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것들/나의 주변 이야기

아들이 간호학과에 갔다

꿈꾸는 세상살이 2006. 9. 14. 10:01

 

아들이 간호학과에 입학하였다


아들이 올해 2006년 2월에 대학을 졸업하였다. 4년 전 대학에 입학한다고 왔다 갔다 하던  때를 생각하면 세월이 무척 빠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마치 내 나이가 늘어나는 것만큼 빨리 지나가는 것 같다. 아들은 이제 부모의 그늘을 벗어나는 사회인이 되는 것이고, 나는 이제 중년기를 넘어 장년기로 들어섰다. 


그런데 이 녀석이 간호학과에 입학을 하였다. 남자가 간호학과에 가는 것은 그리 흔한 일은 아닌데, 그래도 요즘에는 그 수가 서서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우리나라에서 남자 간호사가 생겨 난 것은 그래도 몇 년 전의 일이다. 하지만 앞으로 그 수가 급속도로 늘어나게 될 것이며 사회 또한 그런 제도를 원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생각해보면 시대를 앞서가는 그런 결심이었는지도 모른다. 지금의 어떤 편견이야 있을 수 있겠지만 누가 내 인생을 살아주는 것도 아니니 내가 판단하여야 한다고 생각하였던 결정이다.

나중에 졸업 후 취업이나 여러 가지를 고려하였지만 그래도 만만한 선택은 아니었다. 물론 그 선택에는 본인의 의사가 거의 전부를 차지하였기에 처음부터 지금까지 좋다 나쁘다는 불만을 말하지 않는다. 이 간호학과를 결정하기까지는 의약행정 관련학과와 간호학과, 그리고 인문어문계열을 놓고 고심을 하다가 제2지망을 선택하여 결정했었던 것이다. 의약관련학과는 집에서 약 36km정도 이격된 거리에 있는 학교였다. 그리고 간호학과는 약 137km, 인문어문학부는 29km정도의 거리에 있는 학교에다가 국립이라는 장점도 있었지만, 결국은 가장 멀고 가장 복잡한 학과에다가 사립학교를 선택하고 말았다. 그 후 4년이 지난 지금 부모로서의 생각은 후회가 없는 것도 아니다. 그때 만약 다른 선택을 하였었더라면 이런 점은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4년이 지나 모든 환경과 여건이 바뀐 지금 그것도 부모의 생각일 뿐이다.


이렇게 어렵고 힘든 결정을 한 학교였지만 간호학과 두 반 중에서 거의가 여학생들이고 남학생은 겨우 6명뿐 이었다. 이것은 입학 후 학교생활에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주었던 것도 사실이다. 학과공부를 하거나 실습을 하거나 여학생들은 자신을 위하는 성격이 짙다고 하였다. 그래서 요즘은 여학생들이 남학생보다 공부를 잘하는 원인이 되는가 보다.

거기다가 여학생들은 기숙사의 밥이 맛이 없다고 하면서 주어진 밥은 먹지 않고 별도로 간식을 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고 한다. 남학생들이 생각해도 밥이 맛이 없게 생겼거나, 아니면 싫어하는 반찬이 나오는 경우도 있었지만 그런 때는 그 반찬을 먹지 않는 다거나 밥을 천천히 적게 먹었다고 하였다. 반면에 여학생들은 배식대에 나란히 줄을 서서 배식을 받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이 먼저 오늘의 메뉴와 실제 배식대의 상황을 점검한다고 하였다. 그러면 밖에 서 있던 몇몇의 학생들이 정찰보고에 의하여 판단을 한다고 하였다. 그런 경우 기숙사의 메뉴와 상관없이 자신들이 정한 메뉴가 그날의 식단이 되는 것이었다. 

물론 나도 입학식 후와 학기별로 개학 때 짐을 실어다 주고 나서 같이 먹어보는 기숙사의 음식이 입에 꼭 맞는 그런 정도는 아니었지만 매일 이렇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먹을 만하였다고 생각된다. 하긴 이정도면 입이 까다로운 학생들은, 참을성이 부족한 학생들은 먹기 힘들었을지도 모르겠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