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사랑의 손길 나눔의 축제가 익산시 영등동 알리앙스 컨벤션홀에서 열렸다. 2006.10.26 목요일 오전 10시부터 작품전시회를 필두로, 저녁 6시에 만찬이 있었고, 7시부터는 본행사가 진행되었다.
제1부는 작품전시회로 각급학교의 미술 등 예능작품이 전시되어 축제장 분위기를 만들어 놓았다. 제2부는 사생대회로 오후2시부터 4시까지 이어졌는데 푸른 꿈 미술대회와 동화구연, 사진 촬영 등 이벤트 행사로 이어졌다. 제3부는 본행사로 문화예술제, 초청공연 등이 저녁 6시부터 9시까지 있었고, 제4부 어울림의 시간은 처음 시작하는 시각부터 밤 10시까지 계속되었다.
물론 모든 행사는 장애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편성되었으며, 자칫 침체되기 쉬운 분위기를 살려주는 초청공연의 경우는 비장애인의 순서로 연결되었다. 어른들의 사물놀이로 흥을 잡는가 하면, 색소폰연주단의 6인 연주는 국악과는 또 다른 음악의 세계로 안내하기도 하였다. 어른들에 뒤 질세라 유치원 어린이들의 사물놀이도 참여하였고, 쉴곳이 마땅치 않은 청소년들의 모임인청소년 수련관 동아리 힙합댄스의 묘기로 행사장을 흥분시키는가 하면, 초청가수가 나와서 흥겨운 우리가락을 선물하기도 하였다. 물론 이들은 모두가 자원봉사로 무료로 섭외된 단체들이었다.
여기서 다른 사람들은 실명을 거론하기가 뭣하지만 특히 한 사람 홍 진주씨는 거명하고 넘어가고 싶다. 이분은 서울에서 오셨는데 가수이시다. 그런데 다른 가수처럼 최고로 유명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이번 행사를 위하여 일부러 찾아주셨다. 이 전에도 오셨다. 올 봄에는 장애인 전국 거북이 마라톤대회에서도 오셔서 무료로 공연을 해주신 분이다. 지방사람이 서울사람을 보고 꺼뻑하는 심정이 아니라 이일로 일부러 찾아 오신다는 것이 고맙다는 것이다.
사실 어떤 분들은 워낙이 바쁘셔서 참석은 못 하시지만 그래도 축사는 글로 써서 보낸다. 그런 분들보다야 훨씬 덜 유명하지만 그래도 자신이 할 수 있는 것, 자신이 가진 것으로 남에게 베푸는 것은 참으로 보기 좋은 모습이다.
본 행사에 참여하는 기관은 장애인 관련시설, 기관, 단체, 재가 장애인과 비장애인, 자원봉사자및 그리고 지역장애복지에 관심있는 지역민으로 되어있다. 이들은 피아노 독주도 있었고, 태권도 시범, 활기찬 댄스도 있었다. 내가 다니고있는 교회의 장애인반에서는 부모님에게 드리는 편지를 가지고와서 낭독하는 시간이 있었다.
이들이 낭독하는 부모님에게드리는 편지는 방송을 타고 실내에 울려 퍼졌다. 그러나 무슨 말인지 전혀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그만큼 아이들의 장애상태가 심각하다는 증거다. 하지만 거기 참석하였던 비장애인들의 모든 눈가에는 촉촉한 물방울들이 맺혀있었다. 이처럼 무슨 말인지 잘 알아듣지 못해도, 의사전달이 제대로 되지 않아도 거기 있던 사람들은 모두를 이해 한 듯하였다. 어쩌면 이심전심으로 그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졌을 것이다.
익산에서도 여러 단체가 참여하였고, 일부는 멀리 전주지역의 단체도 참여하는 그런 자리였었다.
이번 행사에 참여하여 진행을 지켜보니 진행자의 수고스러움이 여러면에서 나타나고 있어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따지고보면 행사 당일 장애인들의 문화행사 참여는 한 팀당 개략 5분 정도인데, 이 정도의 출연을 위하여 얼마나 많은 노력이 숨어있을까 생각을 하니 여간 미안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비장애인인 내가 보기에 그냥 5분의 공연인데 지체부자유자와 정박아들이 저런 정도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참으로 대단한 노력과 몰아의 시간들이 연속되었을 것이다. 거기다가 그런 결실을 보기까지 얼마나 많은 가르침이 있었을까 생각해보니 지도교사님들에게도 또 한번 고개가 숙여졌다. 때로는 낙심으로 때로는 고통으로 그들의 어깨를 짓눌렀을 것은 물지 않아도 충분히 짐작이 간다
무대에 선 아이들의 사이사이에 지도교사가 같이하여 틀린 동작을 바로잡아주고 행동을 요구하지만,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이내 돌아서서 다른 행동을 하는 아이들을 보고있노라니 마음이 안쓰럽기 그지없다.
같이 앉아 있던 심사위원장은 계속하여 눈시울을 찍어낸다. 그분이 여자라서 마음이 더 여린 탓도 있기는 하겠지만, 저 천진하고 순수한 아이들에게 가르쳐주어도 무슨 말인지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고, 알려주어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은 과연 누구의 잘못으로인한 결과냐고 물어보고 있었을 것이다.
사단법인 사랑의 손길 '새 소망'과 라이온스협회에서 주최한 행사였는데 올해로 제4회째 치러졌다.
나는 평소 장애인에 대한 봉사나 지원이 부족한 사람이다. 장애인을 보아도 그냥 그런거다 하고 지내왔다. 하지만 앞으로도 더 얼마나 많은 관심을 가지겠다고 말도 못한다. 그것은 말을 앞세우고 얼마나 실천을 할지에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사실 따지고보면 후천적 장애인의 수가 더 많다는 것은 다 아는 바이고, 실제로 나 또한 장애인 가족이다. 어머님이 등록되어있는 장애인이신데, 다만 그 정도가 심하지 않아 더 많이 불편한 사람들을 잘 이해하지 못한 면도 있었을 것이다.
내가 직접 장애인 가족으로 살다보니 장애는 불편하고, 그로 인해서 살아가는데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그들 나름대로 각자의 살아가는 의미가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나마 알게 되었다. 따지고보면 장애인들은 자신이 남에게 베풀고 남을 도와준다는 것이 비장애인보다 더 어려울 것이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그들은 다른 사람으로부터 보호를 받아야 하는 상황일 것이다. 그 말을 요즘 유행하는 말로 바꿔보면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라는 것이다.
오늘 이 행사에 참석한 아이들이 모두 각자 다른 정도의 장애를 가지고 살아가지만, 그들이 존재하는 이유는 모두가 다른 의미가 있다는 것을 다시 생각해보았다. 이 아이들이 오늘의 이 행사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모르더라도, 오늘의 행사를 위하여 준비하느라고 괜히 힘만 들었다고 말할지라도, 그들에게는 그간의 노력이 주어졌었다. 그 노력은 다음에 무슨 일을 하는데 커다란 작용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본다.
오늘이 있기까지의 모든 노력이 다음의 커다란 결실을 맺는 밑거름이 되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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