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의 한 요인
영화속 내용에서 방이 20개쯤 되는 대 저택의 한쪽 구석방은, 귀신이 들어서 사용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가끔 등장하곤 한다. 그 집에 사는 사람은 두, 세 명이고, 나이 많은 주인이 그냥 집을 지킬 뿐이다.
동양의 사상 중 풍수지리가 있는데, 이 풍수에서도 음택과 양택으로 나눈다. 그 중 사람이 살아가는 집을 양택이라 하고, 죽어서 묻혀있는 곳을 음택이라 한다. 여기에 공통은 풍수라는 것이니 바람과 물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사람이 살아가는 집에는 바람이 잘 통하고 적당한 물이 있어야 하며, 너무 많거나 잘못된 물은 화를 부른다는 내용이다.
여기에서 보는 집의 크기는 아파트의 경우 1인당 6평 정도의 크기를 권장한다. 그러면 4인 가족으로 계산할 때 실 평수 24평이 적정하다는 이론이다. 우리나라의 국민주택 기준이 25.7평이니 과히 틀리지 않은 것 같다. 위의 예와 같이 방이 많고 큰데 비해, 살고 있는 사람은 적으니 자연 방문을 닫게 되고, 그러면 바람이 잘 통하지 않게 되면서 습기가 많아지고, 물의 성분이 많아지게 된다. 이것이 풍수의 기본이며 좋지 못한 형상이라고 표현하는 것이다. 결국 빈 방이 많은 집은 흉가가 되어, 그 집 주인을 해하게 되는 것이라는 해석이 통하게 된다. 그래서 집은 가족의 수나 그 사람의 직업, 성격, 행동, 습관 등에 의해서 결정해야 하지만, 너무 크거나 너무 작으면 좋지 않다고 본다.
그리고 영화에서도 그렇게 큰 집을 가진 사람들은 또 대체로 오래 사는 것으로 나온다. 누구 말대로 그렇게 큰 집을 사려면 부자여야 되고, 부자는 평소 잘 먹고, 잘 쓰고 병원도 자주 다니니 건강하여 오래 살 것이라고들 생각하고 있다.
나이 많은 경영인이나 정치인이 자기 뜻대로 되지 않을 때, 갑자기 병에 시달리는 것을 우리는 많이 보아왔다. 이렇게 갑자기 얻는 병은 부와 권력을 일시에 잃은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해석된다.
세계적으로 모든 고장의 통계는 아니지만, 부자 마을의 주민들이 모두 건강하거나, 타 마을에 비해 신체의 건강상태가 꼭 좋았다고는 볼 수 없었다. 그러면서도 그들이 평균적으로 오래 사는 것은 심리적인 자신의 만족감, 우월감에서 기인한다고 보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영국에서 조사한 공무원 수명을 보면, 상위직 고급 공무원이나 전문직은 하급 봉사직이나 보조직 종사자보다 오래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생을 하면서 긍정적으로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이 보람을 느끼며 생활하고 있더라도, 부자들이 갖는 심리적인 안정감은 갖추기 어려울 것이다. 이것은 부자들이 경제 활동 중 특히 소득 활동을 위한 스트레스가 없으며, 소비 생활을 하는데 제약조건이 없으므로 그로 인해 받는 스트레스가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스트레스를 적게 받는 결과로, 부자들이 가난한 사람보다 더 오래 사는 것이 가능하다는 결론이다.
그렇지만 꼭 돈을 많이 벌어야만 오래 사는 가는 생각해 볼 문제다. 왜냐면 부자들이 돈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가 적었다고 하면, 몸의 균형을 더욱 오랫동안 유지하는 것은, 가난한 사람도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면 가능하다는 결론이 된다. 그래서 옛부터 미친 사람이 오래 살거나, 미친 사람처럼 속을 다 내놓고 사는 사람이 장수하는 것은 그 해답이 될 만하다.
또 가진 것이 적어도 자신의 모든 것을 나눠주고, 자신의 생활도 모두 바쳐서 봉사하는 사람들은, 같이 늙어 가면서도 남을 걱정하는 것을 많이 보아왔다. 내가 죽고 나면 저 약한 사람들을 누가 돌볼지 걱정이 되어 잠이 오지 않는 다는 말도 가끔 들었다. 이렇게 힘들게 남을 돕는 사람들은, 그 도움을 받는 사람들보다 자신이 더 늙고 힘이 없어도 봉사활동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베풀고 사는 사람들은, 오히려 더 건강하고 오래 오래 살면서 좋은 일을 많이 하라고 생명이 긴 것 같다. 그러므로 자신의 마음먹기에 따라 돈과 명예, 권력을 가진 것과 같은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는 것이다.
거기에다가 최근 자신의 전 재산을 학교나 남을 돕는 일에 써 버리는 분들을 보면, 고생은 무척 했지만 돈을 많이 모은 사람들이다. 그런데 그 사람들이 대체로 나이가 많고, 자신보다 남을 귀하게 여기는 순수한 마음을 보면 역시 벼가 익을수록 고개를 더 숙이는 이유를 알 수 있다. 욕심을 버리면 비로소 몸과 마음의 평화가 온다는 것을 가르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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