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에서 본 사람들 사진에서 본 사람들 벽에는 많은 사진들이 걸려있었다. 아예 넓은 판에다가 종이를 대고 그 위에 이런 저런 내용을 적은 후 사진들을 첨부하였다. 길게 늘어진 복도를 오며가며 들여다보는 사람들이 제법 있었다. 처음 오거나 한두 번째 오는 사람들은 병실을 찾고 사람을 찾기에 바빠 짬을 낼 수가 없.. 내 것들/산문, 수필, 칼럼 2008.03.15
서리가 내렸다 서리가 내렸다. 차 유리에 앉은 서리를 긁어내느라 부산한 아침이었다. 아침 출근 시간에 바쁜 걸음을 재촉하면서 이리 뛰고 저리 뛰는 모습들이 말 붙이기를 거부하고 있는 듯하다. 나는 그런 분위기에서 농을 걸거나 시비를 걸만한 상황이 아니라고 생각하였다. 그들은 차에 시동을 걸어 놓고는 모.. 내 것들/산문, 수필, 칼럼 2008.03.09
졸업날의 단상 '빛나는 졸업장을 타신 언니께 꽃다발을 한 아름 선사합니다... ' 문득 생각나는 노랫말이 있다. 생각해보니 생각할수록 빛이 나는 졸업장이었음에 틀림없다고 여겨진다. 내가 이 노래를 불러 선배들을 떠나보내고, 내가 이 노래를 들으며 졸업을 하던 때가 있었다. 그때는 듣는 이나 부르는 이 모두가 .. 내 것들/산문, 수필, 칼럼 2008.03.03
병실에서의 줄다리기 병실에서의 줄다리기 오늘은 저녁밥을 먹기 전에 병원에 들렀다. 마침 일이 일찍 끝난 관계로 저녁 시간에 밥을 떠 먹여 드릴 수 있겠다는 생각에 서둘러 찾은 것이다. 반드시 내가 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간병인이 무척 바쁘실 거라는 생각에 도와 드리고 싶은 마음이 일었다. 따지고 보.. 내 것들/산문, 수필, 칼럼 2008.02.17
차마고도는 왜 생겼나 차마고도는 왜 생겼나 설 연휴기간 중에 시간을 내어 산책을 하였다. 남들 같았으면 오고 가느라 정신없이 바쁠 시간이고, 장만하고 준비하느라 피곤한 몸을 어떻다고 표현조차 못할 그럴 시간들이었다. 그러나 나는 그 모든 것을 잊고 세상에서 가장 편한 설을 지내기로 마음먹었다. 그렇다고 여행을.. 내 것들/산문, 수필, 칼럼 2008.02.09
게으른 토요일 어느 날 게으른 토요일 남쪽으로 난 창이 훤하다. 평상시 날이 새기도 전에 일어나던 것에 비하면 늦어도 한참 늦은 시각이다. 밖이 훤하니 더 이상 미적거릴 수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마지못해 일어났으나 여느 때보다 한 시간이나 늦은 아침을 먹고 말았다. 아침에 한 시간이 늦으면 낮에 두세 시간은 잃을 .. 내 것들/산문, 수필, 칼럼 2008.02.07
다 아는데 엄마만 모르는 사실 다 아는데 엄마만 모르는 사실 휴일이면 전화요금이 공짜라며 자랑하던 녀석이 전화가 없다. 따지고 보면 이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으랴마는 휴일요금 정액제로 선불을 내고는 공짜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 순진하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그런 후 며칠은 휴일마다 전화가 오더니 이제는 건너뛰는 날.. 내 것들/산문, 수필, 칼럼 2008.01.19
내 가슴 속 돌탑 하나 내 가슴 속 돌탑 하나 살아서 천년, 죽어서도 천년이라는 나무도 한낱 화목에 지나지 않았다. 불이 번지고 주위는 온통 시뻘겋게 변했다. 거센 파도가 밀려오듯 화마가 밀려왔다. 한바탕 광풍이 불어 휩쓸고 간 자리에는 아무것도 성한 것이 없었다. 천년 고찰을 지탱해 온 기둥도 거북과 용이 그려진 .. 내 것들/산문, 수필, 칼럼 2008.01.15
내가 만약 상병 제대라면 내가 만약 상병제대라면 내가 만약 군에서 상병으로 제대를 하였더라면 어찌 되었을까, 그렇다고 뭐가 달라지고 특별한 것은 없을 것이다. 다른 사람들은 병장으로 제대하는데 유독 나만 상병으로 제대한 것이 기분은 좋지 않을지 모르나 굳이 그럴 필요도 없다. 오히려 병장을 달기도 전에 상병으로 .. 내 것들/산문, 수필, 칼럼 2008.01.15
시청 정원의 크리스마스트리 시청 정원의 크리스마스트리 시청 정원에 크리스마스트리가 설치되었다. 여느 교회처럼 대형 십자가가 있는 것도 아니고, 산타크로스 복장의 모양도 없지만 그래도 크리스마스트리라고 말하는 데는 전혀 이의가 없다. 거기에는 그냥 작은 꼬마전구가 이리저리 걸쳐있는 형상에 불과하지만 연말연시 .. 내 것들/산문, 수필, 칼럼 2008.0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