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것들/산문, 수필, 칼럼 561

오륜기와 5인 5색

오륜기와 5인 5색 올림픽은 스포츠 사상 중 최고의 경기이다. 전 세계의 각국 명예를 안고 겨룬다. 올림픽의 원조는 올림피아이다. 기원전 776년부터 서기 393년까지 약 1,200년 동안 진행되었다가, 로마가 그리스를 정복하면서 중단하고 말았다. 4년 마다 그리고 293회까지 열렸다니 얼마나 대단하지 않겠는가. 그러나 1,500년이 지나다 보니 올림피아가 얼마나 중요한가 느껴졌다. 1892년 프랑스 쿠베르탱이 부활을 주장하면서 유럽 각국을 방문하고 설득한 결과 1896년 제1회 올림픽을 개최하였다. 정신을 계승하고자 예전처럼 그리스의 아테네에서 열렸다. 올림픽의 슬로건은 ‘보다 빨리, 보다 높이, 보다 튼튼히’였다. 그러나 1회 대회에서는 13개국이 참가하는 초라한 행사였으나, 다시 재창설과 비슷한 분..

꿈에 그리던 낙하 연습

꿈에 그리던 낙하 연습 대한민국의 긴급 군사력은 공중전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가 생각하는 것이 꿈에 그려보던 낙하 윙마크였다. 초임 장교가 달고 싶어 하는 마크는 연습기에서 뛰어내리는 낙하 훈련이다. 그것도 최소한 4번의 훈련을 마친 다음에야 부여하는 칭호와 함께 수료증에 해당된다. 정규 교육기관에서도 4번의 낙하 훈련을 하려면 상당히 긴 과정을 거쳐야 하는, 어려운 훈련 중에서도 최고 어려운 마지막 코스였다. 쐬중위를 거쳐 대위가 되고도 어느 정도는 윙마크를 자랑스럽게 달고 다녔었다. 나는 짧은 훈련 시간 때문에 실제 낙하를 경험해보지 못했다. 나의 운명인가 나의 실수인가, 속단할 수 없으나 윙마크를 부러워했었다. 처음 입사한 회사에 가보니, 작은 규모여서 종업원 수도 적었다. 그런 중에 ..

내 생각대로만 되는 일은 아니다

내 생각대로만 되는 일은 아니다 누구든지 하고 싶은 일이 있는가 하면 하고 싶지 않은 일도 있다. 어떤 목표를 정해놓고 매진하다 보면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예를 들면 서울에 가는 일이 있는데 비가 많이 내린다. 일기예보를 보아 준비를 하였는데, 우연히 태풍도 겹쳤다. 이 길을 가야 할까 멈춰야 할까 고민이 된다. 승용차를 타고 가도 되는지, 열차를 타고 가면 되는지, 고속버스를 타면 되는지 그것이 문제로 떠오른다. 그러나 승용차를 타고 가기로 정했고, 지도를 보면서 도로 상황, 돌발 사고에 대한 예상 문제와 대비책도 마련하고 강행하였다. 가는 도중에 갑자기 비가 그쳤고 태풍도 진로를 바꿔서 돌아간단다. 내가 유비무환을 준비하였으나 그 보람도 없이 그저 무작정 직진해도 좋을 만하다. 이때 앞..

행운아 보고 싶다

행운아 보고 싶다 행운이 어디 숨어 있을까? 행운을 찾는 것은 보물찾기에 속하고, 보물을 훔치는 것에 준한다. 사람들이 나를 나무랄 수도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행운의 네 잎 클로버를 찾으면 쉽지 않다. 어떤 때는 하루종일 헤매도 찾지 못하고, 어떤 때는 1분 만에 찾기도 한다. 행운의 네 잎 클로버를 운 좋게 찾으면 기쁘고 반갑다. 그러나 이런 운을 누가 빼앗아갈까 봐 겁이 나서 반드시 뽑아, 내 품에 고이고이 간직한다. 그렇지만 그런 행운의 네 잎 클로버도 효력이 없다. 단지 시력을 테스트하거나 그냥 심심해서 찾아본 풀에 지나지 않는다. 행운의 클로버는 그저 심리에 대한 플라세보 효과로 그친다. 한 지인이 최근 뉴스에 떴다. 내용은 이렇다. 출근하는 길에 상대편 도로에서 전복된 차량을 발견했다. 인..

통학하는 맛

통학하는 맛 중학교 1학년부터 통학차를 타고 다녔다. 역전 사이의 구간이 짧았지만 그래도 통학차를 타는 맛이 따로 있다. 아침 통학차는 모두 모이니 바쁘고 복잡했지만, 학교가 마치고 나면 여유가 생긴다. 정해진 기차가 올 때까지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가 찾아서 시간을 메웠다. 천천히 걸어가기, 빵집에 가서 먹기, 튀김집에서 먹기, 만화방에 가기, 독서실에 가기, 역전 구경하기, 지나가는 기차 구경하기, 길거리 구경하기 등 만들기만 하면 하는 일이 무진무궁했다. 학교 교문을 나서면 바로 해방감이 들었고, 무슨 일이든지 할 수 있다는 자부심이 생겨났다. 다음 통학차가 올 때까지 얼마간의 여유가 있다는 것도 행복이다. 그저 왔다 갔다 하는 시계추가 되면 바쁘고 허망한 인생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내가 자주 갔던 ..

손풍기의 위력

손풍기의 위력 장마가 시작되기 직전, 어느 날이었다. 같은 6월 하순이겠지만 어느 때든지 일정하지는 않다. 이때는 비도 없고 바람도 없는 평범한 날씨였다. 그러나 조석 간으로 기온차가 급변하고, 비가 오다가 땡볕이 나기도 하는 계절이었다. 여러 사람이 모여 사는 큰 집에 들어갔다. 회사 사람들이 방문해주었고 걱정과 근심으로 위로하였다. 내가 잘못했다면 회사는 일언반구도 없이 돌아설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 회사의 대표자는 2인자를 앞세웠으며 3인자 등등 외면하지 않았다. 동료들은 스스럼없이 주고받는 사이라 주소가 달랐지만 편하기는 했다. 직원들은 만나면 내 이야기를 화제로 삼았단다. 당연한 주제라고 믿었다. 어느 날 방문해온 사람들은 그냥 허탕을 치는 일이 허다했다. 일정 계획을 내가 정하는 것이 아니라 ..

새치기? 나도 해봤다

새치기? 나도 해봤다 원래 새치기라는 말은 일이나 줄의 순서를 어기고 남의 앞자리에 끼어드는 일을 뜻한다. 둘 사이에 중간으로 넣어 자리를 차지한다는 말이다. 그러니까 다른 사람들과 함께 만족할 만한 행동을 하지 않고, 내 주장만 믿고 남의 권리를 침해한다. 그러면 나도 새치기를 하고 있는지, 새치기를 했던 일이 있는지 돌아보게 된다. 사실 사람은 누구든지 완벽한 사람이 없으니, 조심스럽게 돌아보며 반성하는 계기로 여겨지면 좋겠다. 나는 새치기를 한 적이 많다. 그 대표적인 내용은 바로 머리카락이 희끗하다는 예다. 젊었을 때부터 머리카락이 새까맣지 않아서 나이가 든 것처럼 보였다. 그래서 나를 보고 ‘0형!’으로 불렀다. 굳이 나이를 따지지 않아도, 그저 언뜻 보기에 나이가 든 것처럼 느껴져 만만한 호칭..

무지가 만든 씨앗

무지가 만든 씨앗 앞에서 말했듯이 전 직원이 35명 쯤 되었을 때, 일요일도 출근을 했다. 그런데 현장을 확인하는 도중 처음 보는 얼굴이 있었다. 공장 현장이라면 위험하다며 관리를 해야 한다. 신입 주제에 무슨 말을 하겠느냐마는, 외부인이 왜 현장을 왔다 갔다 하느냐고 따졌다. 무슨 사고라도 일어나면 누가 해결해주겠느냐고 나무랐다. 그는 ‘이름이 뭐요?’ 물었고, 나는 ‘아무게요’ 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바로 ‘한형!’ 하며 회사가 궁금하다면서 왔다고 말했다. 나는 무단출입은 회사가 책임을 안 진다며 조심하라고 당부했다. 이런 일이 있은 후, 최고 경영자에게 보고했다. 그러자 그 사람은 외부에서 영입한 상무라고 했다. 내가 실수했었다면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고민되었으나, 당당히 그리고 정당하게 대우했..

먹는 맛의 참맛

먹는 맛의 참맛 중소도시의 소규모 호텔에서 행사를 마쳤다. 약 100명 남짓 참석하였고, 목적은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는 절차로 치렀다. 수혜 대상자는 유치원생 4명과 초중학생 4명이며, 각자 50만 원 수준으로 진행하였다. 식전에 초기부터 한약방을 꾸려왔으며 학생 교육을 목적으로 학원 재단을 운영하시는 분이 건강 관련 특강도 해주셨다. 본론에 들어가서 개회식이 있었고, 이어서 장학금 수여 순서로 진행되었다. 그리고 축사, 그 다음은 폐회. 물론 저녁 식사 시간이 되었으니 모인 김에 같이 먹고 가라는 음식도 대접하였다. 수혜자가 8명인데 객은 92명으로 구성된 식사라니, 어쩌면 내 잔치에 숟가락을 얹혀놓고 불러낸 장학금인가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복잡하다. 학교가 개학 되기 전에 이루..

두부에도 격이 있다

두부에도 격이 있다 가까운 산을 올랐다가 밑에 줄지어 선 식당에 닿자 가벼운 점심을 찜했다. 순두부, 연두부, 생두부, 튀긴두부, 두부찌개 등등 손쉽게 먹을 수 있는 재료이면서 대부분 선호하는 음식이었다. 두부는 콩이 변한 가공식품이면서 모양과 성질이 바뀌었다. 그러나 주의할 것은 차갑게 하거나 딱딱한 고체로 만들면 먹기가 곤란하다는 것뿐이다. 차가운 두부는 맛이 밋밋하면서 퍽퍽하여 넘기기 쉽지 않고, 부드러운 두부를 오래 보관하려고 딱딱하게 말려내면 자칫 이가 부러진다. 극단적인 저장용 취부(醉腐)와 모두부(毛豆腐)도 있다. 순두부와 연두부는 굳기 정도에 따라 구분하는데, 물을 빼기 전이 순두부이며 손으로 들 정도면 연두부다. 조금 더 굳히면 건두부로 변한다. 도긴개긴. 나는 생두부를 모판 상태로 주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