게 된다. 지금 헐벗고 굶주린 저개발국가 중 아프가니스탄의 평균 수명은 40세 정도인 반면, 우리는 2000년도에 75.9세였다. 세상의 질병이 점차 많아지기도 하지만, 전에 발견된 질병들은 그 치유방법도 개발되어 간다. 따라서 항상 최근에 발견된 병원균들만이 명맥을 유지하는 것이다.
문명의 편리함을 누리는 선진국들의 여자들이 출산을 기피하는 현상이 심하고, 남자들은 부양의 의무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행위들이 속속 나타난다. 프랑스에서는 국민감소가 벌써 몇 십 년 전부터 일어났으며, 우리나라도 2029년부터는 인구가 감소하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 전에 프랑스에서는 총 인구대비 65세 이상이, 7%수준에서 14%까지 증가하는데 약100년이 소요되었다. 그 후 한참 있다가 일본은 25년이 소요되었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또 한참 있다가 19년 만에 달성하게 되는 것이다.
2000년 인구조사 결과로 보아 2013년에 남한의 전체인구가 5,000만 명이 되며, 2023년에 인구증가율 0%에 총인구 5천68만 명을 정점으로 2030년의 평균수명은 81.5세, 2050년에는 83.0세가 예상된다. 2000년 말 노령화 인구는 7%이었고, 이런 추세대로 간다면 2019년에 65세 이상의 노인들이 전체인구의 14%를 차지하게 된다. 여기서 말하는 이 7%라는 숫자는 드디어 노령화 시대로 접어든다는 것이고, 14%라는 숫자는 완전 노령화시대가 되었다는 정도이다.
노령화 사회가 되면 뭐 크게 달라질 것이야 없겠지만, 젊은이들이 상대적으로 줄어들게 되어 산업의 구조가 바뀌게 된다. 그리고 가임 여성도 줄어들어 인구 감소 현상이 가속화된다. 이런 사회구조가 옳으냐 그르냐는 따질 의미가 없다. 다만 바뀌는 구조를 이해하여야 한다. 예를 들면, 향후 소비계층이 어떤 부류로 옮겨가느냐 하는 등의 문제이다. 신규 사업은 실버산업이어야 한다든지, 요람에서 무덤까지의 보장성 보험에 관계된 것이라든지의 상대성이 같이 바뀌어야겠다. 시대에 편승한 얄팍한 상혼일지는 모르지만, 기왕 벌여야할 사업이라면 효율적인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우리는 흔히 같이 늙어 가는 주제에... 라는 말을 쓰는데, 정말로 노령화 시대에는 몸은 늙어 있지만 아직도 살아갈 날이 창창한 노인네로 남았을 때를 대비하지 않을 수 없다. 노후 생활자금이 평균 2억 원이 넘는다는데, 어느 근거에서 나왔는지도 궁금하다. 평균은 그럴지 몰라도 대다수의 저소득층은 이해가 가지 않는 금액이다. 혹시 허파에 바람만 불어넣고 노후보장보험을 가입시키려 만들어 낸 말은 아닌지 의심도 해본다. 부분 부분은 소비가 미덕일 때도 많이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아직도 절약이 미덕인 우리 현실이다. 우리의 젊었을 때까지를 포함해도 2억 원을 모을 수 있을까 말까 하는데 말이다. 2001. 1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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