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의 인연을 끊으려 한다. 나와의 인연을 끊으려 한다. 3월 초순의 뒷산은 찾는 이가 없었다. 아직 명절 끝이라고는 하지만 요즘 사람들은 대보름날을 그 축에 세우지도 않는다. 이제 대보름이 3대 명절이라는 것은, 알면 좋고 몰라도 그만인 그냥 지나가는 세시풍속의 하나가 되었다. 기온은 올랐지만 산에는 아직 .. 내 것들/산문, 수필, 칼럼 2014.12.04
교훈도 바뀌어야 한다. 교훈도 바뀌어야 한다. 작년 가을 내가 졸업한 어느 학교의 교훈을 바꾸는 행사가 있었다. 이 학교의 교훈은 학교가 생긴 이래 아주 좋은 이미지로써 학교가 성장하는 근본이 되어왔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약 50년 전에 정해 놓았던 교훈을 지금의 새로운 요구에 맞게 고치는 것도 좋은.. 내 것들/산문, 수필, 칼럼 2014.12.04
고향길 고향길 어머니의 고향은 죽산이다. 그런데 황등에서 오랫동안 사셨으니 어쩌면 황등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으로 많은 날들이 지나갔다. 쇠털같이 많은 시간 속에 나도 한 조각 묻어있는 곳이다. 아버지나 어머니는 60년을 황등에서 살다 가셨다. 60년 세월! 이 기간이 .. 내 것들/산문, 수필, 칼럼 2014.12.04
서문 밖 기념비 서문 밖 기념비 예로부터 우리나라 사람들은 남향의 주택을 선호하고 있다. 이는 우리 선조 대부터 남쪽 방향의 집이 갖는 기능을 높이 사두고 있다는 해석이 된다. 그런 남향집은 대체로 뒤에는 산이나 언덕이 있어 바람막이가 되고, 앞쪽에는 탁 트인 곳이나 낮은 논밭이 대부분인 것을.. 내 것들/산문, 수필, 칼럼 2014.12.04
2013년 11월 8일 화요일 2013년 11월 8일 화요일 아침 출근길에 은행나무의 노란 잎이 떨어져 있는 것을 보았다. 이것이 오늘부터 떨어진 것은 아니며 벌써 10일 이상 전부터 그랬었지만, 앙상한 가지들은 어제와 그저께 이슬비가 온 뒤에 더 처량하게 보이는 것 같다. 덕분에 나무 밑에는 노란 물감을 칠해 놓은 듯 .. 내 것들/산문, 수필, 칼럼 2014.12.04
일그러진 김치 일그러진 김치 올 겨울에 장만하는 김장김치가 도착하였다. 마침 토요일이라서 별다른 준비 없이 택배를 받을 수 있었다. 일반 택배 같았으면 언제쯤 방문한다고 상의해오면 시간에 맞추어 집에서 기다리고 있어야 하였다. 그러나 오늘은 보내는 사람으로부터 사전연락이 있었던 덕에 .. 내 것들/산문, 수필, 칼럼 2014.12.04
몇 살 먹었우? 몇 살 먹었우? 오늘은 저녁밥을 먹기 전에 병원에 들렀다. 마침 일이 일찍 끝난 관계로 저녁 시간에 밥을 떠 먹여 드릴 수 있겠다는 생각에 서둘러 찾은 것이다. 반드시 내가 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간병인이 무척 바쁘실 거라는 생각에 도와 드리고 싶은 마음이 일었다. 따지.. 내 것들/산문, 수필, 칼럼 2014.12.04
선생님 안녕하시죠! 선생님 안녕하시죠! 왼손바닥이 부르르 떨려왔다. 깜짝 놀라 손을 펴보니 핸드폰이 요동을 치고 있었다. 마치 여름날 평상 위에서, 머리 비틀려진 풍뎅이가 뒤집어진 채로 날개 짓을 하는 듯 요란하였다. 어쩌면 살아도 산 것이 아니고 죽어도 죽은 것이 아닌 것처럼, 누군가가 자신을 붙.. 내 것들/산문, 수필, 칼럼 2014.12.04
입추 입추 2013년의 입추인 8월 7일은 대단히 더운 날이었다. 기상관측 사상 몇 십 년만의 기온이라고 할 정도로 무더웠다. 입추는 글자 그대로 가을이 온다는 뜻이라, 어떤 의미에서든지 가을기분을 느끼게 하는 것이 상례였다. 그런데 남부지방에서 그것도 전주지역을 중심으로 한 낮의 기온.. 내 것들/산문, 수필, 칼럼 2014.09.15
가정의 달에 외로운 남편들 가정의 달에 외로운 남편들 5월은 가정의 달이다. 말만 들어도 즐겁고 행복한 가정의 달이다. 한편 어떻게 생각하면 얼마나 가정을 지키지 못했으면 가정의 달까지 만들어 지키자고 해야 하는지 책임도 느낀다. 아무튼 5월은 정말 좋은 계절임에 틀림없다. 날씨도 맑고 춥지도 덥지도 않.. 내 것들/산문, 수필, 칼럼 2014.0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