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의 염원 / 한 호철
2002년 12월 19일. 제 16대 대통령 선거에서 노무현 후보가 당선되었다. 투표율은 70.2%로 대선 최저치이고, 최종 득표율은 49.1%로 2위와의 격차는 2.3%이었다.
노 무현 당선자는 88년 총선을 계기로 YS의 권유를 받아 정계에 입문한 후, 90년 YS의 3당 합당에 반대하면서부터 정치적 시련이 시작되었다. 곧 이은 92년 총선에서 패하고, 95년의 부산시장 선거와 96년의 총선에서 낙선했다. 97년 대선 에서 DJ를 지원한 후 98년의 보선에서 다시 어렵게 당선되었다. 2000년 총선에서 다시 출신지 부산으로 가서 출마하였으나, 지역민들에게서 당에 대한 한계를 확인하고 낙선했다. 2002년 4월 27일에는 집권당의 유력한 대통령 후보 대세론을 잠재우고, 여당의 공식 대통령 후보가 되었다. 그러나 후보로 선출된 뒤에도 노무현 흔들기는 계속되었으며, 숱한 역경을 이겨내고 신흥세력과 연합하는 후보 단일화를 이루어냈다. 그 결과 대선에서 승리하였는데, 고비 고비 과정마다 많은 교훈을 남겨두고 있다.
자기에게 불리 할 것 같은 경기는 하지 않고, 자신에게 유리한 경기를 가지고 결정짓자고 하는 것은 많은 사람들의 희망사항이다. 그러나 노무현은 자신에게 불리할 것처럼 여겨지는 경기에도, 국민들의 염원이 그러한 것이라면 기꺼이 받아들이는 자세를 취했다. 그리고 그때마다 승리를 했다. 그 쓰러질 것 같은 상황에서 살아남고, 경쟁에서이긴 승리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많은 사람들은 노무현이 바보스러우리 만큼 고집하는, 원칙과 상식이 국민들을 감동시켰다고 풀이한다. 자신이 가진 것은 상대방 보다 약한 것뿐임에도 불구하고, 그 약점을 장점으로 만든 기술은 링컨과 매우 흡사했다. 내가 행할 일은 나를 위하는 것보다 대중을 위하는 것에 더욱 심혈을 기울이며, 자신에게 책임이 돌아오고 손해 날 것 같은 일에도, 과감한 결단을 내는 것은 상대방을 존중하는 자세에서 비롯되었다고 본다.
이러한 성격의 소유자는 자신보다는 단체를 우선 생각한다. 나는 이것을 음덕에 비유하고 싶다. 음덕을 행하는 것은 결코 대가를 바라고 행하는 것이 아니며, 음덕을 받은 사람은 고마움으로 보답한다. 이렇게 고마움을 아는 사람은 자신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며, 음덕을 베풀 줄 아는 사람들은 자신만을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공정하고 정직한 경기를 행하며, 남을 배려하고 합리적인 판단을 하는 사람이다. 이제 우리나라도, 자신을 먼저 챙길 줄 모르는 바보 같은 대통령이 당선되었으니 좀더 공정한 사회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누구나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평등의 세계에서, 서로 양보하며 마음의 여유를 가져 보기 바란다. 2003. 0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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