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것들 1597

검사동일체의 특혜 맛을 보았니?

검사동일체의 특혜 맛을 보았니? 검사동일체는 검사끼리는 한 몸이라는 말이다. 내가 알고 있던 것은 부부가 한 몸이라는 것뿐이었는데 나이가 들다보니 검사끼리도 한 몸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부부가 이혼하면 남이 된다던데 검사도 이탈하면 남이 될까? 모르겠다. 그래서 좀 더 알아보니 검사 수장의 지시에 따르는 것이 정의란다. 검사동일체의 원칙은 전국의 검사들이 검찰권을 행사할 때에 검찰총장을 점정으로 상하 복종 관계에서 하나의 유기적 조직체로서 활동한다는 내용이다. 검찰 사무의 신속성, 통일성, 공정성을 위한 것이라고 전한다. 그런데 관점이 다르거나 수사 포인트가 잘못되었더라도 미루거나 항명하면 안 된다는 말로도 해석된다. 그런데 문제는 검사 혼자만 수사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어느 수사기록을 보면 방..

45년 숨겨온 불효자의 독백

45년 숨겨온 불효자의 독백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자녀는 불효자라는 말도 있다. 오래된 유교의 개념에서 시작된 내용이다. 신체발부 수지부모... 아버님이 돌아가신 지 정확히 20년, 나는 불효자의 대열을 벗어나지 못한 채 남았다. ‘오늘은 D-123’ 이라는 단어를 접하니 전염병 코로나19 때문에 2020 도쿄올림픽이 이루어질 것인지 미룰 것인지 혹은 취소될지가 세계의 화두로 떠올랐다. 한국에 대해서는 무관심, 막무가내, 기만, 거짓말, 무시, 혐한의 주연 일본, 오늘도 세계인의 경기력을 빌미로 잇속셈을 숨겼다. 잠잠한 나를 헤집는 123이라는 숫자, 망령을 업고 해묵은 회군(回軍)이라니... 막심한 불효자의 후회로 사무친다. 45년 전에 이실직고했어야 맞는지, 항변하며 따지는 것이 정답인지도 판단하지 못..

한국인의 속멋

한국인의 속멋 한국에는 신미양요를 거쳐 외국인이 들어왔다. 그리고 기독교가 퍼지면서 한국인에 대한 인식이 점차 알려졌다. 그들이 바라보는 한국에 대해서는 여전히 오리무중이었고 알 수 없는 미지였다. 쇄국정책과 유생들이 주름잡는 골수주의자라고 본다. 그럼에도 한국인의 멋은 있었다. 번듯한 비싼 옷을 입는 것이 아니라 드러나지 않는 내면의 멋이다. 한국에는 부자유친이 있고 붕우유신이 있다. 아버지와 아들 사이에도 도리가 있고 서로 사랑하는 친밀감이 있다는 말이고, 벗 사이에도 도리와 믿음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니까 가족 간과 타인에게도 해서는 안 될 일이 있다는 말이다. 얼마나 아름다운 말인가? 산비탈이거나 거친 돌밭에서는 소를 쌍으로 멍에를 엮어 두렁을 꾸미지만, 평지와 지름진 논에서는 외멍에를 활..

피도 흐른다

피도 흐른다 흐르는 것은 액체와 기체에 해당하며, 고체는 딱딱하지 않은 경우에만 마치 물엿이나 꿀처럼 반고체이면 흐른다. 21대 총선을 맞아 후보자 본인의 피가 흐르는 일이 발생하였다. 어떤 폭행이나 상처를 입어 피가 흐르는 것이 아니었고, 본인이 손가락을 깨물어서 피를 냈다. 그 피로 하얀 천에 글씨를 쓰려는 목적이었으니 혈서가 맞다. 그러나 영상을 보면 혈서가 빨간 피가 아니라 분홍빛을 넘어 옅은 빛이 선명했다. 그 사이에 후보자의 도우미가 다가갔고 계속하여 혈서를 썼다. 분명 의학용 소독제인 액체요오드 색이 확실하니 이어지는 가짜 쇼에 속을 사람도 없다. 다만 성원하며 동조하는 거짓말을 퍼트리는 피가 흐르는 사람은 빼고 말이다. 쓴 다음에 실토하고 끝냈다. 알고 보니 일본 침략자에 대한 투쟁을 단지..

전쟁이 남긴 두려움

전쟁이 남긴 두려움 6월 25일에 벌어진 한국전쟁은 한국민 간의 전쟁이다. 엄밀히 말하면 전쟁은 국가 간 분쟁과 공식 전투를 의미한다. 한국전쟁은 한국 국민들 간의 전쟁이라고 말하지만 따져보면 한국 국내분쟁이라고 본다. 전쟁을 떠나 일단 휴전 협상을 조인하여 지금도 인정하는 휴전 상태다. 넓은 의미로는 아직도 전쟁 중에 속한다. 휴전도 전투에 개입한 타국에서 주관하였다. 휴전이 되자 부상자들이 속출하였다. 부상자가 치료를 받았지만 장애로 부자유스러우며 생업에 종사하기 어렵다. 정부에서도 마음은 있지만 사망자와 부상자를 위한 보상 혹은 대우가 내세울 것이 없는, 불쌍한 나라였다. 어쨌든 전쟁 후유증이다. 그 때 내가 집에 있었고, 부모님은 하루하루를 연명하기 위해서 밖으로 돌았다. 집에 혼자 있으며 심심하..

작가와 정치가는 어떻게 다른가

작가와 정치가는 어떻게 다른가 사람이 살아가면서 어떤 마음을 가지고 살까? 아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고, 노인들에게도 하고 싶은 말이 있을 것이다. 아니 어떻게 보면 누구든지 누구에게라도 하고 싶은 말이 있을 것이다. 좋지 않다며 타이르는 것과 핀잔을 주고 나무라는 것이 주 내용일 것이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좋은 점을 지적하여 칭찬하거나 사실 부족하다고 느끼면서도 격려하고 배려하는 말로만 타령하는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작가는 어떤가? 가르치고 나무라는 것이 작가의 의무와 사명감이라고 생각한다. 시류를 탓하지 않고 시점을 즉각 판단하면서도 한 발 늦게 발동을 거는 것이 작가 감각이다. 일반이 즉 모든 지성과 국민이 하는 것을 보면서, 아니다 이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뼈저리게 느껴야 마음이 뭉치고 일어..

입영 통지서가 두 장 날아왔다

입영 통지서가 두 장 날아왔다 우리나라는 분단 상황을 맞아 두 개로 나뉘었다는 뜻이고, 아직 전쟁 중이라서 통일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그래서 국민은 누구든지 군대에 가야할 형편이었다. 전쟁이라면 신체가 건강한 사람에게 우선권을 준다. 지식이나 부와 권력을 떠나 ‘체력이 국력’이라는 조건에 따르게 된다. 내가 군에 입대한 날짜는 1977년 6월 25일이었다. 뼈아픈 6·25 전쟁이 일어난 날짜에 입대하였으니 감회가 새롭다. 내가 받은 입영 통지서는 대략 열흘 전 이었다. 통지서를 수령한 날짜는 명확하지 않지만, 군에 가면 해결될 터이니 그 날짜를 따질 필요는 없다. 그래서 ‘입영 전야’라는 가요가 있듯이 축하해주고, 보내지 않고 싶어서 슬픈 마음을 담은 노래에 따라 송별식도 했다. 그런데 날짜가 다가오더니..

우리나라의 대표 선수들

우리나라의 대표 선수들 대한민국은 세계 속에서 굳건히 지켜왔다. 지형적으로 동아시아의 동쪽 작은 나라이며, 틈바구니에 끼어있는 형세이다. 그래도 반만년 역사 속에서 버텨왔고 이제 세계 주인공으로 등극하고 있다. 그런 위치를 어떻게 유지하고 왔을까? 어떤 종목을 이어왔을까? 그 대표하는 선수는 누구일까? 대한민국 하면 먼저 떠오르는 선수는 태극기이다. 앞세우고 나가는 대표 중의 대표이며, 한마디로 국민의 상징성을 대신하는 선수다. 태극기는 음양의 상징성과 희망, 존귀의 상징성을 가진 태극이 중앙에 자리 잡았고, 네 귀퉁이에 하늘, 땅, 물, 불을 의미하는 건곤감리를 그려놓았다. 다음은 무궁화이다. 깃발에 이어 국화로 정해졌고, 꽃은 태극과도 닮았다. 서양에서는 월계수를 중시하였는데 그때부터 우리는 무궁화를..

어린 양이 그립다

어린 양이 그립다 어린 양을 보았나? 최근, 어린 양은 몰론 보았겠지! 내가 말하는 ‘어린 양이 그립다’는 것은 추억이다. 새 하얀 양은 내가 어릴 적에 쉽게 볼 수도 없었다. 그래서 양에 대한 추억도 없다. 다만 어린양만 추억으로 남았다. 어린양은 어린 양처럼 귀엽고 착하고 시키는 대로 하는 예쁜 아이로 자리 잡는다. 그래서 당연히 추억으로 떠올릴 수 있는 것이 동물이 아니라 항상 부대끼면서 살아왔던 동생에 얽힌 기억이다. 동생은 터를 잘 팔았다는 이유로 사랑을 받으면서 자랐다. 나는 터를 잘못 팔아서 나와 같은 동생을 두었단다. 사람이 태어나는 것도 내 마음대로 하는 것이 아닌데 유독 나한테만 터, 터, 터 타령이었을까? 해답은 아주 쉽다. 나와 같은 성별이 아닌 사람을 기대하였다는 말이다. 아들 다..

아부의 정당성

아부의 정당성 모든 사람들이 경쟁을 하다가 자기의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 성공이라고 한다. 경쟁을 하지 않아도 자기의 원하는 것을 달성하면 바로 성공이다. 그런데 크든 작든 주어진 목표는 처음 해보는 일에 속한다. 이런 과정에서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혼자 성공하는 사람은 없다. 세상에 태어난 사람도 혼자 스스로 태어난 사람도 없다. 이것이 바로 남과 혹은 타인의 도움을 얻지 못하면 어느 것이라도 혼자 해낼 사람도 없다, 회사에 입사하다가 높은 목표를 정해놓고 살아가는 사람이 많다. 계장으로 승진하려고 노력하는 사람, 부장으로 승진하려면 혼자 되는 일은 없다. 나 외의 경쟁자가 있어야만 내가 승진을 하는 기회가 오는 것이다. 나 혼자 있는 경우에는, 상대가 없이 오로지 나뿐인 승진대상자이면 성공하는 의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