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리가 내렸다. 서리가 내렸다. 차 유리에 앉은 서리를 긁어내느라 부산한 아침이었다. 아침 출근 시간에 바쁜 걸음을 재촉하면서 이리 뛰고 저리 뛰는 모습들이 말 붙이기를 거부하고 있는 듯하다. 나는 그런 분위기에서 농을 걸거나 시비를 걸만한 처지가 아니라고 생각하였다. 그들은 차에 시동을 걸.. 내 것들/산문, 수필, 칼럼 2014.12.04
새하얀 눈이 내렸으면 새하얀 눈이 내렸으면 오늘도 눈은 내리지 않았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내다보는 창밖은 어두워서 사위가 보이지 않았다. 이는 필시 눈이 오지 않은 탓이려니 하였다. 생각 같아서는 함박눈이 펑펑 내려서 온 세상을 하얗게 덮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그러면 미처 해가 뜨기 전 미.. 내 것들/산문, 수필, 칼럼 2014.12.04
상생으로 물려줄 우리 미래 상생으로 물려줄 우리 미래 얼마 전에 굶주리고 있는 아이들에게 먹이려고 9만원 상당의 쇠고기를 훔친 주부가 있었다. 이 주부는 공사현장에서 일하는 남편의 수입으로는 부족한 부분을 매우기 위하여 이런 일을 하게 되었다고 했다. 남편의 수입이 계속하여 줄어들고 있으며, 타지에서.. 내 것들/산문, 수필, 칼럼 2014.12.04
사망공고 사망공고 아버지께서 돌아 가셨다고 자랑스럽게 말하는 여자가 있었다. 먹을 게 궁하던 시절의 초상은 여러 사람들이 모이고, 다들 분주하게 시끌벅적 돌아가는 분위기가 그야말로 잔치 그대로였다. 뿌연 막걸리는 동이 째 오가며, 연신 불을 때는 가마솥 안에 국수가 그득하고, 김이 모.. 내 것들/산문, 수필, 칼럼 2014.12.04
문화재 서울 나들이 문화재 서울 나들이 오랜만에 서울에 다녀왔다. 작은 시골에 살다보니 서울에 가면 뭔가 복잡하고 어렵게 느껴지는데, 시골출신이 서울 나들이를 하니 반갑기도 하였다. 대형버스를 빌려 타고 아침 일찍 서둘렀으나 목적지에는 겨우 빠듯하게 도착하였다. 수요일인데도 차들이 많아 서.. 내 것들/산문, 수필, 칼럼 2014.12.04
묵은 세배 새 세배 묵은 세배 새 세배 우리 풍습에 따르면 설날이 되면 어른들께 세배를 드린다. 세배는 새해를 맞아 덕담을 나누기도 하고, 축원을 표현하기도 하는 관례다. 이때 세배를 드리는 당사자는 자신의 포부를 밝히고 결심을 하기도 하는데, 이것을 들은 사람들은 그 계획을 달성할 수 있도록 조.. 내 것들/산문, 수필, 칼럼 2014.12.04
독서와 서재 독서와 서재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기고 육체적으로 편안해지면 많은 사람들이 바라는 소망도 늘어난다. 그 중의 하나가 창가에 앉아 조용히 책을 읽는 것이며, 고개를 들어 밖을 보면서 차를 한 모금 마시고 감상하는 풍요로움도 포함된다. 마당 끝에 서있는 나무에서 떨어지는 단풍잎 .. 내 것들/산문, 수필, 칼럼 2014.12.04
다 아는데 엄마만 모르는 사실 다 아는데 엄마만 모르는 사실 휴일이면 전화요금이 공짜라며 자랑하던 녀석이 전화가 없다. 따지고 보면 이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으랴마는 휴일요금 정액제로 선불을 내고는 공짜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 순진하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그런 후 며칠은 휴일마다 전화가 오더니 이제.. 내 것들/산문, 수필, 칼럼 2014.12.04
내가 잘리지 않기 위하여 내가 잘리지 않기 위하여 지난 연말에 보험을 하나 들었다. 얼마 전부터 들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뚜렷한 상품정보가 없어서 이것저것 알아보다가 늦게 결정하였다. 그러나 낯모르는 인터넷에서마저 주민번호를 적어라, 주소와 전화번호를 적어라 하면서 여러 가지로 번거롭게 .. 내 것들/산문, 수필, 칼럼 2014.12.04
내 원대로 되었으니 나머지 약속을 지켜라. 내 원대로 되었으니 나머지 약속을 지켜라. 이제 제17대 대통령 선거가 끝났다. 그 결과 당선자가 나오고 차점자가 나왔다. 그래도 상위에 랭크된 후보들은 나름대로 할 말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선거와 인사문제는 오로지 1등만 존재할 뿐이지 2등이나 3등은 필요가 없다. 다시 말하면 4.. 내 것들/산문, 수필, 칼럼 2014.1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