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것들/산문, 수필, 칼럼

내 고장 명품

꿈꾸는 세상살이 2006. 6. 4. 19:10
 

내 고장 명품 / 한 호철


 비교적 지하자원이 적은 우리나라에서 화강암의 경우도 그리 많지는 않지만, 전국적으로 쓸 수 있을 정도는 생산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황등석이 단단하고 질이 좋아 값도 비싸다고 알려져 있다.     이에 비하여 타지역에서 생산되는 대표적 종류는 거창석과, 포천석이 있다.  이들은 서로 비교해 보면 차이가 있지만, 따로 따로 분리해 놓고 비교해 보면 구분이 안 갈 정도로 유사하다.  그래도 견고하고 역사성을 강조하는 건축물에는, 값이 비싸더라도 황등석이 사용되곤 한다.  예를 들면 청와대 영빈관,  국회의사당, 인천 국제공항 등 주요 건축물에 채택되었다. 그 전부터 인근의 마한 미륵사 9층 석탑도 역시 황등석을 사용하였다.  이처럼 질 좋은 재료이지만 타제품에 비하여 약간 비싼 것이 흠이며, 또한 그에 맞게 필요로 하는 곳에서는 이 제품을 선호하고 있다.

 이번에 전북도 청사를 신축 이전하는데, 포천석과 황등석의 사용비율을 7:3으로 정했다고 한다.  그 이유는 포천석이 황등석에 비하여 값도 싸고,  단단하며 철분 함유량이 적고, 흡수율도 적어서 내구성도 좋다는 것이었다. 자기 지자체에서 생산하는 황등석이 전국 최고의 품질이라는 것을 다 알고 있는 도민들은, 이에 격하여 따지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확실한 자료를 가지고 이야기하기 위하여 도의 행자위 소속 의원이 한국건설표준연구원에 분석 의뢰한 결과, 강도면에서 황등석은 1,086㎏/㎠, 포천석이 1,087㎏/㎠로 나타나서, 도가 주장한 799㎏/㎠, 930㎏/㎠과 다르다. 또 한국건설품질관리공단 부설 연구소에서 분석한 자료는 황등석이 1,632㎏/㎠이며, 포천석이 1,504㎏/㎠으로 나타났다. 철분함유량은 육안으로 보아도 포천석이 황등석에 비하여 확연히 붉은 빛을 띄고 있어, 도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거기다가 흡수율 면에서도 황등석이 0.10과 0.22로 포천석의 0.13과 0.32보다 우수한 것으로 나타나 조사한 결과가 상이했다.  아마도 비교한 앞의 포천석은 운천의 문경석을 잘 못 알고 조사하지 않았나 하는 의구심마저 갖게 했다. 그러면 왜 이러한 현상이 생겼을까 하는 것이 궁금해지는데, 그 이유는 아마도 재료 단가에 문제가 있고,  재질이 약한 관계로 시공상의 편의성 때문이 아닌가 추정된다.

 다른 곳에는 몰라도 도의 청사를 신축하면서 자기 고장의 특산물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은, 어떠한 이유로도 납득이 가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포천석 사용과 황등석 사용비율을 7:3에서 6:4로 조정하여 사용할 예정이라고 했다.  글쎄 이 정도의 조치로 도민들의 마음을 달랠 수 있을까 걱정이 된다.   2003. 1. 23

구분

한국건설

표준연구소

한국건설품질

관리공단 부설연구소

한국건자재

시험연구원

황등석

포천석

황등석

포천석

황등석

포천석

강도(㎏/㎠)

1,086

1,087

1,632

1,504

799

930

흡수율(%)

0.10

0.13

0.22

0.32

0.47

0.43

비     중

2.12

2.62

2.64

2.62

2.62

2.61

주) 자료는 시험당시 제출한 시료에 따라 다르며,

    검사방법과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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