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기도하는 농부 기도하는 농부 백성은 하늘을 원망하였다. 이제는 소리 내어 울 힘도 없을 즈음 마침내 왕이 무릎을 꿇었다. 울부짖는 백성들의 원성을 들으면서 땡볕 하늘을 보고 땅을 보며 소원을 빌었다. 뒷짐 진 농부의 손등이 자갈논처럼 딱딱하다. 갈라진 논바닥 속으로 내뱉는 한숨만 채워지고 쏟았던 눈물로.. 내 것들/소설, 꽁트, 동화 2008.11.18
목사님! 소주 한 잔 하시겠습니까 목사님! 쐬주 한 잔 하시겠습니까? 오늘따라 기분이 좋았다. 따져보면 소주를 마셔서 기분이 좋은지, 아니면 퇴근시간에 기분이 좋아서 마셨는지는 잘 모르겠다. 다른 사람들은 주량이 세서 보통 2병씩은 마셨지만, 나는 1병이면 족하다. 그래서 오늘도 소주 한 병으로 만족하고 있었다. 세상의 모든 것.. 내 것들/소설, 꽁트, 동화 2007.07.13
생을 갈망하는 사람들 생을 갈망하는 사람들! 큰 오빠는 환갑잔치를 하였다. 요즘에는 칠순이나 팔순잔치도 생략하는 추세인데, 보기 드물게 온 식구가 힘을 더해 환갑잔치를 치러주었다. 우리 집안은 현대인답지 않게 수명이 짧은 편인데, 큰 오빠는 아주 장수한 축에 들어가므로 축하할 만하였던 것이다. 아버지께서는 나.. 내 것들/소설, 꽁트, 동화 2007.05.09
저것들 저 짓거리 하는 것좀 봐라 저것들 저 짓하는 것 좀 봐라 “저봐라. 저저저... 아이구 저것들이...” “저것들이 뭐여 저것들이?” “그럼 뭐라고 해?” “아무리 그래도 그렇게 말하면 안 되지!” “괜찮아. 욕먹어도 싸.” 점심시간이 되기 전에 우르르 몰려가는 사람들이 매우 못마땅해서 하는 소리다. 그것도 헛기침을 해가며 .. 내 것들/소설, 꽁트, 동화 2007.04.19
개들도 알아요 나 떨고 있니? (1) 내가 떨고 있는지 잘봐봐. 아닌거 같은데요? 그래가지고 어떻게 알어. 여기 바짝와서 대어봐. 아닌거 같다니까요. 그럼 다행이다. 나도 떨고 싶지 않거든! 멀쩡합니다. 몸도 목소리도 아주 멀쩡해요, 그러니 걱정마세요. 근데 왜 이렇게 춥냐? 나는 너무 추워서 덜덜 떨리는거 같아. 내.. 내 것들/소설, 꽁트, 동화 2007.03.19
올 해 몇이우? 올해 몇이우? (폐차장 1) “어서 오시오.” “안녕하세요?” “아, 그래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그런데 반갑다는 말씀 들으니 좀 쑥스럽군요.” “그렇지요? 안녕하냐고 물으니 그것도 안 어울리는데요.” 폐차장에서 만난 차들이 뭐라고 뭐라고 대화를 나누고 있습니다. 며칠 전에 와서 기다리고 .. 내 것들/소설, 꽁트, 동화 2007.03.08
니 차는 니 앞으로 해라 니 차는 니 앞으로 해라 “엄마! 이번에 보너스타면 엄마 차 한 대 사드릴게요.” “차? 나는 관두고 니들이나 사라.” “왜요? 이번에 많이 탄단 말이예요.” “많이 탄게 니들이나 사라고.” 막내는 아직 차를 사지 않았습니다. 회사에서 기숙사 생활을 하니 크게 불편한 줄을 몰랐습니다. 어쩌다 고.. 내 것들/소설, 꽁트, 동화 2007.03.04
60 조금 넘었는데 잘 죽었대요 잘 죽었대요. “너 죽는다.” “그래, 죽여라 죽여.” 술만 먹으면 항상 다투고 싸우기 일쑤인 사람이 있었다. 사실 말만 그런 게 아니라 실제 행동으로도 그렇게 했었다. 걸핏하면 재떨이가 건너가고, 툭하면 전화기가 날아다녔다. 부부는 나이도 지긋하였다. 이미 60이 넘은 지도 오래전 일이다. 그럼.. 내 것들/소설, 꽁트, 동화 2007.02.27
단비는 어떤 맛일까 단비 수현이는 우산을 챙겨들고 밖으로 나갔습니다. 지난봄에 우산도 없이 비를 맞았다고 어머니한테 야단을 맞은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러나 동네 고샅에는 우산도 없이 비를 맞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어른이나 아이들 할 것 없이 모두 비를 맞으면서도 즐거워하는 모습이 확실합니.. 내 것들/소설, 꽁트, 동화 2006.12.21
[스크랩] 토끼가 어디 갔어요? 토끼가 어디 갔어요? 한 호철 며칠 전 딸아이가 급히 뛰어 들어왔다. 평상시 뛰어다니는 것을 싫어하는 아이치고는 큰 맘 먹은 것일 게고, 예삿일이 아님을 짐작할 수 있게 하였다. 그러더니 대뜸 하는 말이 뜬금없다. 아빠. 토끼 좋아해요? 토끼. 갑자기 묻는 말에 어떻게 대답을 하여야 할 지 몰라 잠.. 내 것들/소설, 꽁트, 동화 2006.1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