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나무가 있어야 숲이 된다. 푸른 나무가 있어야 숲이 된다. 초등학교에 다닐 때부터 비교적 가까이서 지낸 친구가 있었다. 사는 동네는 달라도 생각해보면 그저 편하게 지냈던 기억이 나는 친구다. 그런 친구가 이제는 아주 가까이서 살고 있다. 시내의 같은 동에 살면서 내가 고층 아파트에서 창 너머로 보면 아담한 주택이 내려.. 내 것들/산문, 수필, 칼럼 2007.10.05
강화에서 의정부까지 강화에서 의정부까지 인천 강화에 살면서 의정부로 출퇴근을 하는 친구가 있다. 그러기를 벌써 몇 년째다. 강화가 얼마나 좋고 의정부가 얼마나 좋아서 그러는지는 나는 알지 못한다. 그러나 그 친구가 어느 쪽에도 소홀하지 않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 언젠가 그 친구에게 멀리까지 출퇴근을 하는 .. 내 것들/산문, 수필, 칼럼 2007.10.05
우리는 그를 몽골이라 불렀다. 우리는 그를 몽골이라 불렀다. 그가 몽골이라는 별명을 가진 이유는 정확히 알 수가 없다. 그러나 그의 생김세로 보아 살이 오동통하니 오르고, 쌀가루를 몽글게 만들어 빚은 송편 같다고 하여 붙여진 것은 아닌가 하는 추측을 해본다. 몽골이라고 하여 내몽고, 외몽고의 나라 이름 몽골이 아니라 그냥.. 내 것들/산문, 수필, 칼럼 2007.10.05
성주가는 길 성주 가는 길 내가 성주로 향했을 때는 덥지 않은 시원한 날이었다. 날짜로는 9월의 가운데이니 한 가을은 아니지만 그래도 무덥거나, 샛노란 참외가 길가 노점상들 손위를 오고가는 그런 계절도 아니다. 하늘에는 이리저리 구름이 오가고, 해도 낯을 가리는 듯 얼굴을 보여주고 숨기를 반복하고 있다... 내 것들/산문, 수필, 칼럼 2007.10.05
은행이 털렸다. 1 은행이 털렸다. 1 지난여름에 입식한 작물이 잘 자라 주는가 했었다. 그러나 이상 고온에다가 계속된 장마로 도통 힘 알태기가 없어져 보였다. 이런 상태라면 가을이 다 가도록 제대로 된 놈으로 살아나기가 버거울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현대화된 유리 온실이라 하여도 예상외의 기후변화는 .. 내 것들/산문, 수필, 칼럼 2007.09.26
다부원에서 2007. 09. 15 2007년 9월 15일. 다부원에서 지도를 보면서 이리저리 살피는데 낯익은 단어가 들어온다. 언젠가 교과서에서 보았던, 대구 방어선 하나를 놓고 한 달 스무날이 되도록 전투를 하였다는 그곳도 바로 오늘의 다부동이었다. 그때는 전쟁이 중단된 직후라서, 반공이 한창 주류를 이루었고 멸공이 그 기저에 .. 내 것들/산문, 수필, 칼럼 2007.09.22
누가 친절을 받아야 하는 사람인가 누가 친절을 받아야 하는 사람인가 요즈음 관공서에 가보면 서비스 경쟁이 치열하다. 기관마다 너도나도 한꺼번에 너무 많은 것을 변화하려다보니 간혹 부작용이 생기는 정도다. 조금은 어색하기도 할 정도로 일사천리다. 어느 곳이든 특히 민원실에 들어서면 문턱을 넘어서자마자 여러 사람이 한꺼.. 내 것들/산문, 수필, 칼럼 2007.09.01
그녀가 내 앞에 나타났다 그녀가 내 앞에 나타났다. 언제 어디서 왔는지 알지 못하지만, 그렇게 홀연히 나타났다. 가녀린 몸매와 빈약한 가슴은 그냥 한 눈에 보아도 뭔가가 부족해 보였다. 아무리 마르고 야윈 체격을 선호하는 세상이라지만 왠지 보기에 안 좋아 보이는 모습을 한 여인이었다. 토요일 오후, 길가에 세워둔 차.. 내 것들/산문, 수필, 칼럼 2007.08.19
행동하는 현실은 말로하는 법을 못 따라간다. 현실은 법을 못 따라간다. 얼마 전에 평이나 근, 그리고 돈이라는 계량단위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였다. 만약 사용하는 것이 적발되면 벌금을 내야하고, 정부는 이런 저런 재제조치를 한다고 하였다. 이것은 수차례 미리 예고된 것으로 기존에 사용해 오던 단위를 사용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그 이유.. 내 것들/산문, 수필, 칼럼 2007.07.18
손님 마음대로 하세요 손님 마음대로 하세요. 나는 어제 우체국에 들렀다. 멀리 있는 친구에게 책을 보내기 위해서였다. 아침밥을 먹자마자 버려진 종이 상자를 찾아서 크기에 맞춰 자르고, 접혀진 곳은 바로 펴서 예쁘게 포장을 하였다. 혹시 운반 도중에 상자가 터질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투명 테이프로 몇 번씩이나.. 내 것들/산문, 수필, 칼럼 2007.0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