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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풍기의 위력

손풍기의 위력 장마가 시작되기 직전, 어느 날이었다. 같은 6월 하순이겠지만 어느 때든지 일정하지는 않다. 이때는 비도 없고 바람도 없는 평범한 날씨였다. 그러나 조석 간으로 기온차가 급변하고, 비가 오다가 땡볕이 나기도 하는 계절이었다. 여러 사람이 모여 사는 큰 집에 들어갔다. 회사 사람들이 방문해주었고 걱정과 근심으로 위로하였다. 내가 잘못했다면 회사는 일언반구도 없이 돌아설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 회사의 대표자는 2인자를 앞세웠으며 3인자 등등 외면하지 않았다. 동료들은 스스럼없이 주고받는 사이라 주소가 달랐지만 편하기는 했다. 직원들은 만나면 내 이야기를 화제로 삼았단다. 당연한 주제라고 믿었다. 어느 날 방문해온 사람들은 그냥 허탕을 치는 일이 허다했다. 일정 계획을 내가 정하는 것이 아니라 ..

새치기? 나도 해봤다

새치기? 나도 해봤다 원래 새치기라는 말은 일이나 줄의 순서를 어기고 남의 앞자리에 끼어드는 일을 뜻한다. 둘 사이에 중간으로 넣어 자리를 차지한다는 말이다. 그러니까 다른 사람들과 함께 만족할 만한 행동을 하지 않고, 내 주장만 믿고 남의 권리를 침해한다. 그러면 나도 새치기를 하고 있는지, 새치기를 했던 일이 있는지 돌아보게 된다. 사실 사람은 누구든지 완벽한 사람이 없으니, 조심스럽게 돌아보며 반성하는 계기로 여겨지면 좋겠다. 나는 새치기를 한 적이 많다. 그 대표적인 내용은 바로 머리카락이 희끗하다는 예다. 젊었을 때부터 머리카락이 새까맣지 않아서 나이가 든 것처럼 보였다. 그래서 나를 보고 ‘0형!’으로 불렀다. 굳이 나이를 따지지 않아도, 그저 언뜻 보기에 나이가 든 것처럼 느껴져 만만한 호칭..

무지가 만든 씨앗

무지가 만든 씨앗 앞에서 말했듯이 전 직원이 35명 쯤 되었을 때, 일요일도 출근을 했다. 그런데 현장을 확인하는 도중 처음 보는 얼굴이 있었다. 공장 현장이라면 위험하다며 관리를 해야 한다. 신입 주제에 무슨 말을 하겠느냐마는, 외부인이 왜 현장을 왔다 갔다 하느냐고 따졌다. 무슨 사고라도 일어나면 누가 해결해주겠느냐고 나무랐다. 그는 ‘이름이 뭐요?’ 물었고, 나는 ‘아무게요’ 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바로 ‘한형!’ 하며 회사가 궁금하다면서 왔다고 말했다. 나는 무단출입은 회사가 책임을 안 진다며 조심하라고 당부했다. 이런 일이 있은 후, 최고 경영자에게 보고했다. 그러자 그 사람은 외부에서 영입한 상무라고 했다. 내가 실수했었다면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고민되었으나, 당당히 그리고 정당하게 대우했..

먹는 맛의 참맛

먹는 맛의 참맛 중소도시의 소규모 호텔에서 행사를 마쳤다. 약 100명 남짓 참석하였고, 목적은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는 절차로 치렀다. 수혜 대상자는 유치원생 4명과 초중학생 4명이며, 각자 50만 원 수준으로 진행하였다. 식전에 초기부터 한약방을 꾸려왔으며 학생 교육을 목적으로 학원 재단을 운영하시는 분이 건강 관련 특강도 해주셨다. 본론에 들어가서 개회식이 있었고, 이어서 장학금 수여 순서로 진행되었다. 그리고 축사, 그 다음은 폐회. 물론 저녁 식사 시간이 되었으니 모인 김에 같이 먹고 가라는 음식도 대접하였다. 수혜자가 8명인데 객은 92명으로 구성된 식사라니, 어쩌면 내 잔치에 숟가락을 얹혀놓고 불러낸 장학금인가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복잡하다. 학교가 개학 되기 전에 이루..

두부에도 격이 있다

두부에도 격이 있다 가까운 산을 올랐다가 밑에 줄지어 선 식당에 닿자 가벼운 점심을 찜했다. 순두부, 연두부, 생두부, 튀긴두부, 두부찌개 등등 손쉽게 먹을 수 있는 재료이면서 대부분 선호하는 음식이었다. 두부는 콩이 변한 가공식품이면서 모양과 성질이 바뀌었다. 그러나 주의할 것은 차갑게 하거나 딱딱한 고체로 만들면 먹기가 곤란하다는 것뿐이다. 차가운 두부는 맛이 밋밋하면서 퍽퍽하여 넘기기 쉽지 않고, 부드러운 두부를 오래 보관하려고 딱딱하게 말려내면 자칫 이가 부러진다. 극단적인 저장용 취부(醉腐)와 모두부(毛豆腐)도 있다. 순두부와 연두부는 굳기 정도에 따라 구분하는데, 물을 빼기 전이 순두부이며 손으로 들 정도면 연두부다. 조금 더 굳히면 건두부로 변한다. 도긴개긴. 나는 생두부를 모판 상태로 주문..

대리 설거지

대리 설거지 예전에는 찬물로 설거지를 했다. 지금은 지난 얘기다. 어머니도 찬물 설거지를 하셨고, 찬물 빨래도 하셨다. 개울에 나가서 하시지는 않았지만 그것으로도 만족하는 삶이었다. 민속화나 풍속화에서 만나는 정도로 변했다. 감사한 세상이다. 그런데 이 세상에 찬물 설거지를 체험하다니 웬 말인가! 나는 어머니의 실세를 다 읽지 못해서 후회하다가 반성하고 통곡했다. 즐거운 명절에 만나는 사람들이 즐겁다며 반가워한다. 먹는 것도 즐겁고 먹이는 것도 행복이다. 위로하고 격려하는 것도 만족이고 빼앗아 먹는 것도 만끽이다. 비용이 들어가도 자처한다는 세상살이인데 남는 것이 하나 있다면 무엇일까? 설거지다. 설거지를 시작할 때부터 최종 마무리할 때까지 얼마나 긴 고통의 연속이었을까? 누구는 만들고, 누구는 먹고, ..

달챙이를 보았나?

달챙이를 보았나? 어머니는 보릿고개를 넘으셨다. 내가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드리지 못해서 죄송하지만 대충은 알만했다. 내가 초등학교 다닐 때, 마당에 티끌이 있다면 저녁밥 먹기 전에 쓸고, 밤새 눈이 쌓이면 아침 일찍 일어나서 쓰는 것도 거들었다. 식수가 부족하다면 물동이를 지고 오는 것을 도왔다. 아궁이에 짚풀을 여미면 내가 때는 차례라는 것을 알았다. 여름에는 보리를 한소꿈 끓였다가 대 보퉁이에 담아 걸어놓는 것도 알게 됐다. 보리는 처음부터 논스톱으로 밥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한 타임을 주고 쌀과 함께 섞어 밥을 하는 것이 정석이었다. 이때 쥐와 고양이가 빼앗아 먹어버린 적은 한 번도 기억이 없다. 아마 도둑도 보리밥은 뻣뻣하다며 먹기 싫어했을 것이다. 요즘 별미로 먹는 보리밥도 두 번 재치는 것이 ..

내가 받은 전별금

내가 받은 전별금 살다 이별하고 헤어지는 것이 다반사니 이별의 증거로 잊지 말라며, 어느 정도의 돈을 준다는 말이 있다. 정리(情理)로 정리(整理)하는 이론이 타당하다는 생각도 든다. 일견, 목사에게 퇴직금이나 전별금을 주지 않는 경향도 있다. 따진다면 목회자의 본분에 맞는 것 같으나 실상 다른 예가 많다. 떠나는 사람이 받지 않겠다고 공표했단다. 확인해보니 그만큼의 혜택을 모두 받았다는 말도 들린다. 왜 이리 복잡할까? 받을 금액이 많다 보니 세금이 아까워서 그렇단다. 목회자라니 이중적 사상!. 만약 내가 그 상황이었더라면... 나도 이해는 간다. 내가 다녔던 교회 중에서 정년퇴직을 맞아 20억도 넘는 퇴직금이 있었다. 그래도 공식 퇴직금을 받았으니 맞기는 하다. 근무하는 곳에서 다른 곳으로 전출하면 ..

검사동일체의 특혜 맛을 보았니?

검사동일체의 특혜 맛을 보았니? 검사동일체는 검사끼리는 한 몸이라는 말이다. 내가 알고 있던 것은 부부가 한 몸이라는 것뿐이었는데 나이가 들다보니 검사끼리도 한 몸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부부가 이혼하면 남이 된다던데 검사도 이탈하면 남이 될까? 모르겠다. 그래서 좀 더 알아보니 검사 수장의 지시에 따르는 것이 정의란다. 검사동일체의 원칙은 전국의 검사들이 검찰권을 행사할 때에 검찰총장을 점정으로 상하 복종 관계에서 하나의 유기적 조직체로서 활동한다는 내용이다. 검찰 사무의 신속성, 통일성, 공정성을 위한 것이라고 전한다. 그런데 관점이 다르거나 수사 포인트가 잘못되었더라도 미루거나 항명하면 안 된다는 말로도 해석된다. 그런데 문제는 검사 혼자만 수사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어느 수사기록을 보면 방..

45년 숨겨온 불효자의 독백

45년 숨겨온 불효자의 독백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자녀는 불효자라는 말도 있다. 오래된 유교의 개념에서 시작된 내용이다. 신체발부 수지부모... 아버님이 돌아가신 지 정확히 20년, 나는 불효자의 대열을 벗어나지 못한 채 남았다. ‘오늘은 D-123’ 이라는 단어를 접하니 전염병 코로나19 때문에 2020 도쿄올림픽이 이루어질 것인지 미룰 것인지 혹은 취소될지가 세계의 화두로 떠올랐다. 한국에 대해서는 무관심, 막무가내, 기만, 거짓말, 무시, 혐한의 주연 일본, 오늘도 세계인의 경기력을 빌미로 잇속셈을 숨겼다. 잠잠한 나를 헤집는 123이라는 숫자, 망령을 업고 해묵은 회군(回軍)이라니... 막심한 불효자의 후회로 사무친다. 45년 전에 이실직고했어야 맞는지, 항변하며 따지는 것이 정답인지도 판단하지 못..