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위적 체험학습 / 한 호철
요즈음 아이들은 옛날과 달라서 노는 방법이 다르다. 전에는 집에서 제작 가능한 장난감이나 놀이기구가 주를 이루었고, 그것도 여의치 않으면 그냥 주변에서 얻을 수 있는 소도구들을 활용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집에서 자체 조달이 가능한 것은 거의 없다. 그대신 한 번 구입하면 제법 오랫동안까지 사용 가능한 값비싼 내구성 소비재가 주류를 이룬다. 예를 들면 자전거, 킥보드, 인라인 스케이트, 컴퓨터, 야구 세트 등이다.
그래서 방학 때에도 아이들이 친척 방문이나 호연지기를 배울 수 있는 기회는 비교적 적다고 보여진다. 물론 가족 단위의 스키장, 골프장, 놀이 동산 등의 방문은 많이 있지만 그것은 무엇인지 틀에 얽매인 것 같은 분위기이다. 아이들끼리 모여 말뚝박기나 비석 치기, 썰매타기 등 자신들만의 놀이를 하다가 발생하는 문제를, 싸움이 되든 협의가 되든 자신들의 힘으로 해결해내는 과정이 좋은 교육이었던 것이다. 그러는 과정에서 협동심도 생기고, 독립심도 생기며, 자신이 아닌 타인의 배려도 자연히 싹트게 된다.
지금 환경의 아이들은 또래가 없거나, 놀이 기구가 없는 곳에는 잘 가지 않으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그만큼 독립적이고, 개인적이며 심하면 이기주의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상황을 잘 간파하고 아이들에게 필요한 교육을 시키기 위하여 특별한 프로그램이 많이 생겨났다. 청학동에서의 한문 예절교실, 대자연에서의 자립심, 극기교육, 잘 짜여진 학습기관에서 논리교육, 이론교육, 체력 단련, 역사 탐방, 자원 봉사, 교통 안전, 소방 안전교육 등 참으로 많은 교육들이 대기하고 있다. 우리는 이것을 체험학습이라고 부른다.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하여 의도적으로 교육을 시킬 필요가 있다면 여러 각도에서 접근이 가능하다. 이번 겨울방학동안에도 필요한 교육이 이루어져서 폭넓은 전인 교육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러한 교육이라는 것이 배우는데 목적이 있는 게 아니라, 배운 것을 실천하는데 목적이 있다. 이렇게 실천하다 보면 생활의 습관이 바뀌게 된다. 이렇게 습관이 되기까지는 결코 쉽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물론 비용 적인 면이나 시간적인 제약이 따르긴 하지만 그래도 장래를 생각하면 투자해 볼만한 교육이라고 생각된다. 2001. 12.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