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것들/산문, 수필, 칼럼 561

내가 아는 교회

내가 아는 교회 지금 거론하는 교회는 가다가 만나는 교회 오다가 만나는 교회 중의 하나이다. 있는 곳은 작은 도시의 변두리이고, 마당도 크지 않은 아담한 규모다. 말하자면 나무와 제법 어울리는 오래된 교회에 속한다는 뜻이다. 한적한 시골에 오래된 교회라면 그런대로 이름이 있는 교회일 것이다. 명판도 좋고 신도 수도 인구대비 그럭저럭 모이는 교회다. 한 마디로는 평탄하게 알려진 교회로 통한다. 개척 당시부터 신도들이 십시일반 갹출하여 지은 교회일 것이고, 그중에서 공이 많은 성도가 장로가 되는 것은 당연지사다. 이른바 장로교이기 때문에 누구나 선망하는 장로가 교회의 일거수일투족을 좌지우지하는 주무관이다. 그러나 공정하고 투명하게 처리하다가 오래 젖고 보면 전횡을 하고 만다. 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모든 일..

꼬부랑 반찬 맛

꼬부랑 반찬 맛 친구들과 함께 노래 연습을 하다가 밥 먹을 시간이 되어 식당으로 갔다. 식당까지 걸어서 3분 정도? 정말 가깝다. 우리가 연습하면 자주 가는 곳이다. 물론 30개 정도의 팀이 있어서 언제든지 가는 곳이라고 보아도 무방하다. 주로 추어탕이나 닭도리탕이지만 기본은 백반 정식이었고, 버섯탕 등 유사 식단으로 진행한다. 그날도 추어탕을 주문하였는데, 기본 반찬이 즐비하다. 버섯무침, 콩나물무침, 김치, 상추겉절이, 콩조림, 가지나물 등 먹을 만한 것들이 등장했다. 주된 밥의 부산물이라 먼저 먹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가 문제다. 20명 이상 모여서 누구든지 젓가락을 용감하게 들지도 못했다. 빈손으로 젓가락과 숟가락을 만지작거리면서 눈으로만 감상하다가, 눈에 들어올까 말까 하는 불청객이 들어왔다. 큰..

교과서에 없는 소탐대실

교과서에 없는 소탐대실 소탐대실! 작은 욕심을 내고 탐하다가 큰 것을 잃고 손해라는 말이다. 그것은 욕심을 참아라 혹은 큰일을 하다가 작은 걸림돌이 있더라도 견디라는 말이기도 하다. 그러나 시쳇말로는 큰 것을 먹으려면 작은 것을 미끼로 제공하라는 말과 같다. 이런 말이 항상 맞는 것이 아니고, 시간에 따라 환경에 따라 다르게 발생할 수도 있다. 나는 절약이 몸에 밴 베이비세대다. 처음부터 부유한 가정이었다면 절약이 기본이면서도 어느 정도는 사용하는 습관이 있을 수도 있다. 그것이 나쁜 것도 아니며 해서는 안 되는 것도 아니다. 돌고 도는 것이 인생길이며, 돌고 도는 것이 경제의 정의 중 일부다. 어릴 때 절약한 돈으로 옷을 사든지, 가방을 사든지, 부모님 생신 때 기뻐하실 것을 사드리면 된다. 커서는 모..

탈탈무드20-분만실에서 두 번 호출한 대통령

분만실에서 두 번 호출한 대통령 어느 날 저녁, ‘나홀로’는 비몽사몽 순간 핸드폰소리를 듣고 깜짝 놀랐다. 이 시간이라면 ‘혹시!’ 다급한 사유가 있는지 열어보았다. 얼마나 급했던지 아무런 문자도 없이 사진뿐이었다. 이어서 다른 한 장을 또 보내왔다. 신혼이라서 둘이 찍은 사진은 당연, 두 번째 사진은 낯익은 사람과 함께여서 반가웠다. 배경은 하 많은 사람들이 등장하였고 칠흑을 밝히는 촛불도 사람만큼 보였다. 알았다! 그런데 뭐가 그리 바쁘냐고 짜증내려다가 ‘아! 잘했다. 빨리 들어가라’는 문자를 보냈다. ‘내일 출근해야하니...’라는 사족은 생략하였다. ‘어린 나이도 아닌데 어련하려니’ 라는 말은 사족에 끼지도 못한다. 보통 사람들은 대통령에 얽힌 내용에 솔깃 한다. 모든 사람이 하루라도 아니면 한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