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작 꽁지내리다 공작 꽁지내리다. 거울을 보았다. 그 속에는 좀 야윈듯한 남자가 있었다. 매일같이 쳐다보던 거울이건만 오늘따라 새삼스럽다. 평소보다 두 배나 더 길게 거울을 쳐다보았다. 한참을 쳐다보니 예전에는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모습들이 하나 둘 어른거린다. 매일 아침 거울을 보면서 그 속에 비친 남자.. 내 것들/산문, 수필, 칼럼 2007.04.16
까치집! 이렇게 지어졌다. 까치가 집을 지었다. 까치집을 지을 재료들. 까치가 집을 짓다가 떨어뜨린 것들. 까치집을 짓기 시작하는 모습. 처음에는 흙을 이겨서 나뭇가지를 고정시키는 지혜를 보인다. 저 밑의 차량이 작게 보일정도의 높이인 약 25m 정도의 철탑에 지은 집이다. 흙덩이가 비에 떨어져 나온 모습. 흙덩이의 크기가.. 내 것들/산문, 수필, 칼럼 2007.04.04
공원에서 달콤한 빵 냄새가 난다. 공원에서 달콤한 빵 냄새가 난다. 이른 아침 운동하는 산길에서 달콤한 빵 냄새가 났다. 500원 짜리 단팥빵은 아닌 것 같고 아마도 부드러운 케이크 빵인 것 같았다. 어쩌면 카스테라 빵인지도 모르겠다. 내가 빵을 좋아하는 것을 알고 있다는 듯 그 달콤한 냄새는 나의 감각을 흔들어 대고 있었다. 빵 .. 내 것들/산문, 수필, 칼럼 2007.03.24
자원봉사가 우선이지 자원봉사가 우선이지 아파트 입구 버스 정류장에서 낯익은 얼굴을 발견하였다. 반가운 마음에 차를 세우고 창문을 열어 아는 체를 하였다. 마침 그곳은 그리 복잡하지 않은 곳이라 뒤따라오는 차량도 없었고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도 거의 없는 조용한 정류장이었다. 차림새로 보면 등산을 하는 것처.. 내 것들/산문, 수필, 칼럼 2007.03.22
달이 밝다 달이 밝다 달이 밝다. 엊그제 보름달 이던 것이 오늘도 찾아와 거실 안을 살피고 있다. 언제부터 와 있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승낙도 없이 들어오고는 지금은 편안이 누워있다. 혹여 겨울의 굴욕이 꽃샘이라도 할까봐 꽁꽁 잠가놓았건만 용케도 들어왔다. 지난 밤 흔들어 애원하던 비바람은 간데없고 .. 내 것들/산문, 수필, 칼럼 2007.03.07
편지를 받긴 받았는데 편지를 받긴 받았는데 작년 12월에 편지를 받았다. 내가 보내는 편지는 거의가 업무적으로 보내는 편지라서 전자우편으로 보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것도 아니면 이메일로 보내는 것도 불사한다. 그러다가 그마저 귀찮아지면 휴대전화로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정도에 그치는 게 현실인 것에 비하.. 내 것들/산문, 수필, 칼럼 2007.03.06
동창회장 선거 날 동창회장 선거 날 “야! 동창회에 잘 나가냐?” “아니 요즘 잘 못가는데, 너는?” “나도 많이 못 갔어.” 내가 동창회에 못 간 것은 미안한 마음을 표하지만, 상대방이 동창회에 못 갔다고 하는 데마저 나무라는 것도 좀 멋쩍어 조심한다. “살다보면 그럴 수도 있는 거야. 괜찮아. 어떻게 다 참석하냐.. 내 것들/산문, 수필, 칼럼 2007.03.06
이쁜 애 이쁜 마음 이쁜 애 이쁜 마음 내가 아는 사람 중에 예쁜 사람이 있다. 그는 초등학교 동창인데 이제 나이도 50을 넘었고, 올 봄에는 딸을 시집보낸다고 날짜도 잡았다. 그 사람이 예쁜 애로 변한지는 약 15년 전 일이다. 당시 우리는 초등학교 6학년 때의 담임선생님을 모시고 반창회를 한 적이 있었다. 그날 선생님.. 내 것들/산문, 수필, 칼럼 2007.03.03
봄이면 됐지 쑥이나 냉이를 따져 무엇하리 그렇다면 쑥대신 냉이다. 입춘이 지났다고 하더니 봄이 오기는 오는가 싶다. 2월10일. 예년보다 훨씬 빠르다는 것을 알면서도 기온이 워낙 따뜻하니 봄으로 착각을 해본다. 어쩌면 겨울이 있어야 할 때 멈칫하는 사이에 그만 자리를 빼앗긴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삼면이 산으로 둘러싸이고 동쪽만 훤.. 내 것들/산문, 수필, 칼럼 2007.03.02
역사를 가꾸어 가는 도시 역사의 도시를 만들자. 익산을 유네스코 지정 역사지구로 등재되기를 원하여 신청 중에 있다. 그 얘기는 익산이 가지는 역사성과 문화성이 타 도시에 비하여 우수하다는 것이다. 설령 심사에서 통과되지 못한다 하더라도 후보로 올라갈 정도는 된다고 보아야 한다. 그런 익산이 지금 어떤 문화를 가지.. 내 것들/산문, 수필, 칼럼 2007.0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