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것들/산문, 수필, 칼럼 561

건강와 멋을 갖춘 밥상

건강과 멋을 갖춘 밥상 사람은 먹고 쉬면서 살아간다. 그럼 우리가 먹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조상들로부터 이어온 고유의 밥이며 반찬이다. 서구는 육류와 감자가 주식이었지만 우리는 주로 식물성인 쌀밥과 김치로 유지되었다. 밥은 쌀로 짓는 먹거리지만 여기에 각종 부산물을 보태어 맛있는 밥을 만들어냈다. 영양도 치우쳤다고 생각되면 팥밥과 잡곡밥, 오곡밥을 만들어냈고, 부족하거나 별미가 필요하면 김치밥, 콩나물밥, 무밥, 고구마밥 등도 연구해냈다. 또한 약용으로 죽을 통해 병을 이겨내는 분야까지 개척했다. 그중에서 흰밥은 부드럽고 단맛이 나는 하얀 밥이라서 으뜸으로 친다. 단단한 쌀은 불에 익혀 먹는데, 상황에 따라 진밥, 된밥, 탄밥 등 3층밥으로 나뉜다. 적당한 습도에 뜨겁지 않고 차갑지 않으면서 고슬고슬..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나라는 근세 이후 많은 곡절이 있었다. 강점기의 수탈과 동족 간의 전쟁을 겪으면서 문화와 경제적으로 피폐화되었다. 이 시기를 벗어나면서 이제 살만하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혼란을 수습하기도 전에 모든 제도와 문화가 새로 차지하고 말았다. 아침에 만나면 지난 밤중에 어떤 고통과 고난을 극복하셨는가 궁금하여 ‘잘 주무셨습니까?’ 이렇게 인사를 올렸다. 식사 시간이 되거나 지났으면 ‘진지 잡수셨습니까?’하는 두 번째 인사말이 되었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잘 주무시지 않으셨는데 어떻게 해결해드릴 수 있겠는가? 식사할 끼니가 없어서 굶었다면 어떻게 해결해드릴 수 있겠는가? 사실 해결할 능력이 없어도 그저 인사말에 충분하다. 이것을 해결할 능력이 없는 사람들끼리 공감하고 위로하며 안아주..

통째로 빼앗아 먹기

통째로 빼앗아 먹기 내가 직장생활을 한 것이 벌써 40년 전이다. 연지 2년 6개월이 지난 회사에 취업하였고, 점차 성장하는 성취감도 동반 상승하였다. 내가 가보니 회사의 부지도 작고 사무실도 부족하였다. 입사할 당시 대략 35명 정도로 기억한다. 사무실에 20명 가량, 나머지는 생산 현장과 기타 일반직에서 근무했다. 중금속기계 공업단지에서 개척과 신규 아이템을 확충하는 것이 주요인이었다. 다행스러운 것은 확실한 매출처가 지원하고 있어서 행복한 시작이었고, 미리 지급하는 선수금을 줄 정도의 신뢰로 이어 왔다. 나는 기계설계 분야에 목적을 두고 입사하였으나, 부지 구입과 건물 증축이 이어져서 나도 일정 부분을 참여하였다. 첫 증축공사 업체는 마산의 한효를 지명하고 시작하였다. 회사에서도 처음이고 건설사도 ..

약속을 지킬 차례인가

약속을 지킬 차례인가 내가 교회에 나간지도 오래 되었다. 유년 때는 기억이 없지만 내 발로 초등 때부터 다니기로 했다. 그러다 중학교에 가면서 뜸해졌고, 군에 갔어도 제대하고도 한동안 다니지도 않았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안정을 찾자 다시 교회에 관심을 두고 나섰다. 버스로 가는데 한 시간 거리는 기본, 자동차로 한 시간 반이 넘는 교회를 찾아가는 열성도 있었다. 근래는 고향에 와서 다닐 교회를 물색하였고, 평범하게 나가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언제 어디서든 사람 일이 마음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 일탈하거나 탈선을 하기도 하는 인간이라서 변화무쌍한 삶을 느꼈다. 그래서 어떤 일로 인해 상처를 받기도 하고, 화가 나면 상처를 주기도 한 여느 인생을 살았다. 교회 안에서도 가끔 우연한 일이 벌어지기도 하고, 어..

아직도 초복입니까

아직도 초복입니까? 뜨거운 여름, 하지를 지나 세 번째 돌아오는 경일(庚日)을 초복이라고 한다. 유래부터 따지지 말고 단어를 알고만 있어도 된다. 바쁜 세상에 살기 편하도록 달력이 알려주기 때문이다. 올해는 7월 16일이 초복이다. 초복은 어떤 음식을 먹을 것인지가 떠오르는 단어로 꼽힌다. 삼복 중에 가장 약한 더위이지만, 그래도 첫 더위라서 무척 덥다고 느껴지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초복은 무엇을 먹을 것인지가 문제다. 아니다, 어떤 음식을 선택할 것인지가 화제다. 예전에는 삼복 기간 중에 항상 보신탕을 먹는 계절적 음식으로 자리매김을 하였다. 나도 그런 습관으로 지나왔다. 보신탕은 몸을 보한다는 탕이다. 옛날에 먹었던 보신탕은 키웠던 개를 음식화시키면서 발전해왔다. 현재는 보신탕을 먹지 말자고 아우성이..

뻐꾸기의 운명

뻐꾸기의 운명 뻐꾸기는 뻐꾹 뻐꾹하며 운다. 아니다. 뻐꾸기 뻐꾸기하며 운다고도 한다. 그런가? 삐비삐비 삐비삐비하고 울기도 한다. 그것도 아니다. 비비비비 비비비비 하기도 한다. 그런데 우는 것이 아니라며 웃는단다. 암컷과 수컷의 소리가 다른데 그런 사실도 모른다. 요즘 우는 5월이 다 가도록 듣지 못했다. 웬일인지 궁금하여 유심히 살펴보았다. 아직 전세방을 구하지 못했나? 뻐꾸기는 탁란생 파렴치로 통하니, 대놓고 울지도 못하는 신세를 알았나보다. 사람이 새의 생리를 어찌 알겠느냐마는 얼핏 이해는 한다. 부모의 유전을 닮았으니 너와 나의 모습은 같은 운명이라고 여긴다. 뻐꾸기는 알을 한 배에 4개 까지 낳는데, 남의 둥지에 낳고 거저 얻어 키우는 유능한 권력자다. 그러나 한 둥지에 한 개의 알을 숨겨 ..

뻐꾸기의 운명

뻐꾸기의 운명 뻐꾸기는 뻐꾹 뻐꾹하며 운다. 아니다. 뻐꾸기 뻐꾸기하며 운다고도 한다. 그런가? 삐비삐비 삐비삐비하고 울기도 한다. 그것도 아니다. 비비비비 비비비비 하기도 한다. 그런데 우는 것이 아니라며 웃는단다. 암컷과 수컷의 소리가 다른데 그런 사실도 모른다. 요즘 우는 5월이 다 가도록 듣지 못했다. 웬일인지 궁금하여 유심히 살펴보았다. 아직 전세방을 구하지 못했나? 뻐꾸기는 탁란생 파렴치로 통하니, 대놓고 울지도 못하는 신세를 알았나보다. 사람이 새의 생리를 어찌 알겠느냐마는 얼핏 이해는 한다. 부모의 유전을 닮았으니 너와 나의 모습은 같은 운명이라고 여긴다. 뻐꾸기는 알을 한 배에 4개 까지 낳는데, 남의 둥지에 낳고 거저 얻어 키우는 유능한 권력자다. 그러나 한 둥지에 한 개의 알을 숨겨 ..

돔배기 맛을 보았나

돔배기 맛을 보았나 돔배기는 금시초문이다. 듣지도 책에서도 못 보았다. 흔한 뉴스에서도 눈 씻고 찾아낼 정도다. 그만큼 널리 퍼졌다는 말이 아니다. 귀하고 비싸서 누구나 맛보기도 힘들 정도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아무리 비싸더라도 잔치에는 반드시 ‘약방에 감초’가 들어가야 된다니... 무슨 말이라도 부연 설명이 있으면 좋겠다. 우리 해상 중에서 가끔 상어가 나타나는데, 포악하여 사람까지 해친다는 젖먹이 어류다. 그런 상어는 큰 물체이니 통째로 먹을 수도 없고, 뼈가 단단하니 함부러 취급해서도 안 된다. 그래서 토막을 내서 뼈를 발라 포를 뜬 다음 소금에 절인 고기를 돔배기라고 명명했다. 돔배기가 유독 경북 지역에서만 잔치에 감초로 이름 잡았을까? 유래가 전해지지 않았으나, 내륙 경북에서 귀한 재료이니 저장..

대형마트에서 대박 난 날

대형마트에서 대박 난 날 오늘은 3월 26일 목요일이다. 일기예보에는 오후에서부터 비가 온다고 하였다. 아침밥을 먹고 저 멀리 보이는 모악산을 쳐다보니 쾌청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그냥 평범한 아침이었다. 서둘러 나섰다. 오늘은 여기저기 갈 곳이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가족들이 만나는 날을 위하여 준비가 스멀스멀 고개를 드는 일거리이기도 하다. 한국인의 음식은 세계에서 가장 특이한 메뉴로 만들어진다. 예를 들자면 가장 대표 먹거리 중에서 으뜸으로 끼워 주는 김치도 200개 이상의 종류로 전한다. 이런 전통 먹을거리는 하루아침에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먼 시절부터 갈고 닦은 기술로 다듬어 놓은 과학이다. 초목근피를 먹었던 바쁜 시절에도 빼놓지 않고 이어놓은 창조물이다. 오늘 어디서 어떤 물건을 구매할 것..

늦게 깨달은 아부의 필요성

늦게 깨달은 아부의 필요성 싸움은 말리고 흥정은 붙이라는 말이 있다. 사람 간의 좋지 않은 언사를 주고받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니며, 서로 간의 긍정적 시발은 부추라는 말이다. 모든 것이 서로 필요에 따라 벌어지는 말이다. 그러나 상반되는 것은 싸움의 씨앗이며, 서로 같은 방향을 쳐다보는 것은 상생을 트이는 씨앗이다. 내가 근로자로 일할 때 나에게 물어본 사람이 있었다. 회사의 사장이 과장에게 물어보기를 ‘000 씨는 이번에 책임자로 되어도 좋으냐?’라는 말을 듣고 보니 당황하였다. 총 책임자를 세울 시기인데 저 사람이 좋으냐 아니면 좋지 않으냐는 질문이었다. 과장에게 물어보고 그대로 발령을 할 것으로 판단해보니 순간 어름이 되었다. 그러나 나는 솔직히 대답하였다. 이런 점은 좋고 저런 점은 이렇다. 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